이 연구는 장애인활동지원사(이하 활동지원사)의 노동을 중심으로 장애인의 의존과 자립이 구성되는 사회적 조건을 탐색한다. 활동지원사는 자신의 노동을 통해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실현하는 중요한 행위자이며, 동시에 주로 여성으로 이루어진 사회서비스 영역의 돌봄노동자이다. 이에 이 연구는 제도화된 사회서비스 안에서 여성의 노동이 수행되는 방식과 공적 체계 안에서 돌봄이 운영되는 방식, 행위자 간의 관계와 전략을 분석하고, 나아가 활동지원사의 노동이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이하 활동보조서비스)를 구성하는 주요한 두 축인 활동지원사와 이용자인 장애인의 관계를 중심으로 제도 운영이 이 상호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용자와 활동지원사가 구성하는 관계성과 돌봄의 의미화를 살펴본다. 이 연구는 국가-서비스기관-이용자(및 가족)-활동지원사 사이의 미시적인 맥락과 행위자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사례연구를 주요 방법으로 택하였다. 특히 활동지원사의 노동조건과 경험을 체험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참여관찰을 통해 주요 자료를 수집하였다. 참여관찰은 활동지원사 및 활동지원기관 담당자와 라포를 형성하고 실질적인 교육활동, 노동경험 등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가 직접 활동지원사 양성교육을 수료하고 약 3주간 활동지원사로 일하면서 진행하였다. 이를 토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하였으며, 면접대상은 활동지원사와 이용자를 중심으로 하였고, 이용자 보호자, 활동지원기관 종사자, 활동지원사 노조 활동가 등을 보조면접자로 하였다. 이 연구의 본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먼저, 4장에서 활동지원사 노동의 사회적 배경과 조건을 탐색하고, 5장에서 활동지원사의 노동의 범위와 노동 과정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 활동지원사의 노동을 활동지원제도 체계 안팎의 다양한 층위에서 전략적으로 협상하면서 구성해내는 관계의 지형과 그것의 사회적 의미를 검토하였다. 활동지원사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의 직접적 생산자이자 제공자이면서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에서 가장 하위에 위치한다. 서비스 생산자로서 활동지원사가 전문성을 확보하고 이를 현장에서 발휘하는 과정은 전적으로 활동지원제도와 운영체계에 영향을 받는다. 활동지원사의 입직요건은 제도가 마련된 이후 오히려 약화되었고, 양성교육과 보수교육은 전문성 강화보다는 서비스 정신의 강조와 행정정보의 전달 차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활동지원사의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체계는 부족하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낮은 진입장벽은 저임금·고강도 노동이라는 활동지원사 노동 자체가 가진 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낮은 진입장벽이 현장에서 끊임없는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거나 활동지원사가 장기적인 직업전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사회서비스 전반의 약화를 동반한다. 활동지원사는 이용자의 환경, 장애 유형·정도, 성향, 활동 범위에 따라 장소와 내용이 달라지는 비표준적·비조직적 노동을 수행한다. 서비스 지침이 서비스 표준을 규정하고 있지만, ‘그 밖’의 ‘열거되지 않은 서비스’라는 표현으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수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비표준성·모호성은 가사노동, 몸 노동, 관계노동, 감정노동 등 다양한 노동의 확장을 동반한다. 이 과정에서 활동지원사는 이용자가 말하지 않더라도 필요와 욕구를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수용하고 반응함으로써,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서적 만족을 생산한다. 이는 활동지원사의 물리적·육체적 노동뿐 아니라 관찰과 소통, 교감을 필요로 한다. 즉, 활동지원사는 표면적으로는 가사노동이거나 몸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을 수행할 때도 정서노동을 수행한다. 이러한 노동수행과 돌봄실천을 통해 활동지원사는 장애인 자립생활에 기여한다. 활동지원사는 그 인적 구성에서뿐 아니라 역할 기대와 수행에서 젠더화된 체계 속에 존재하며, 따라서 젠더화된 역할 기대와 모성 경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활동보조서비스의 목적은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함으로써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촉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성적 역할’의 수행은 경계를 넘어서는 안된다. 장애인 자기결정권과 존중이 중요한 만큼, 활동지원사와 이용자의 관계적 자율성은 둘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관계적 자율성을 둘러싸고 활동지원사와 이용자는 서로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한다. 활동지원사는 자신의 노동강도를 줄이고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결 단계에서 이용자를 선별하는 것부터 다른 이용자와의 비교, 비장애 정체성으로 이용자와 구별짓기, 가면 자아 만들기 등을 활용한다. 노동과정에서 숙련도 높이기, 이용자와의 신뢰관계 구축, 계약된 것 이상을 주는 것 또한 활동지원사가 사용하는 전략이다. 이용자 역시 서비스를 받기 위해 활동지원사의 노동을 관리하고, 활동지원사에게 서비스시간 주기, 연결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상황과 필요를 그대로 드러내기, 바우처를 벗어난 시간협상, 경제적 이익을 위한 부정수급과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 이러한 전략의 특징은 개인화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는 문제와 갈등을 중재하는 체계가 미비하고 장애를 가진 이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화되고 개별적인 방식의 자율성의 협상은 활동지원사와 이용자 간의 관계의 변형을 가져오고, 궁극적으로 상호간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이에 근거해 이 연구는 장애인활동지원사의 노동권과 장애인 이용자의 권리가 충돌하지 않는 사회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노동권과 장애인 인권과 같은 권리 담론의 경합에서 벗어나 상호의존의 관점에서 공존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의존과 자립의 새로운 사회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언한다. 이 연구는 장애인활동지원사 노동의 특성과 공적 돌봄 체계의 한계들을 검토하면서, 감정노동과 소진 중심으로 이야기되던 활동지원사 노동의 구체적 과정을 밝히고 노동규칙과 전략, 이용자와의 관계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관계적 자율성의 관점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의 노동조건이 노동수행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사회서비스의 궁극적 목적인 돌봄을 제공받는 사람의 자립생활 촉진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소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This study explores the social conditions that constitute the dependence and independence of the person with disability by focusing on the labor of the personal assistants(PAs). PAs are important agency in realizing the independent life of the person of disabilities through their own labor, and they are caring workers in the social service sector, mainly composed of women. Paying attention to this, this study analyzes the way women''s labor is carried out in social service, the way caring is operated in public systems, and the relationship and strategy between agencies. Furthermore, this study investigated how the work of the PAs affects the independent living of the person with disabilities. In this study, a case study was chosen as the main method in order to reveal the micro-context and agency between the state, PAS providers, PAS users(and their family), PAs. In particular, major data were collected through Participant observation inaccessible order to experientially understand the working conditions and experiences of the PAs. The purpose of participant observation was to develop rapport with potential interviewees, to understand the training process and labor experience of PAs. To this end, I worked as a PA for about 3 weeks after completing the training education. Based on participant observation,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about PAs, PAS users and their family, the staffs of the PAS providers, and the activist of the PAs union etc.. PAs are producers and providers of PAS, but are at the bottom of the social service delivery system. It is entirely influenced by the PAS institution and delivery system that PAs acquire expertise and demonstrate it in the field. PAs perform non-standard and non-organizational work depending on the PAS user''s environment, type and degree of disability, disposition, and scope of activity. Such non-standardity and ambiguity accompany the expansion of various types of labor such as domestic labor, related labor, boundary labor, body-work, emotional work. In this process, PAs meets PAS users'' needs and produces emotional satisfaction. To this end, PAs not only perform physical labor, but also cognitive/affect labor in combination. Through these labor and care practices, PAs contribute to the independent living of people with disabilities. The rule of PAs have to follow is that they respect the right to self-determination of the person with disabilities and provide services with sincerity. At the same time, the relational autonomy between the PAs and the PAS user is essential to maintaining the relationship. Surrounding relational autonomy, PAs and PAS users use various strategies with each other. The characteristic of this strategy is that it is individualized. The reason why activity assistants and users use individualized strategies is because the system for mediating problems and conflicts is insufficient and resources available to person with disabilities are insufficient. Therefore, such personalized and individual negotiation of autonomy leads to a transformat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As and PAS users, and ultimately becomes a factor that limits mutual autonomy. Based on this, this study suggests that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a social foundation that does not conflict with the rights of PAS users and the labor rights of PAs. In addition, this study suggests that it is necessary to break away from the contention of discourse on rights such as labor rights and human rights of people with disabilities, to explore the possibility of coexistence from the perspective of interdependence, and to lay a new social foundation for dependence and independence.
1장. 서론 11. 연구배경과 목적 12. 연구내용과 논문의 구성 82장. 선행연구 검토 및 이론적 자원 101. 선행연구 검토 10가. 활동지원사 노동에 관한 연구 10나. 활동보조서비스와 장애인자립생활에 관한 연구 172. 이론적 자원 23가. 몸 노동에 관한 이론 24나. 돌봄노동에 관한 이론 27다. 돌봄 권리의 사회적 확장에 관한 이론 303장. 연구방법 및 연구대상 401. 질적연구 40가. 참여관찰 41나. 심층면접 462. 분석방법 624장.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의 생산과 전달체계 641. 활동보조서비스의 도입과 제도화 65가. 자립생활운동 65나. 활동보조서비스 요구 67다.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도입) 692. 활동지원사 양성교육과 젠더화된 실천 70가. 양성교육 이수 현황과 경로 71나. 교육과정 커리큘럼 763. 활동지원사의 임금과 수당 87가. 포괄수가제 안의 사실상 시급노동 87나. 주휴수당의 착시효과 90다. 연차수당 924. 서비스 대상: 종합조사를 통한 대상 선별 965. 활동지원사 노동의 전달체계 100가. 민간위탁을 경유한 분절적 전달체계 100나. 바우처: 사회서비스 시장형성을 통한 전달 104다. 활동지원기관의 위상과 역량 107라. 사회서비스원 1146. 소결 1175장. 활동지원사 노동의 범위와 변주 1231. 노동의 장소성: 장소에 따른 노동의 변형 123가. 이용자 집에서 이루어지는 노동 123나. 가시화된 공간의 비가시화된 노동 1302. 다른 몸과의 만남 139가. 유기체로서 신체의 요구를 수용하기 139나. 타인의 몸과 접촉하기 1443. 평등하고 다른 몸: 비표준화·비조직화된 노동과정 153가. 가변적·포괄적 노동 내용과 범위 153나. 다면적 노동과정 155다. 신체·지체장애인 위주의 서비스 ‘표준’ 160라. ‘그 밖’: 어디부터 어디까지? 1644. 가욋노동과 친밀성의 사이 169가. 노동 대상의 확대: 이용자 주변인 169나. 이용자의 관계를 접착하는 노동 1715. 노동시간의 변주 174가. 바우처에 등록된 시간 174나. 협상된 시간 177다. 대기시간 182라. 휴게시간 1866. 소결 1916장. 의존을 통한 자립의 역설과 경계 1951. 활동지원사에 대한 역할 기대와 딜레마 197가. 자기결정권의 존중과 친밀성의 공존 197나. ‘감수성’이라는 이름의 자발적 노동 2012. 친밀성과 폭력의 경계 206가. 이용자의 통제력 상실 206나. 지배력 행사와 온정주의 209다. ‘예민한’ 장애인과 ‘직업의식 없는’ 활동지원사 211라. 자기결정권과 자율성의 한계 2153. 의존의 경험과 관계의 재구성 224가. 취약한 사람과의 관계맺기 224나. 활동지원사의 노동경험 속에 나타난 정체성 구성 2314. 활동보조를 둘러싼 협상과 전략 249가. 개인화된 협상 전략 249나. 활동지원사 내부경쟁 252다. ‘부정수급’: 활동보조서비스의 비공식적 전유 255라. 대상 교체: 협상 전략 혹은 관계의 종료 2635. 소결 2717장. 결론 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