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택 부족에 대한 수도권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시에 대량으로 공급되었던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약 29만 2천여 세대의 아파트들이 2021년이 되면 대부분 준공 후 30년에 도달한다. 이로 인한 시설 및 기능의 노후화와 양질의 주택에 대한 사회의 다양한 요구 변화는 주택의 유지 개보수는 물론 신축 주택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대응한 정부의 22번의 강력한 부동산 가격 억제책에도 시장은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 신축 주택의 수요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또 다시 대량의 주택 공급 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여 정부는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이라는 신도시 공급 정책을 만들게 되었고 개발 전 선 분양이라는 공급 정책까지 만들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택지가 부족하여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없고 수도권의 경우 대부분 30여년이 경과하는 대규모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도시정비 방안은 재건축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재건축은 전면 철거방식으로 진행되고 아직 물리적 감가가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 경제적 필요에 의하여 사업이 진행되는 등으로 자원의 낭비와 환경적인 측면, 불로소득의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야기의 우려와 정부의 부동산 가격 상승 억제 기조에도 맞지 않아 정부는 재건축 허용 연한을 30년으로 늘렸고 이후 안전진단 절차를 강화하여 재건축사업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사업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자원의 낭비, 환경적인 측면, 사회적 갈등의 해소 등 여러 단점들을 해소하고 재건축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빠른 사업 진행이 가능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정부도 리모델링의 이러한 장점들이 재건축의 대안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 주택법의 개정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리모델링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 2-3년간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그동안 경제성 등의 이유로 추진하지 못했던 재건축 대안으로서의 리모델링사업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실제 재건축사업을 시행하던 재건축조합들이 리모델링사업으로 전환하거나 처음부터 재건축사업 대신 리모델링사업으로 추진하는 단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 연구는 수도권 1기 5개 신도시의 노후 공동주택의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사업 추진단계별로 주민들의 의사결정요인의 중요도를 파악하여 각 단계별로 주민들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어 리모델링사업의 활성화를 할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정부의 리모델링사업에 관한 정책 수립 시 중요한 정책적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리모델링에 관한 이론적 고찰과 선행연구, 사례분석을 통하여 주민들의 의사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민의사 결정요인을 도출하고 이러한 요인들과 주민 만족과의 관계를 AHP와 주민 설문 조사를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론적 고찰에서는 리모델링의 개념 및 제도 그리고 절차 및 리모델링사업의 특성 등 개념과 이론을 정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리모델링사업의 전체 추진 과정 중 주민동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추진위원회설립 단계와 조합설립 단계 및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행위허가의 3단계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였다. 그러나 이 중 3단계인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행위허가 단계는 사례분석 등을 통하여 리모델링 제도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현재의 단계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제외하였다. 선행연구 검토에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주민들의 다양한 의사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크게 6가지의 대분류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리모델링사업 사례분석에서는 리모델링사업의 전 과정을 시계열로 분석하여 각 사업추진 단계마다 주민들의 의사결정요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반영되어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각 단계마다 같은 의사결정요인이라 하더라도 그 중요도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 제도가 실질적으로 리모델링사업 추진 시 큰 도움과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을 파악하였다.
다음으로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 조사를 통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론과 선행연구 등을 통해 1차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의 검토를 거쳐 주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확정하고 33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쌍대비교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추진위원회설립 단계에서는 대분류 항목으로 경제적 가치 상승 요인> 주거환경 개선 요인> 주거기능 향상 요인> 이해관계자 소통 요인> 정부 정책적 지원 요인> 안전성 향상 요인의 순으로 중요도가 나타났으며 조합설립 단계에서는 경제적 가치 상승 요인> 주거환경 개선 요인> 이해관계자 소통 요인> 주거기능 향상 요인> 정부 정책적 지원 요인> 안전성 향상 요인의 순으로 중요도가 나타났다. 그리고 소분류 항목에서는 일부 항목들에서 단계별로 그 중요도의 차이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경제적 가치 상승 항목에 포함된 하위 요인들이 조합 단계에서는 중요도 크기가 훨씬 더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선행연구와 사례연구, AHP 연구에서 확정한 주민의사 결정요인을 6개의 대분류 요인과 이에 따른 30개의 변수로 소분류하고 수도권 1기 신도시 중에서 리모델링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단지를 선정하여 리모델링사업에 관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 결과 총 613개의 응답 설문지 중 613개를 유효 표본으로 분석하였으며 이 중 추진위원회설립 단계에서는 304명, 조합 설립 단계에서는 293명으로 이항로짓모형(binary logit model)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설문 분석 결과 추진위원회설립 단계에서는 6개 독립변수 중 경제적 가치 상승, 주거기능 향상, 정부정책적 지원 요인이 유의한 변수로 나타났으며 중요도 순위로는 경제적 가치 상승> 주거기능 향상> 주거환경 개선> 이해관계자 소통> 안전성 향상> 정부정책적 지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조합설립 단계에서는 6개의 독립변수 중 주거환경 개선, 주거기능 향상, 경제적 가치 상승, 안전성 향상, 이해관계자 소통의 5개 독립변수가 0.05이하의 유의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중요도는 주거기능 향상> 경제적 가치 상승> 주거환경 개선> 이해관계자 소통> 정부정책적 지원> 안전성 향상의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는 6개의 독립변수 중 경제적 가치 상승 및 주거기능 향상에 중점을 두어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 조합설립 단계에서는 주거기능 향상, 경제적 가치 상승, 주거환경 개선, 이해관계자 소통 등 4개의 독립변수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전문가와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응답을 보이고 있으나 사업추진 단계별로 주민들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독립변수들에 대한 응답결과는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의사가 결정적으로 좌우하게 되어 있으므로 리모델링사업 추진 시 추진 단계별로 중요도를 고려하여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정부의 리모델링 제도와 관련된 정책 결정이나 지원 등도 사업추진 단계별로 특화하여 지원하는 방향으로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