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술이 문화다.”라는 말처럼, 오늘날 인간의 창조적 상상력은 기술을 매개로 실현되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ICT혁명, GNR혁명 등의 기계적 혁명은 이미 물질과 생명의 영역에서 첨단기술을 통해 새로운 정보들을 가지고 새로운 관계들을 형성하여 ‘문화적 상상력’을 실현하고 있다. 건축 또한 사용자와 공간 간의 사회적, 문화적 요구를 새로운 공간적 정보로 수용하여 새로운 형태로 담는 상호관계의 매개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근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그의 대표적인 저술인『건축을 향하여』(1923)에서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라 말하며 건축을 당시 첨단기술로 탄생한 ‘기계’라 표현했는데, 이는 건축이 사회 구성요소와 관계를 통해 생성-발전되어, 하나의 기계 시스템으로서 인간과 상호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 생성-기술철학자 질베르 시몽동(1924-1989)은 그의 사유 개념인 “개체화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과 기계의 대립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발생적 진화’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에 본 연구는 시몽동의 개체화 이론에서 생성적 존재가 진화되는 과정을 건축에 적용하여 현대건축을 바라본다. 발생적 진화의 사고체계인 개체화 관점을 통해, 건축가 각자의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된 과정적 현대건축이 삶을 담는 기계로써 작동되는 점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건축형태생성의 관점에서 많이 논의되었던 Rem Koolhaas (OMA), MVRDV, Ben van Berkel (UN Studio), SANAA의 작품분석을 중점으로, 각 건축가가 가지는 구축방식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종합하여 개체화로 바라본 현대건축에서의 형태생성 특성을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축이 단순히 인간의 도구로써 사용되는 것이 아닌, 사회·문화적 요구를 수용하고 상호소통과 공존을 통한 관계적 구조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개체라는 점을 연구하고자 한다.
우선 시몽동의 생성-기술철학에 기초한 “개체화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적 고찰을 하였다. 개체화 이론은 시몽동의 관계론적 사유를 특징짓는 개념으로 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解)로서 새로운 형태생성을 가지는 개체의 발생 과정을 말한다. ‘개체화’의 의미는 사물 생성에 대한 근원적 사고에 해당하며, 변환 매체로서 관계적인 실재의 실현을 얘기하고 개체의 형태나 기능적 작동은 상호소통과 공존을 통해 새로운 관계 구조체계로 실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몽동은 라디오 램프의 진공관이 2극관에서 3극관, 4극관, 5극관으로 형태 변형하여 발전해 나가듯이 기술적·자연적 연합환경 속에서 구성요소들이 상호 관계적으로 내적 문제를 해결하고 점점 단순화된 작동구조를 갖게 되는 개체화 작용을 ‘발생적 진화(devenir genetique)’라고 정의한다. 이 개념은 고정된 동일성이나 존재보다는 생성의 관점에서 변하는 과정 전체에 대한 생성적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이해된다.
발생적 진화로서 개체화는 세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째, 시몽동은 형상화된 개체 자체보다는, 우선 그 개체가 발생하는 배경인 ‘전-개체’에 주목한다. 이러한 개체화되지 않은 ‘전-개체적인 실재’로부터 내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용으로 개체화는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가능성의 배경이 되는 전-개체는 능동적이고 에너지를 가진 개체화가 발생할 수 있는 ‘잠재성의 장’으로 바라본다. 둘째, 전-개체를 바탕으로 점차 형상화하는 사고과정을 가지는데, 다양한 개체들의 관계 사이에서 새로운 의미가 산출되는 ‘정보(information)’ 의 소통을 전제로 형성된다. 그리고 정보는 관계가 실재로 실현되는 형태-화(in-formation)로 새로운 구조나 형태를 형성한다. 셋째, 이러한 과정으로 내적 문제의 해결을 하며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추상적인 양태가 점차 구체적인 양태로 진화가 일어나고, 새로운 구조화와 생성적 작동방식의 과정으로 인간과 사회, 문화와 관계를 맺으면서 통합되는 ‘기술적 대상’을 출현시킨다.
앞선 이론적 고찰을 통해 개체화와 현대건축과의 가능성까지 돌아보는 기준으로 바라본다. 논한 내용을 토대로 질베르 시몽동이 말하는 ‘개체화 이론’은 내적 관계 안에서 구조체계를 설정해 개체의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을 실현하여 새로운 상호관계가 생성되는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인간과 사회적, 문화적 요구의 요소를 새로운 형태로서 생성되는 현대건축의 구축과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건축에서 사회, 문화적인 요구에 따른 사용자의 방식, 대지의 맥락 등의 잠재적, 환경적 건축요소를 관계적 변환작용을 통해 다양하게 해석하고 조합되어 새로운 형태로 생성되는 것으로 바라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시몽동의 변환작용은 개체가 어느 시점으로 완결된 정태적인 형상이 아니라 문제해결 과정 중에 있는 매개와 소통의 끊임없는 관계적 작용으로 바라본다. 또한, 시몽동은 마치 간단한 엔진이 현대의 복잡한 엔진으로 진화하는 것처럼 그것을 구성하는 내부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이 엔진 내부에 스스로 적응하면서 일정한 구조와 기능에 통합되며 자기-조직적 체계를 바탕으로 자신의 작동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건축의 형태생성 또한, 건축요소의 관계를 재해석하여 생성적인 개체의 형성과정과 같은 구조로 동시대에 다양하고 이질적인 정보들의 집합체로서 장소를 조율하는 기계로 작동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의 형태형성은 기술적 대상이 인간과 사회, 문화의 내적·외적 관계와 지속적으로 상호 관계하여 자신의 고유한 환경과 더불어 새로운 구조화를 출현시킨다. 기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 속에서 기계와 인간의 관계 맺음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기술의 가치는 문화에 통합될 수 있다고 시몽동은 말한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볼 때, 건축도 마찬가지로 상호개체의 역할을 통해 인간과 사회 그리고 문화와 지속적인 관계를 끊임없이 맺어 전체적인 통합과 장소화를 이룬다.
앞선 이론적 고찰을 바탕으로 Rem Koolhaas(OMA), MVRDV, Ben van Berkel(UN studio), SANAA의 작품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현대건축의 모든 점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 석·박사 논문 및 저서의 건축형태생성 관점에서 많이 논의되었던 현대건축사례 중, 개체화적 관점으로 현대건축의 특성을 도출하기에 알맞다고 바라본 4명의 건축가의 사례를 선정하였다.
1) Rem Koolhaas는 현대사회를 열린 구조로 파악하고, 불확정적 사건의 해석과정을 통해 비워냄의 보이드 공간과 사이 공간들을 구성하여 사용자의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되도록 하였다.
2) MVRDV는 숫자와 통계로 이루어진 데이터를 분석, 조합하여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작업하고, 데이터스케이프를 매개로 수합된 무형의 정보를 건축형태로 전환하는 전개과정을 이룬다. 그리고 도시와의 맥락을 공간으로 불러들여 도시와 건축의 연속적인 상호관계를 형성한다.
3) Ben van Berkel는 사람의 행위와 행태의 분석을 통해 재구성하여 새로운 조직으로 재편집한다. 이는 액티비티 다이어그램으로 균일하고 선형적인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다양한 요소들의 중첩에 의해 생산되는 구조를 재규정하여 매개하는 과정이 건축임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와 문화,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따라 공간을 재조합하여 다양한 관계를 형성한다.
4) SANAA는 내·외부의 사이 관계를 열린 관계구조를 통해 바라보며 유동적 행위를 담기 위한 생성적 사유로 건축체계를 완성하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건축으로 나타낸다.
이와 같은 관점의 사례분석을 통해 Rem Koolhaas(OMA), MVRDV, Ben van Berkel(UN studio), SANAA은 현대건축에서 다원화되는 사회와 그에 맞춰 변화하는 사람들의 행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생성 방식으로 구축되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잠재성의 사유를 건축가의 독자적인 건축적 개념으로 구축하여 인간·건축·자연의 상호관계의 잠재성을 내포한 생성적 작동방식으로서 공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4장에서는 사례분석을 토대로 개체화로 바라본 현대건축에서 나타나는 형태생성의 특성들을 도출하였다.
본 논문에서 살펴본 개체화적 과정의 현대건축은 사회의 관계 형성을 위한 매개이자 개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상호작용을 위해 변화하는 생성적 작동방식으로서 진화하고 있다. 건축은 어떤 시점에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만들어지는 경과 안에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장소적 의미를 생성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통해 현대사회의 맞춰 문화를 이끄는 기술처럼 현대건축은 상상력을 실현하는 매개체로서, 기존의 코드화된 형식을 탈피하고 다양한 관계를 생성하는 유연한 개체로 작동되길 기대해본다.

As the saying goes “Technology is culture now”, creative imagination of human today is being realized through technology. Mechanical revolutions such as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ICT Revolution, and GNR Revolution are already realizing ''Cultural Iimagination'' by forming new relationships with new information through high-tech technology in the area of matter and life. Architecture has also carried out mediating roles in interrelationships that embrace social and cultural needs between users and spaces as new spatial information and accept them in new forms. Le Corbusier, a modern architect, described architecture as a high-tech machine created at the time in his signature book, 『Ver une Architecture』 (1923), saying, "House is a machine for living in." This is because architecture has been created and developed through relationships with social components and has interacted with humans as a mechanical system. In this background, Becoming-Technical philosopher Gilbert Simondon (1924-1989) proposes a new perspective of ''devenir genetique'' of the relationship between human and technology, not the confrontation between human and machine, based on his concept of thought "Theorie de l’individuation“
Therefore, this study applies the process of the evolution of the becoming object in the theory of individuation in Simondon to architecture and looks at modern architecture. Through the individuation perspective, which is the thinking system of devenir genetique, I would like to highlight the fact that the modern architecture, designed in various ways of each architect, operates as a machine for life. Based on the analysis of works by Rem Koolhaas (OMA), MVDV, Ben van Berkel (UN Studio), and SANAA, which were discussed a lot from the perspective of building formation, the construction methods of each architect are analyzed and based on this, the characteristics of form generation in modern architecture are identified. Based on this, we would like to study that modern architecture is not just used as a tool for humans, but rather an object that accepts social and cultural needs and communicates with each other through mutual communication and coexistence.
First of all, an overall theoretical consideration was given to the "Theorie de l’individuation" based on the becoming-technology philosophy of Simondon. The individuation theory is a concept that characterizes the relational reasons of Simondon and refers to the process of the occurrence of an object having a new formation as solution for solving internal problems. The meaning of "individuation" corresponds to the fundamental thought of the creation of objects, talking about the realization of relevant reality as a conversion medium, and realizing the form or functional operation of objects as a new relationship structure through mutual communication and coexistence. For example, Simondon defines the ''devenir genetique'' in a technological and natural combined environment as the radio lamp''s vacuum tubes develop from two poles to three poles, four poles, and five poles, in which components solve interrelated internal problems and have an increasingly simplified operating structure. This concept is understood as a paradigm for the whole process of changing from the perspective of creation rather than a fixed identity or existence.
As an devenir genetique, individuation goes through three stages. First, Simondon first focuses on the ''pre-individual'' of the background in which the individu occurs, rather than on the embodied individu itself. It is said that individuationn occurs as an action to solve internal problems from these unobstructed ''pre-individual'' beings. The pre-individual behind the possibility sees it as a "field of potential" where active and energy-bearing demographics can occur. Second, there is an idea process that is gradually shaped based on the pre-individual, which is formed on the premise of ''information'' communication, in which new meaning is derived among the relationships of various individu. And information forms a new structure or form with in-formation in which the relationship is realized. Third, through this process, solving internal problems, and through constant interaction, abstract patterns gradually evolve into concrete patterns, and emerge ''objet technique'' that is integrated with human society, culture, and relationships with human beings through the process of new structuralization and generative operation.
Based on previous theoretical considerations, we look back on the possibility of individuationn and modern architecture. Based on what was discussed, Gilber Simondon''s "Theorie de l’individuation" focuses on the possibility of creating new interrelationships by realizing the process of setting up a structural system within an internal relationship to shape an individu. This is similar to the construction process of modern architecture in which elements of human and social and cultural needs are created as new forms. In architecture, potential and environmental architectural elements, such as the user''s method according to social and cultural needs and the context of the land, can be interpreted in various ways and combined into new forms through relational transformations. In other words, Simondon''s transduction is not viewed as a static figure at which point the object is complete, but as a constant relational action of mediating and communicating during the problem-solving process. Simondon also says that the various components inside that make up it, just as a simple engine evolves into a modern complex engine, are integrated into a certain structure and function by itself, and create its own operating system on the basis of a self-organizing system. Form generation of architecture also works as a machine that reinterprets the relationship of building elements and coordinates the place as a collection of diverse and heterogeneous information at the same time in the same structure as the process of formation of a becoming individu. And the formation of this structure creates a new structuralization along with its own unique environment in which objet technique is constantly interrelated with the internal and external relationships of human beings, society and culture. The value of technology can only be integrated into culture when the relationship between machines and humans is established in the right understanding of technology, Simondon says. In light of this, architecture, likewise, through the role of inter-individu, ceaselessly establishes a lasting relationship between man and society and culture, thus achieving overall integration and localization.
Based on previous theoretical considerations, the work analysis of Rem Koolhaas (OMA), MVRDV, Ben van Berkel (UN Studio), and SANAA was conducted. In order to understand these contents, the paper selected four architects who thought that they were suitable to derive the characteristics of modern architecture from the perspective of the creation of architectural forms in domestic master''s and doctorate thesis and books, although it cannot represent all aspects of modern architecture.
1) Rem Koolhaas identified modern society as an open structure and organized void spaces and spaces between voids through the process of interpreting indeterminate events so that various events of users could occur.
2) The MVRDV analyzes and combines data composed of numbers and statistics to work rationally and objectively, and converts intangible information collected through the medium of the datascape into architectural form. And bring the context with the city into space to form a series of interrelationships between the city and the architecture.
3) Ben van Berkel reconstructs through the analysis of human behavior and behavior and reorganizes it into a new organization. This shows that the process of mediating by reregulating and mediating the structure produced by the superposition of various elements is not a uniform and linear system by activity diagram. Also, they form various relationships by recombining spaces according to society, culture, and user requirements.
4) SANAA refers to the internal and external relationship as an architecture that can complete the architectural system and communicate with people as a productive reason to contain fluid behavior by looking at the internal and external relationship through an open relationship structure.
Through the case analysis from this perspective, Rem Koolhaas (OMA), MVRDV, Ben van Berkel (UN Studio), and SANAA are formation in various forms to cope with the pluralistic society in modern architecture and the behavior of people changing accordingly. The reason for the potential for solving problems is established as an architect''s own architectural concept, and it appears to be a space as a becoming operation that implies the potential of human, architectural, and natural interrelationships. Through this, Chapter 4 derived the characteristics of formation elicited the individuation of modern architecture based on the case analysis.
The modern architecture of the individuation process examined in this paper serves as a medium and an object for the formation of relationships in society, and is evolving as a changing method of production operation for interaction. Architecture will not be completed at some point, but will constantly create new place meanings within the progress that is being made. In this regard, we hope that modern architecture, as a medium for realizing imagination, will work as a flexible objet that breaks away from existing coded forms and creates diverse relationships, just like the technology that leads culture to suit modern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