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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위논문
저자정보

강도희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 대학원)

발행연도
2020
저작권
서울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이용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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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연구 히스토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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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80년대 문학장이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아동들의 생활글을 살펴봄으로써 글쓰기 주체로서 아동이 담론 속에서 어떻게 표상되고 그것을 초과하여 갖는 정치적 힘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한다. 1980년대 문학을 설명하는 열쇠어로 민중을 들 때 흔히 상상되는 남성-노동자의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상당히 축적된 것에 비해, 민중의 구성원으로서 아동·청소년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본고는 ‘민중적 글쓰기’ 안에 분명히 존재했던 아동 생활글이라는 장르와 이를 둘러싼 여러 담론을 재조명해 아동에게 부여된 민중으로서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고찰한다. 그리하여 민중이나 노동자 글쓰기의 역사 안에 아동 생활글을 단순히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담론으로부터 이탈하는 아동의 텍스트를 통해 민중문학의 규정적 잣대였던 리얼리즘과 노동자 주체성을 넘어 아동의 글쓰기가 구축한 창조와 관계성의 공통 지대를 확인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이 작업에 앞서 2장에서는 근대 교육과 문학의 제도적 발전 속에서 아동이 글쓰기 주체로 자리 잡았던 양상을 개괄적으로 고찰한다. 이 과정에서 문예글과 생활글 두 양식의 발달을 살펴본다. 아동의 문예글이 현상모집이라는 문예 제도 속에서 생산되어 초기 한국 아동문학의 형성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면, 생활글은 통신이나 교육 제도의 영향을 받으며 아동 전반의 글쓰기 능력을 보여주었다. 두 양식은 얼마간의 접점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 구분이 뚜렷해진 것은 1960년대 초등 교육 현장을 중심으로 생활글을 하나의 문학이자 장르로 인식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였다. 여기엔 『안네의 일기』나 『저 하늘에도 슬픔이』와 같은 전후 아동 생활글 출판물이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문화 현상도 한몫했다.
3장에서는 이러한 생활글쓰기 교육 운동의 중심부에 있었던 이오덕의 글쓰기론과 출판 활동을 통해 아동 생활글 담론을 살펴본다. 1970년대 말부터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 등 기왕에 ‘저자’로 여겨지지 않았던 이들의 글쓰기가 주목받으면서, 아동 생활글 교육 역시 여러 글쓰기 단체와 출판물의 범람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운동으로 모였다. 이 과정에서 이론적 구심점이 됐던 이오덕의 생활글쓰기론은 “진실한 생활의 창조”로 요약되는데, 이 진실한 생활은 사실만을 쓰는 윤리적 자세에 관한 교육적 규범(nomos)이자 실제 그대로 재현된 대상이라는 점에서 리얼리즘의 미학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범들은 아동들의 실제 적용에서 기존의 ‘훌륭한 아동’ 형상화 전략과 유사해지면서 맹점이 드러나며, 오히려 일부 아동 생활글에서 보이는 상상과 변형, 자기증언의 세계에서 생활글의 창조성과 수행적 진실성(veracity)은 발견된다. 또 아동 생활글의 이상적 저자를 일컫는 ‘일하는 아이들’ 개념은 생활글의 수행적 창조 주체이기보다는 민중문학이 설정한 서민적 계급 주체에 가까웠다. 이는 기존의 이데올로기로 설명되지 않는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아동만이 갖는 특이한 위치를 노동계급(가족) 안에서 희석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하는 삶에 대해 말하는 그 현재적 행위보다 그 결과인 계급 정체성에만 초점이 가중된다. 아동의 생활글쓰기는 주어진 환경의 재현적 결과이기보다 그 자체로 환경을 재구성하는 행위였다. 가령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노동자의 정체성을 탈피하는 일기쓰기를 통해 윤복이 학생 주체성(혹은 탈-노동자적인 프롤레타리아 주체성)을 욕망하면서 삶을 긍정성을 얻었던 데에 의의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생활글의 공간은 현실과는 다른 주체의 타자성들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4장은 아동이 생활글의 세계에서 발견한 자신의 타자성을 현실의 타자들에 적용하며 관계를 맺어 나가는 양상을 탐구한다. 하나의 생활글이 쓰이고 그것이 다른 글들과 만나 모음집으로 출간되는 과정에는 다양한 관계들이 개입하는데, 그 출발점으로 본고는 아동과 글쓰기 교사와의 만남에 주목한다. 민중교육운동의 자장 안에서 활성화된 80년대 생활글 교육은 프레이리식의 ‘억압된 자의 해방’으로 생활글 교사의 특수한 역할을 설명했으나, 생활글 교육의 의의는 진실한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알려줌으로써 농촌 아동의 ‘열등감’을 해소한 것이 아니라 아동이 그 어떤 특수성과도 관계없이 본래적으로 무언가를 배우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스스로 깨닫게 한 데에 있었다. 이러한 지적해방은 교사가 ‘대화’ 이전에 ‘경청’을 통해서 그 말이 소음이 아니란 것을 알려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와 같은 신뢰 속에서 가치와 관점을 독자적으로 형성할 수 있게 된 아동은 타인의 창조성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특유의 ‘놀이 정신’에서 발동한 상상력, 그리고 학급이나 학교와 같은 공동체에서 터득한 우연성과 개방성은 아동이 낯선 개체의 감정, 특히 외로움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에 쉽게 감화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여기엔 아직 그 신체의 한계를 ‘모르는’ 아동의 잠재성이 작용하는바, 그 잠재성은 전혀 다른 공간이나 시간의 글, 그림, 음악 등과 묶여 또 다른 관계를 맺는 한편의 아동 생활글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생활글 문화는 아동이 비단 1980년대 한 시대에 한정되지 않고 더 넓은 세대와 시간을 관통하는 관개체적 공동체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목차

제1장 서론 1
제1절 문제 제기 및 연구사 검토 1
제2절 연구의 시각 9
제2장 아동 글쓰기 양식의 변화 19
제1절 아동문학 장의 형성과 아동 문예글 21
제2절 글쓰기의 일상화와 아동 생활글 교육 34
제3장 1980년대 아동 생활글 담론 45
제1절 진실의 규범성과 생활의 창조 46
제2절 ‘일하는 아동’의 유희세계 70
제4장 생활글 교육 및 문화에서의 개방적 관계성 88
제1절 경청을 통한 교사-학생의 지적 해방 89
제2절 감정의 촉발과 생활글 문화 공동체 99
제5장 결론 112
참 고 문 헌 116
Abstract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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