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행위로서만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 대한 문화적 체험, 정서적 교감 차원에서의 음식문화로써 이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음식은 한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중요한 문화의 한 부분이자 지역의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음식문화를 지역브랜딩의 핵심적 구성요소로 전제하고, 음식문화브랜딩을 지역의 문화브랜드 정체성을 감각적으로 각인시키는 중요한 전략적 수단으로 간주하였다. 특히, 호스트인 지역 정부 입장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지역브랜드의 정체성을 게스트인 지역민이나 방문객과 공유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발신자인 지자체 입장에서의 음식문화브랜딩 전략 방안을 도출하고자 시도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지역의 “음식문화브랜드 모형” 개발을 연구의 목적으로 두고, 연구 단계를 3단계 즉, 탐색단계, 개발단계, 검토단계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즉, 음식문화와 지역브랜드에 대한 개념적 논의 단계, 음식문화브랜드 모형 개발단계 그리고 개발된 음식문화브랜드 모형의 활용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연구를 진행하고자 의도하였다.
우선, 탐색단계에서는 지역문화브랜딩의 개념 정의를 짚어봄과 동시에 음식문화에 대한 보편적이고 현황적인 이해를 시도해보았다. 또한, 음식문화브랜드에 지자체의 지역문화브랜딩 차원이라는 맥락을 부여하고 음식문화 역시 지역브랜드의 일환인 하나의 핵심적 하위 브랜드로 간주하고 음식문화 전반을 감싸는 세미오시스를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다음으로, 개발단계에서는 한?중?일 음식문화 대표 도시인 전주, 청두, 교토 등 세 지역의 공식 홈페이지 속에 나타난 음식문화 관련 담화의 구조와 내용 분석을 통해 지역문화브랜딩의 일환으로서의 음식문화브랜드의 구성요소를 도출하고 그 정체성 역시 파악해보고자 시도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세 지역의 공식 홈페이지 속에 나타난 음식문화 관련 담화의 구조와 내용의 분석을 위해 기호학적 접근 방법을 활용하여 지역의 음식문화브랜딩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성을 진단해보았다. 이는 지자체의 공식 홈페이지가 각 지역의 브랜드 정체성이 가장 잘 투영된 홍보 매체이기 때문에, 지역의 음식문화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본 연구는 음식문화브랜드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를 “식재료”, “음식물”, “이벤트”, “음식 공간”, “문화시설”, “레시피”, “홍보”, “특산물” 등 8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었다. 또한, 각각의 구성요소가 지향하는 음식문화 지향가치를 샘프리니의 ‘소비가치매핑’에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음식문화브랜드 8각형”을 도출할 수 있었다. 즉, 식재료와 음식물은 “계획” 영역에, 특산물과 홍보는 “비전” 영역에, 이벤트와 음식공간은 “쾌락” 영역에, 문화시설과 레시피는 “정보” 영역에 각각 포지셔닝하여 지역의 “음식문화브랜드 8각형” 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게다가, 111개의 도출된 지향가치를 8요소와의 관련성 차원에 구조화하여 “핵심적 가치”, “대표적 가치”, “보편적 가치”로 유형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음식문화브랜드 모형”을 완성하고자 시도하였다. 즉, 16개의 “핵심적 가치”는 음식문화브랜드 ‘소비가치매핑’에 근거하여 음식문화브랜드를 구성하는 8요소와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하였고, 42개의 “대표적 가치”는 핵심적 가치와의 밀접한 관련성 차원에서 배치하였으며, 53개의 “보편적 가치”는 대표적 가치를 뒷받침해주는 관계성 차원에서 배치함으로써 크게 3단계 구조로 구성된 “음식문화브랜드 모형”을 완성하여 제시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검토단계에서는 “음식문화브랜드 모형”의 구동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음식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광주광역시를 분석대상으로 삼아 지자체의 음식문화브랜딩 현황에 대한 인식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설문 결과, 광주 지역민이 인지하고 있는 지역의 음식문화브랜드는 구성요소, 정체성 모두 “계획” 영역을 향하는 우상향의 지향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전반적으로 “음식물” 요소 및 음식물의 기본 가치인 /맛과 영양/, /풍부성/, /미학성/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반면에, 음식문화브랜딩의 장기적 전략이 드러나야 하는 “홍보”, “특산물”이 포지셔닝되어 있는 “비전” 영역에 대한 지향성은 낮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분석 과정을 통해 본 연구는 “지역 음식문화브랜드 모형”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해볼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지역의 음식문화의 개념 정립과 이를 구성하는 핵심 구성요소의 파악은 물론, 각 구성요소가 드러내는 음식문화브랜드의 정체성과 지향가치 등을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도출한 지역의 “음식문화브랜드 모형”이 지역문화브랜딩의 일환으로서의 음식문화브랜딩의 전략 방안을 고민하는 국내외 지자체는 물론 국가 정부에게 하나의 대안적 방안이 되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지역 음식문화브랜드 모형”이 각 지자체가 자기 지역의 음식문화브랜딩 전략 활동을 자가 진단해 볼 수 있는 하나의 검토 모형이 되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