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패션산업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컴퓨터를 활용하여 보다 다양하고 간편하게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패션산업에 있어 시간과 비용, 기능과 편의가 강화되었으나 이에 따라 인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예술적 가치와 감성표현을 담은 디자인의 필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술작품들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되어 왔으며, 특히 패션분야에서는 여러 예술작품들이 패션과 예술이 결합된 독창적이고 차별화 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 패션에 나타난 예술작품에 대하여 살펴보면, 패션과 예술이 결합된 독창적인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살바도르 달리, 앤디워홀, 피에트 몬드리안, 구스타프 클림트와 같은 많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활용한 패션디자인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유럽 미술사를 구성하는 예술사조 중 하나인 아르누보 양식을 이끌었던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의 작품은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화려한 장식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응용한 패션디자인 개발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아르누보 양식의 대가로 불리는 알폰스 무하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 분석하고 그의 회화에 나타난 조형적 특성을 바탕으로 텍스타일 디자인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활용한 의상을 제작하였다.
연구 방법으로는 문헌연구와 실증적 연구를 병행하였으며, 문헌연구에서는 알폰스 무하의 생애와 그가 활동했던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위해 선행연구를 비롯하여 국내·외 문헌, 학회지, 온라인 자료 등을 통하여 연구하였다. 실증적 연구에서는 알폰스 무하의 회화작품인 포스터, 장식패널, 슬라브 서사시에 나타난 조형적 특성을 형태특성, 색채특성, 구도특성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으며, 패션디자인에 활용된 다양한 형태의 예술회화를 분석하고 이러한 회화 양식들이 어떠한 형태와 기법을 통해 재해석되어 표현되었는지 분석하였다. 작품제작은 알폰스 무하의 회화작품 중 뚜렷한 윤곽선과 색채 활용을 통해 만화적 이미지를 보이는 포스터작품 5점과 장식패널 1작품 총 6점을 활용하여 텍스타일 디자인 총 4점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활용하여 작품 총 8점을 제작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알폰스 무하는 세기말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포스터 3대 거장 중 한사람으로서 포스터뿐만 아니라 장식패널 엽서, 달력, 책표지와 같은 모든 회화분야를 아우르며 아르누보 스타일의 환상적인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대중의 눈길을 이끄는 풍부한 장식요소와 소비자들의 내면을 두드리는 상업적 메시지,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을 함축성 있게 표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그만의 ‘무하 스타일(Mucha Style)’을 전파하였다. 이와 같은 알폰스 무하의 작품은 크게 포스터와 장식패널, 슬라브 서사시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각각 형태, 색채, 구도 특성으로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무하의 포스터 작품 84점에 나타난 형태 특성은 무하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표현한 인물 또는 주제와 이를 표현한 풍부한 장식요소들, 그리고 뚜렷하면서도 간결한 선의 표현 및 레터링의 활용이 나타났다. 색채 특성의 경우 포스터의 성격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게 나타났으나 대체로 s, lt, ltg 색조의 R, Y, RY, G, B 색상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이를 통한 부드럽고 섬세한 이미지 표현이 특징적으로 보여졌다. 또한 구도특성은 화면상단부에 레터링이 위치하고 그 밑으로 중심에 위치한 여인의 머리, 그리고 그 뒤를 장식하고 있는 원형 또는 반원의 형태와 이를 구성하고 있는 꽃과 모자이크, 화려하게 장식된 식물문양이 있으며, 주 모티브가 되는 여인의 전신이 수직으로 배치된 구도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무하의 장식패널 작품의 32점의 형태특성은 장식패널을 구성하는 일러스트 중앙에 주 모티브가 되는 인물이 있고 그 주위를 식물들이 화려하게 둘러싼 형태로 구성되어 나타났다. 이는 유동적이고 섬세한 곡선을 통해 표현되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장식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색채 특성은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색채들이 작품을 구성하는 복잡한 모티브들과 어우러져 화려한 느낌을 주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대체로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p, s, b, lt 톤의 색조가 사용되었다. 또한 여기에 W색상과 파스텔 톤의 R, Y, BG, GY, PB와 같은 색상들의 배색을 통해 여성스러우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무하의 장식패널에서 보여지는 구도특성은 화면의 중앙에 위치한 인물을 다양한 포즈를 통해 비대칭으로 구성하고, 그 인물의 뒤로 보이는 배경은 좌우 대칭으로 구성하여 시각적인 안정감과 함께 독특한 느낌을 표현하였다.
셋째, 슬라브 서사시 20점의 조형적 특성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형태특성은 기존에 무하가 주로 사용하던 채색 석판화와 수채화가 아닌 템페라와 유화를 사용하여 그의 작품에 나타났던 뚜렷하고 간결한 윤곽선의 표현이 아닌 얇고 부드러운 선의 사용표현이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또한 색채특성은 주로 dkg, g, d 톤의 색조가 사용되었으며, 어두운 B, PB, P, BG 색상의 사용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구도 특성의 경우 작품 속 중심이 되는 인물과 배경이 되는 인물을 명암, 또는 색채, 형태 등에 차이를 주거나 화면에 중간에 사물을 배치하여 화면을 분할하는 구도특성을 보였다.
회화작품을 응용한 패션디자인 사례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피에트 몬드리안과 앤디워홀, 르네 마그리트, 장 미셸 바스키아 등과 같은 화가들의 회화작품들이 패션디자인에 다양하게 응용되어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회화작품을 디자이너의 주관적 해석과 감각이 가미된 디자인에 그대로 사용되어 나타나거나 회화작품에서 보여지는 인물 또는 꽃 등의 사물들을 주 모티브로 추출하여 일부를 의상에 응용하기도 하고, 또는 이를 중첩 및 반복배열, 중첩, 과장, 재배열 등의 방법을 통한 꼴라주 기법으로 변형시켜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초현실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시각적 착시를 일으키는 ‘데 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과 같은 표현기법을 활용하여 독창적이면서도 예술성이 가미된 디자인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분석한 알폰스 무하의 작품 중 6점의 작품을 선정하고, 이에 나타난 모티브를 꼴라주 기법에서 보여지는 중첩, 반복배열, 재배열의 방법을 통해 재구성하여 4개의 텍스타일 디자인을 제작하였다. 이때 텍스타일 디자인은 알폰스 무하의 작품에 나타난 조형적 특성 중 뚜렷하고 간결하게 표현된 윤곽선과 레터링 이미지를 활용하여 만화적이면서도 빈티지한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작품제작은 앞서 제작한 텍스타일에서 느껴지는 만화적이면서도 빈티지한 이미지와 함께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여성스러운 이미지, 그리고 포스터 작품과 장식패널에서 보여지는 비대칭 요소를 의상에 적용하여 스트리트 캐주얼(Street Casual) 스타일과 페미닌(Feminine)한 요소를 혼합한 트렌디한 감성의 룩을 제작하였다. 또한 소재는 오버 핏의 실루엣과 뚜렷한 컬러의 표현이 가능한 두께감 있는 원단을 사용하였으며, 소매, 후드, 바지, 스커트, 상의 등에 플라스틱 장식지퍼를 사용함으로써 트렌디하면서도 세련된 감성의 캐주얼웨어를 제작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예술적이고 독창적인 감성의 디자인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패션디자인에 활용하여 예술작품을 통한 무한한 창작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알폰스 무하의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독창적인 패션디자인을 제안 및 개발하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