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초등학생들의 과학 글쓰기에 나타나는 과학적 추론 양상을 분석하여 학생들의 과학 글쓰기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학 글쓰기 활동지와 분석틀을 개발하고,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글쓰기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서울 지역 중위권 이상의 학교 중 연구 참여 의사를 밝힌 학교에서 선정하였다. 그리고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총 320명의 글쓰기 자료를 최종 글쓰기 분석 자료로 선정하였다.
과학 글쓰기 활동지와 분석틀은 정기적인 협의, 예비연구, 전문가 내용 타당도 검증을 통하여 개발하였다. 과학 글쓰기에 나타나는 과학적 추론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과학 글쓰기 분석틀은 과학적 추론의 하위 범주를 귀납적 추론, 연역적 추론, 귀추적 추론으로 구분하고, 추론 범주별 수행 수준을 상, 중, 하 3단계로 정하였다. 학생들이 쓴 글은 모두 전사하고, 분석의 용이성을 위해 학생 글을 절(clause) 단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또한 분석의 편의 및 정확성을 위해 Minto Pyramid 원칙을 활용하여 귀납, 연역, 귀추적 추론을 간략하게 도식화하여 분석하였다. 연구자의 분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과학교육전문가 1인, 초등 과학교육 전공 대학원생 5인과의 매주 정기적인 협의와 분석자 일치도 확인을 통해 추론 유형이나 수준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학생들이 쓴 과학 글에서 학년별로 세 가지 유형의 추론에 따른 과학 글쓰기가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추론 수준에서는 학년별 차이가 있었다. 학생 글은 크게 ‘추론이 나타나지 않는 글’과 ‘추론이 나타난 글’로 나뉘었으며, 과학적 추론이 나타난 글은 귀납적 추론, 연역적 추론, 귀추적 추론에 따라 논리 전개한 글로 분류되었다. 학년별 추론 유형 분포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추론 수준은 3학년과 6학년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추론 유형별로 나누어보면, 귀납적 추론과 연역적 추론은 3학년과 6학년 간에 유의미한 수준 차이가 나타났으나, 귀추적 추론의 수준은 학년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둘째, 과학적 추론 유형별로 논리 전개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특징을 나타내며 수준 차이를 보였다. 귀납적 추론에 따른 글을 쓰는 경우, 사례별 특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별하지 않았고, 사례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토대로 규칙을 도출하는 것이 미흡하였다. 연역적 추론에 따른 글을 쓰는 경우에는, 원리나 규칙에 해당하는 대전제를 생략하고 현상만 설명하거나, 규칙은 제시하였으나 사례의 특징과 연결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귀추적 추론에 따른 글을 쓰는 경우에는, 의문 상황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선별하여 가설 생성에 활용하는 능력이 미흡하고, 특히 다른 상황에서 통용되는 유사성 있는 배경지식의 차용은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 결과는 과학 글쓰기 교육에서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첫째,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들이 다양한 유형의 과학적 추론 글을 쓸 수 있었으므로, 학년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다양한 과학적 추론 유형의 글을 쓰게 할 수 있다. 둘째, 과학 글쓰기에 나타나는 과학적 추론에 따른 학생 글의 특징은 과학 글쓰기를 지도할 때 실질적인 글쓰기 지도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개발한 과학 글쓰기 활동지와 분석틀은 학생들의 과학 글쓰기 특징을 확인하는 데 교수·학습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넷째, 이 연구에서는 설명적인 과학 글쓰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학적 추론 양상을 살펴보았는데, 더 나아가 현행 과학 교과서에 제시되어 있는 다양한 과학 글쓰기 장르의 내용 파악과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