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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위논문
저자정보

이연호 (한신대학교, 한신대학교 대학원)

지도교수
김윤성
발행연도
2018
저작권
한신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이용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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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연구 히스토리 (2)

초록·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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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기억은 텍스트, 건축물, 의례와 같은 문화적 고안물을 통해 수직적으로 전승된다. 집단적 차원에서 죽은 자를 기억하기 위한 조형물로 대표적인 것은 기념비와 메모리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념비는 국민들을 단일한 기억을 공유한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하기 위해 죽은 자들을 영예롭게 기억하지만, 메모리얼은 그들을 부재(不在)하는 희생자로 표현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테러, 사건이나 사고, 재난으로 인한 죽음의 현장에는 개인들이 가지고 온 꽃과 물건들로 형성된 일시적 메모리얼(Temporary memorials)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시적 메모리얼이 보편화되고 있는 요인으로는 위험이 일상화 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불안,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은 희생자에 대한 슬픔 또는 미안함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일시적 메모리얼에서 사람들은 물건들을 놓고, 다른 사람들의 것을 보고, 사진을 찍고, 돌아다니는 등의 다양한 행위를 한다. 그 곳에서 물질과 행위는 감정을 분출하고 또한 조정하는 매개로 작용한다.
촛불이나 노란색 리본처럼 물질이 상징적인 역할을 했던 이전의 사회적 죽음의례와 달리, 최근 발생한 강남역과 구의역의 대중적 애도 장소에는 수많은 꽃과 포스트잇들이 물건 그 자체로서의 중요성을 가지고 놓여 있었다. 대중적 애도는 인터넷과 SNS, 미디어의 영향으로 지구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코드라고 할 수 있는 지역적 특성이 나타난다. 물질의 과다함 때문에 비판을 받을 정도인 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쓰인 것, 즉 메시지로서의 포스트잇이 두드러지게 눈에 띤다. 주로 짧은 분량의 글을 적는 포스트잇은 한국의 ‘댓글 문화’와 연관되어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사회적 성격의 죽음의례가 행해지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포스트잇 글쓰기가 행해지기 때문에, 이제 포스트잇은 한국 추모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발생한 강남역과 구의역의 추모에서는 ‘추모’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위령이라고 볼 수 있는 요소들이 포스트잇 메시지, 음식물 등을 통해 드러났다. 추모는 죽은 자에 대한 기억 및 죽음에 대한 긍정, 위령은 망각 및 부정과 연결할 수 있다. 한국에는 죽은 자와 산 자의 관계가 죽음 이후에도 단절되지 않는다고 믿는 종교전통과 민속신앙이 존재한다. 조선시대의 수륙재나 여제는 국가가 민간의 요구를 수용해 위령의례를 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국가의례의 대상자를 공덕이 있는 자로 제한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죽은 자만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기 때문에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당시 국가에 의해 죽은 자들은 법령에 의해 ‘국가의 민주화를 위해 죽은 자’들로, 그들이 묻힌 곳은 국립묘지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국가에 의해 죽은 자’들이 ‘국가를 위해 죽은 자’들로 되었다고 해서 추모의 대상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통합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가에서 주최하는 5?18추모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어떻게 부를 것인지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동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기념비와 메모리얼은 국가 또는 소수 집단이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전문가들이 제작을 담당한다. 그러나 일시적 메모리얼은 대중들이 기억할 자를 선택하고 자신들이 가져온 꽃과 물건들로 메모리얼을 짓는다. 강남역과 구의역의 추모는 개인들 스스로가 기억할 대상을 선택하고 의례의 주체가 되어 행해진 것이다. 추모 공간에서 사람들은 ‘나는 너다’와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말과 글, 그리고 물질과 행위를 통해 표시했다. 그들은 희생자를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과 동일시하고 그러한 죽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죽은 자를 위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은 위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불행한 죽음의 원인은 바로 살아남은 자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삶의 조건이기도 하다. 희생자의 억울함이 풀어지는 것은 더 이상 그러한 죽음이 없을 것이라고 산 자에게 약속하는 것과도 같다. 그러나 한 기사에 찬성과 반대의 댓글이 달리듯, 기억에는 망각이 늘 함께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추모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희생자와 그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 대중적 애도의 현장에서는 기억이 망각과, 추모가 위령과 함께 하고 있다.

목차

Ⅰ. 서론 1
1. 문제의식 1
2. 선행연구 4
1) 메모리얼과 관련된 연구 4
2) 종교학에서의 연구 7
3. 연구대상 및 연구방법 9
4. 논문의 구성 및 방향 12
Ⅱ. 메모리얼의 물질적 측면 14
1. 문화적 기억 14
2. 기념비와 메모리얼 17
3. 일시적 메모리얼 24
1) 일시적 메모리얼/일시적인 추모 24
2) 외국의 일시적 메모리얼 사례 28
Ⅲ. 메모리얼의 의례적 측면 34
1. 메모리얼의 의례적 특징 35
1) 위령의례 35
2) 추모의례 40
3) 위령과 추모의 병존 43
2. 메모리얼의 의례 주체: 환속화와 세속화 49
Ⅳ. 강남역과 구의역에서의 “일시적인 추모” 53
1. 물질적 측면 54
1) 꽃, 음식물, 포스트잇 54
2) 포스트잇 메시지 57
2. 의례적 측면 61
1) 의례의 특징: 위령과 추모의 병존 62
2) 의례의 주체: 세속화와 개인 64
3. 외국의 일시적 메모리얼과의 비교 69
Ⅴ. 결론 75
참고문헌 79
ABSTRACT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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