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부모화된 미혼여성의 삶의 경험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된 현상학 연구이다. 연구문제는 ‘부모화된 미혼여성의 삶의 체험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 체험 속에서 발견되는 의미는 무엇인가’이다.
연구참여자들은 20세에서 28세 사이의 미혼여성 7명이며 연구는 2014년 6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예비연구, 설문조사, 참여자선정 및 인터뷰를 통한 자료수집과 자료분석의 절차로 진행되었다. 예비연구와 본연구에서 사용된 척도는 FRS-A(Filial Responsibility Scale-Adult)와 PQ(Parentification Questionnaire)이다.
결과로 도출된 체험의 본질은, 부모화와 효가 혼재되어 있는 한국적인 사회구조 안에서 부모화된 미혼여성의 삶은 부모가 있어도 고아 같은 삶의 부정성과 주체적 삶의 긍정성이 불균형적으로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참여자들은 ‘울타리 없는 삶’, ‘‘나’로서 살지 못함’, ‘주체가 되어’, ‘지속되는 속앓이 상태’, ‘만남 속 거리두기’라는 5개 주제들과 25개의 하위주제들로 자신의 삶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주제별로 살펴보면, 첫째, 참여자들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애쓰는 만큼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거나 가족을 위해서 역할을 수행하는 그 차원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택과 결정상황에서 부모가 강요하는 삶의 기준과 요구에 맞추고 여기에 순응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부모의 부부갈등으로 인한 불화 등 자녀로서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에서 방치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겪은 심적 고충을 부모와 나눌 수 있는 정서적 교류와 소통의 체계는 취약하다. 그 결과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기보다는 역할기대를 받는 ‘울타리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둘째, 가족 안에서 부모와 형제의 부모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역할비중이 크며, 상대방의 욕구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는 지연시키거나 좌절시키게 된다. 가족 안에서의 이러한 행동양식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반복되고 있으며, 이러한 타인 중심적인 삶의 태도로 인해 버거움을 경험하고 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일을 하느라 자신의 일은 뒤로 미루고 이렇게 함으로써 ‘좋은 사람’으로 인정은 받지만 자신의 본래 모습대로 살지 못하게 된다.
셋째, 참여자들은 이해받을 수 있는 안전한 상황에서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 충동적으로 혹은 자발적으로 나온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왔으며, 주어진 상황을 자신이 통제하고 책임지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는 소진과 피로감을 해소하고 충전하기 위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등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대부분의 일이나 일상의 상황에서 완벽한 기준에 도달하려고 하며, 자신이 부여한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면서 주체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넷째, 참여자들은 부모에 대한 측은지심과 자녀로서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효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삶을 우선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을 같이 느끼고 있다. 이런 갈등과 고충을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 억누르고 있기 때문에 내면에서는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런 감정들이 일상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출되기도 한다.
다섯째, 참여자들은 대인관계 상황에서 갈등관계인 두 사람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주 하게 되며, 소수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뿐 전반적으로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지 못한다. 이들은 대인관계를 역할이나 책임을 수행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관계 자체에 대한 부담이 크고, 이로 인해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의도적인 시도는 지양하고 있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제3자의 개입 또한 불편해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또한 부모와의 관계는 이들의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절대자를 평가자, 감시자, 방관자로 인식하면서 온전하게 의지하지 못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일상의 전반적인 관계대상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부모화된 미혼여성의 삶의 체험의 본질은 ‘부모가 있어도 고아 같은 삶의 부정성과 주체적 삶의 긍정성의 불균형적 공존’이다. 이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교류의 결핍으로 인해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양육자의 심리적 부재를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 둘째, 발달단계에서 필요한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버거움을 가족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대인관계에서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셋째, 친밀한 관계형성이나 발달과업의 실현보다 역할에 따라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지속적인 고립감과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넷째, 일상에서 ‘스스로’ 또는 ‘혼자’ 감당하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의 방식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이들의 적응적인 기능수준을 높였고 이는 주요 심리적 기제로 발달되어 있다. 다섯째, 참여자들은 성취지향적인 개인주의와 효를 중시하는 가족주의가 혼재되어 있는 한국의 사회구조 속에서 이 두 가지 가치에 모두 도달하려고 하는 이중구속의 딜레마를 겪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부모화된 20대 미혼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부모화와 관련된 청년기 여성의 삶의 의미를 집약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부모화는 자녀에게 내재화되어 있는 부모상(parent image)과 부모의 양육태도, 가족구조적 요인들에 의해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상과 부모-자녀관계의 특성은 부모화에서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부모화의 유형은 크게 ‘가족 내 안주형’, ‘가족과 ‘나’ 사이 갈등형’, ‘가족과의 분리 지향형’으로 분류되었다. 그리고 부모의 양육태도 또한 ‘집착적 장악형’, ‘집착적 의존형’, ‘방임적 위임형’, ‘방임적 허용형’이라는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본 연구는 부모화된 미혼 여성의 삶의 체험을 중심으로 이들의 일상에 대해 직접적인 접근을 함으로써 그 발달적 특징 및 심리적 갈등과 가족역동에 대해서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본 연구결과는 가족상담 및 개인상담에서 가족 내 역동성과 상호작용을 살피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국내의 부모화 발생과 유형, 부모의 양육태도 유형, 관계방식과 심리적 특성, 부모화에 대한 임상적 개입을 구체화시킨 부분은 한국적인 가족가치와 사회문화적인 특성이 반영된 부모화에 대한 이해의 틀을 제공하는데 기여하였을 것이라고 사료된다.

This is a phenomenological study which aims to understand the meaning of unmarried women''s parentified life. The research questions are how the unmarried parentified women''s experience becomes known and what the meaning in the unmarried parentified women''s lifeworld is. Seven participants took part in this study and the age ranging is from 20 to 28. Preliminary studies, participants selection, data collection through interviews, data analysis were carried out from June, 2014 to November, 2015. Participants were screened by FRS-A(Filial Responsibility Scale-Adult) and PQ(Parentification Questionnaire). Data analysis has followed Spradley''s analysis procedures. The following is a summary of results from the analysis.
There is a coexistence of negativity as an orphan''s life in spite of being with parent and positivity as an independent life in unmarried parentified women''s life. They are experiencing their lives in themes of ‘living of the solitary life without any protection around’, ‘not living out their lives as themselves’, ‘being myself’, ‘the state of mind being in constant confusion and conflict’, ‘keeping a distance in interpersonal situation’.
There are 25 sub-themes in 5 themes. Looking at each theme, first, in relationship with their parents, the participants feel alone from the parents'' indifference toward them. Or they are maintaining the relationship with their family only to carry out their roles for the family. Their lives seem to be at the mercy of parents'' standards and needs. When they need their parents, they were neglected and couldn''t share the emotional distress and had to carry the family''s burden, living ''the solitary life without any protection around''.
Second, they have a big role within their families because they are playing the part of their parents'' parents and of their siblings'' parents. Also, because they adjust to the wants of others rather than their own, their desires are discouraged. The behavior pattern within the family is repeated in the relationships with others outside their family. So they experience the emotional burden from living out this kind of other- centered attitude. To do the work of their family, they delay doing their own work. By doing this, they get recognition from people around them as being a ''good person’. But they live as people who are ‘not living out their lives as themselves’.
Third, the participants'' innate natures emerge actively and spontaneously only in the safe situations where they are accepted. From childhood, they have taken care of their own business and themselves. They try to bring the given situation under their control and to take the responsibilities for themselves. By doing this participants become burned out, so they withdraw into their own space to be themselves and to take care of themselves. They struggle to maintain the balance themselves. And they try to live as themselves and to pursue the perfect standard and value in their daily life.
Fourth, the participants have a filial duty toward their parents and also they have regrets about not putting their lives first. Internally, they experience various complex feelings from not being able to express their pains but having to internally suppress them. In stressful situations, these emotions erupt.
Fifth, in interpersonal situations, the participants often play a role of a mediator between two people having conflict and maintain closeness with only a few people and are not able to feel comfortable around people. Because of their recognition that the interpersonal relationship is a burdensome situation to take a role or responsibility, they tend not to put effort into build and maintain interpersonal relations. And they come into conflicts with the third person who tries to interfere and get involved in their affairs. In addition to these, owing to the influence of the unstable relationship of parents, they have a God''s image of an evaluator, a monitor, and a bystander, so they have a difficulty in relying on the God. In general interpersonal situation they keep a distance.
In conclusion, there is a coexistence of negativity as an orphan''s life in spite of being with parents and positivity as an independent life in the unmarried parentified women''s life. This is the essence shown through the unmarried parentified women''s experiences in life. The following are the bases.
First, even with their parents present, they actually experience psychological absences of rearers resulting from the lack of emotional interaction until youth. Second, not receiving properly needed care in the developmental stages and sacrificing unilaterally are being continuously experienced by them, not only within the family but also in general interpersonal relationships. Third, they are constantly undergoing isolation and identity crisis because they express themselves according to the roles they take rather than through an intimate relationship and a realization of development tasks. Fourth, in the general life, the independent managing ‘by oneself’ or ‘alone’ has been the way of life and has developed into major psychological mechanism and a functional skill. Last, participants are in a dilemma that in Korean social stucture which achievement oriented individualism and Filial Piety oriented paternalism is mixed up, they pursue two contrary paradigm.
Because the result of this study was from the life experience of the unmarried parentified woman in their twenties, it is significant to look at the meaning of life from the perspective of young women involved and to study vividly and intensively the developmental features and psychological struggles and family dynamic.
In Korea, parentification is derived from internalized parent images, parenting attitude types, situational factors in family system. Especially, internalized parent images and relationship interaction between parent and child are essencial factors in parentified process. Largely, the type of parentification is classified into three groups, ‘a type finding their security within their own family’ ‘a type of being in state of conflict with choosing between their own family and their own identity’ and ''a type oriented toward detachment from their own family'' As well, the type of parenting attitude is classified into four groups, ‘obsessively dominating type’, ‘obsessively dependent type’, ‘neglectfully delegating type’, ‘neglecting permissive type’.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e sense that by taking the direct approach to experience the unmarried parentified women’ life, we came to vividly grasp the developmental feature, psychological struggles and the family dynamics. It will also help in exploring the dynamics and interactions within a family in a personal or family counseling.
Moreover, this study has given a specified forms to the derivation and types of parentification, the types of parents’ attitude in rearing, the relational and psychological traits, and the clinical approach of parentification. Especially this specification is considered to have contributed to making the frame of understanding that has Korean family values and sociocultural characteristics reflected in the parentif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