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류사회에 걸맞는 지도자상과 지도자정신을 찾아내기 위하여 논자는 유가의 사상을 토대로 한 전인적 지도자상에 대하여 연구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유가사상에서 말하는 전인적 지도자인 聖人?賢人?大人?君子 등의 역할과 수양방법에 대해서 심도 있게 살펴보았다.
오늘날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급변하는 시대의 복잡한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지도자이다. 유가의 사상은 지도자의 재주와 기술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유가사상에서 말하는 전인적 지도자는 약육강식의 이론을 바탕으로 이익을 얻기 위한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공존의 삶을 유도한다.
인간은 마음과 몸, 정신과 물질을 가진 양면적 존재이다. 이 중 어느 한 부분에만 치중하여 선호하게 되면 균형과 조화를 상실하여 삶이 위축된다. 유가사상은 이 두 요소가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할 수 있는 중용을 추구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중용적 삶을 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유가사상은 그 어떤 사상보다도 지도자와 지도력 및 지도자의 역할을 중시한다.
유가사상에서 말하는 지도자상으로 聖人?賢人?大人?君子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유가사상에서 말하는 지도자는 몸과 마음, 정신과 물질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도록 지도하는 전인적 지도자이다. 전인적 지도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치?경제?사회?교육 등의 난제들을 두루 해결하는 지도자이다.
전인적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가 전인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수신을 하여 자신의 인격을 완성해야 한다. 그런 뒤에 다른 사람의 인격을 완성하여 이 세상사람 모두가 인격을 완성하게 됨으로써 온 세상이 평화로워는 평천하의 귀착점까지 도달하게 해야 완전한 전인적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공자는 전인적 지도자의 모습을 君子不器로 대변하였다. 전인적 지도자는 한 가지 기술과 한 가지 능력을 갖추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전인적 지도자는 먼저 자기를 완성한 뒤 모든 사람들을 완성시키는 전체적 인간이다. 자기를 완성시킨 사람이 聖人이고, 다른 사람을 완성시킨 사람이 王이므로 전인적 지도자는 개인적으로는 聖人이 되고 외형적으로는 王이 된 사람, 즉 內聖外王으로 표현된다. 개인적으로 인격을 완성하는 것은 개인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개인의 마음을 온전하게 만들어 몸과 마음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될 때 가능하다.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자연의 생명력에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다. 그것은 본래의 마음을 따라 몸을 순화시키고 단련시키는 것이다. 그런 방법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 이른바, 詩?書?禮?樂?射?御?書?數이다. 詩와 書를 읽고 마음을 순화시키면 몸도 순화된다. 禮를 지키고 음악에 심취하여 욕심을 줄이면 몸을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활쏘기, 말 타기, 글쓰기 등은 모두 마음을 순화시키는 방법이면서 동시에 몸을 단련시키는 방법들이다. 산수를 공부하는 것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지혜를 터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온전한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에는 格物致知?持敬?誠意 등이 있다. 이 모두를 온전히 실천하여 완성한 사람이 聖人이고, 다른 사람까지 완성시켜 주는 사람이 왕이다. 안으로 성인이면서 밖으로 왕의 노릇을 완수하는 內聖外王이 바로 전인적 지도자인 것이다.
지도자는 그가 속한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에 지도자의 자질과 역할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하지 않았던 때가 없다. 지도자는 크고 작은 단위의 조직에서부터 한 나라를 통치해 가는 통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유가사상에서 말하는 전인적 지도자상에는 개인주의의 한계를 뛰어 넘는 순수한 인간애와 도덕성이 있으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높은 차원의 정신적 가치와 남을 나처럼 생각하는 한마음정신이 담겨 있다. 이러한 유가사상의 全人的 지도자상은 모든 인류의 共存과 相生이 절실한 현대사회에 재조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유가사상의 전인적 지도자상은 현대문명이 안고 있는 병폐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다. 정치와 교육과 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도덕적 심성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 예술적 감각, 사회적 공존의식 등이 균형 있게 조화된 전인적 지도자의 출현이 바로 그 열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