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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정보

박파랑 (홍익대학교, 弘益大學校 大學院)

지도교수
이한순, 정무정
발행연도
2017
저작권
홍익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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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동양화 영역에서 일어난 가장 큰 조형 변화는 서구의 추상적 조형 기법의 도입, 즉 추상화(抽象化)라고 할 수 있다. 1930년대 이미 모더니즘 계열의 추상 작품이 등장했던 서양화단과는 달리, 한국 동양화단에서 추상이 출현하게 된 것은 1952-3년경 모더니즘 미술의 제 양식을 시작으로 50년대 중반
이후 ‘앵포르멜’로 알려진 비정형 추상미술이 구현되었다. 이러한 추상적 양상은 1960년대 한국 미술계 전체를 강타했던 앵포르멜 열풍 속에서 국전(國展)을 통해 확대되었으며, 이후 1970년 국전 동양화부에서 비구상 부문이 신설될 정도로 동양화단 내에서 비구상·추상 미술의 경향은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본 논문은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한국 동양화단에 출현·전개되었던 추상화 과정을 추적하는 것으로, 작품상에 나타난 조형적 특성과 양식적 변화에 대한 개괄적 분류와 정리가 이루어졌던 선행 연구에서 더 나아가 추상의 도입과 경로 그리고 새로운 회화 양식의 수용에 따른 미학적·조형적 배경과 그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다. 그 방법론으로 동시대 한국 서양화단은 물론 일본의 동·서양畵壇 그리고 書壇과 연계하여 함께 접근하게 되는데, 전자를 통해 서양화단에 부속되어 영향 관계의 틀 안에서 제한적으로 다루어졌던 동양화단의 추상연구를 독자적으로 성립시키는 한편 후자의 접근을 통해 1950·60년대 동아시아라
는 전체 맥락 안에서 한국 동양화단의 추상의 위치와 의미를 상정하게 된다.
한국 전쟁 중이었던 1953년을 전후하여 한국 동양화단에는 김기창, 박래현, 김영기와 같은 중견 작가들에 의해 입체주의와 이로부터 파생된 기하학적 추상, 그리고 표현주의나 미래주의 같은 모더니즘 미술의 제 경향이 ‘현대화’, 즉 현대적 동양화의 개척이라는 명분으로 시도되었다. 주로 지필묵이라는 동양화의 재래적 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구 모더니즘 양식을 차용·절충하는 형태로 실험된 동양화의 현대성은 전통적 기법과 양식, 소재 등에서 벗어난 脫전통적 성격을 근간으로 하는 것으로, 당대 동양화단에서 혁신적 움직임으로 표상되었다.
이러한 장르를 뛰어넘는 형식 타파는 같은 시기 일본의 전통화단에서도 동일하게 벌어졌다. 1945년 태평양 전쟁 후 일본을 패전으로 이끈 편협한 국수주의와 전근대적·봉건적 체제에 대한 반발로 일본 사회는 구미화 국제화에 대한 강한 열망에 휩싸였고, 특히 봉건적이고 지역적이며 보수적이라 국제성이 없다는
취급을 받았던 일본 전통화 영역에서 극렬하게 일어났다. 서구의 근대주의에 입각하여 전통 일본화를 진보적이고 국제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유럽 최첨단의 사조와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후 추상미술이 막 태동하던 시기였던 당시 파리의 화단은 그 주류가 20세기 초반 큐비즘과 이로부터 파생한 기하학적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에 있었고, 1940년대 후반 파리 주류화단의 현황을 수용함에 따라 일본의 전통화단에서는 ‘추상’이라는 이름으로 통칭된 모더니즘 미술 양식이 적극적으로 수용되었다. 결국 1945년 2차 세계 대전과 한국 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은 한·일 양국의 동양화단이 동시대 세계 미술계에 느꼈어야 했던 거리감과 고립의 위기감이 현대화와 국제화에 대한 의식적 노력으로 이어지는 동일한 상황 속에서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게 되는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후 1958년 3월 개최된 이응노의 도불전(渡佛展)에서 동양화단 최초의 앵포르멜 양식으로 알려진 작품이 출품됨에 따라 동양화단의 추상은 불과 몇 년을 간격으로 ‘에콜 드 파리’의 시기에서 전후 추상미술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이행한다. 이와 함께 김기창 또한 1955년부터 10여 점의 ‘문자화’(文字畵)와 잭슨 폴
록을 연상시키는 흑·백의 서체적 모노크롬 작업을 제작한 것이 확인되면서, 동양화단의 전후 추상미술은 서양화단에 앞선 1955년으로까지 소급되게 된다.
추상을 둘러싼 논의에서 이응노의 도불전 출품작이나 김기창의 작품이 중요한 까닭은 동양화단의 추상을 서구 사조의 이식이라 보는 이들에게는 동양화단에서 처음으로 구현된 앵포르멜 작품이 가지는 미술사적 의미 때문이다. 반면 동양화에 내재된 추상정신의 발현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이응노의 <생맥>, <해저>에서 보이는 강한 필선과 필획의 운영이 도드라지는 추상적 경향을 남종문인화의 사의적(寫意的) 특성의 결과물로 보고, 이를 동양화단의 독자적 추상 형식의 발현을 근거하는 예시로 간주한다. 특히 프랑스로 건너 간 후 이응노가 이른바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의미가 부여된 서체·문자 추상으로 독자적 세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도불전에 출품된 서체적 추상 작품은 이러한 성취로 이행하는 前 단계로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남종 문인화에서 파생된 개념인 사의(寫意)를 서구의 추상미술과 연계하여 동양화에 내재된 추상정신의 원리이자 양식으로 보는 견해가 한국미술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2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용준, 심영섭과 같은 일본 유학파 출신의 서양화가들은 인상파 이후 등장하게 되는 세잔이나 반 고흐와 같은 후기 인상주의와 마티스나 루오, 칸딘스키로 대표되는 제 유파를 총괄하여 ‘표현주의’로 묶고, 사실적 재현을 떠나 대담한 형태의 변형이나 자유로운 線의 구성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주관적·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양상을 ‘동양적 표현원리’로 규정한다. 이후 1930년대 후반에 이르러 동양화가 김영기가 인상주의 이후 서구미술의 표현주의적 특성을 분방자재(奔放自在)한 필법으로 혼연일치(渾然一致)하는 주관적 표현이 강조되는 문인화의 조형원리인 사의(寫意)와 동질에 위치시키고, 서구의 추상미술을 동양적 정신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동양의 우위를 주장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주장은 1920년대 일본 서양화단에서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던 동양주의(東洋主義) 이론에 기반하는 것으로, 서구미술에의 추종에서 벗어나 동양미술과 그 전통의 재인식을 통해 자국미술의 세계적 확립을 의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서구 모더니즘 미술에 대응하는 미적 가치관으로 일본이 동양의 전통적 미학으로부터 이끌어낸 동양적 표현원리 ‘사의’는 1950년 이사무 노구치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서구의 전후 추상미술로까지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이사무 노구치로부터 촉발된 ‘모던은 스스로의 전통 안에 있다’는 자각은 전위서(前衛書)의 탄생을 견인했고, 이는 1951년 전위서 잡지 『墨美』(Bokubi)의 발행과 1952년 墨人會(Bokujinkai)의 결성으로 이어짐에 따라 전후 추상미술을 둘러싼 동양화단의 추상 논의에서 주요한 계기를 마련한다.
1950년 일본 방문에서 훗날 ‘뉴욕화파’로 알려진 미국의 새로운 추상미술을 소개하면서, 이사무 노구치는 잭슨 폴록의 작품을 ‘자동적인 書’(Automatic Calligraphy)로, 마크 토비의 ‘白書’(White Writing)에서 보이는 기호적 리듬감을 書의 필법적 관점에서 설명함으로써 일본의 전위적인 서가(書家)들에게 書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문자적 제약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書의 조형성을 시대에 맞게 재인식함으로써 모더니티를 창조하려는 추상적 전위서가(前衛書家)들의 노력은 서화일치(書畵一致)라는 전통을 바탕으로 순수한 추상조형으로서의 추상서(Abstract Calligraphy)를 출현시키게 된다.
서구의 서체적·기호적 추상미술과 동양 書와의 접점을 바탕으로 전위서가들은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추상표현주의와 앵포르멜 작가들과 교류하였고, 동서를 초월한 조형적 연대는 1953년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한 전시를 통해 가시화된다. 1955년에 이르러서는 전위서들의 국제적 성공을
바탕으로 일본으로 역수입되어 재평가됨에 따라, 20세기 초 일본에서 ‘미술’이라는 근대적 영역에서 탈각하였던 書는 최신의 서구 전위 추상미술과 함께 ‘추상회화’로서 재위치 되기에 이른다.
1950년대 동양의 書를 둘러싸고 일본으로부터 촉발된 이러한 미학적·조형적 재인식은 한국 동양화단의 추상 현상을 이해하는데 대단히 유효한 열쇠이다. 전위서의 활동은 1958년 상반기 이후 ‘앵포르멜’ 열풍에 휩싸이게 되는 서양화단에 앞서 1950년대 중반 김기창이나 이응노와 같은 한국의 동양화 작가들에 의
해 비정형 추상 작품이 제작될 수 있었던 배경을 알려줌과 동시에 그 조형적 양상 또한 프랑스 앵포르멜이 아닌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잭슨 폴록이나 마크 토비를 연상시키는 올 오버(all-over)의 서체적 추상 계열에 한층 가까운 것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시사해준다. 무엇보다 추상의 성격에 있어서도 중요한 차이점을 드러내게 되는데, 일본을 직접 방문한 미셀 타피에를 매개로 시작된 일본 서양화단의 앵포르멜 운동과 이로부터 영향 받은 한국 서양화단의 앵포르멜 운동이 2차 대전 이전까지의 서구의 전통적 미학과 조형형식을 부정하는 전위의 표상이었다면, 동양화단의 비정형 추상이 끊임없이 동양의 전통과 연계되어 문인화의 계승 혹은 사의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논의되었던 이유는 바로 전위서를 매개로 서구 비정형 추상 미술을 수용했기 때문으로 진단된다. 이를 통해 한국 동양화단과 서양화단이 구현한, 이른바 ‘앵포르멜’로 총칭되는 추상미술은 적어도 외견상 드러나는 유사한 조형적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미학적 토대와 경로는 상반된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이응노와 김기창이 1950년대 중반에 수용했던 ‘앵포르멜’은 한편
으로는 서구의 조형 형식을, 다른 한편으로는 동양의 전통에 기반 한 미학적 명분과 의미를 구현하는 매개였다고 볼 수 있다.
1950년대 서구 전후 추상미술과의 상호교류 속에서 전위서에 의해 정립되었던 조형적 형식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가 문자를 소재로 하여 그 제약 내에서 조형미를 연구하려는 書의 영역이라면, 두 번째는 書가 숙명적으로 갖는 문학성과 문자의 제약에서 墨 자체의 다양한 조형성을 표현하는 묵상(墨象)에 의한 순수 조형미를 찾는 畵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전자를 ‘抽象書’, 후자를 ‘墨象’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들 통해 전위서의 조형적 근간이 지필묵에 의한 추상 조형 전반을 그 방향성으로 지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위서에 의해 제공된 미학적 토대와 조형적 형식-동양의 전통 ‘사의’로부터 추출한 미학적 토대와 서구 추상미술로부터 추출한 조형적 형식은 195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을 넘어서 한국의 동양화단의 추상 작가들에게까지 공유되었으며, 특히 이응노나 서세옥과 같은 작가들이 독자적인 서체·문자 추상 형식을 각각 정립해가는 과정에서 미학적·조형적 토대를 일정 부분 제공하게 된다. 20세기 초 서구 모더니즘 미술에서부터 2차 대전 후 비정형 추상미술에 이르기까지 서양미술에 대항할 수 있는 조형적 가치관을 중국 미학에서 이끌어낸 일본은 서양을 상대화·타자화함으로써 자국 혹은 동양의 가치를 서양과 동등하게, 혹은 우위에 두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전통 문인화의 본질적 개념인 사의는 동양의 독자적 추상양식을 가능케 하는 핵심적인 조형원리로 정립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양화의 추상은 ‘현대적 문인화’의 한 양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목차

Ⅰ. 서 론 1
Ⅱ. 동양화의 모더니즘 미술 수용과 현대화 12
1. 해방 후 한국 동양화단의 상황 12
2. 서구 모더니즘 미술의 도입과 동양화의 현대화 25
3. 전후 일본화단의 현대적 동양화의 전개 49
Ⅲ. 비정형 추상의 출현과 寫意 개념의 변모 69
1. 앵포르멜 용어의 등장과 그 인식 72
2. 이응노 도불전과 동양화의 추상에 대한 몇 가지 쟁점 86
3. 寫意 개념의 근대적 변모와 추상성 94
Ⅳ. 서구 비정형 추상미술과 동양 書의 만남 122
1. 書의 재인식: 일본 전위서의 출현과 전개 124
2. 앵포르멜과 書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전통 논의 151
Ⅴ. 앵포르멜의 확산과 ‘수묵추상’의 성립 168
1. 앵포르멜 열풍과 1960년대 한국 미술계 170
2. 수묵추상의 출현과 전개: 脫전통과 앵포르멜 177
3. 묵상과 수묵추상에 대한 접근 195
Ⅵ. 서체 문자 추상의 형성 과정 212
1. 書의 변모 과정과 그 인식 214
2. 초기의 선험자들 221
3. 독자적 정착자들 227
VII. 결 론 252
參考文獻 257
圖版目錄 284
圖 版 296
Abstract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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