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VOD 서비스가 시작된 지 10여 년이 지났다. VOD는 비선형적 미디어의 대표적인 형태로 매년 그 이용률은 증가하고 있다. 방송은 물론이며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많은 콘텐츠 시장에서 주요 수익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드라마, 영화, 오락 프로그램이 높은 이용률을 보이며, VOD 이용자들은 몰아보기(binge watching)와 다시보기(re-watching)라는 새로운 이용행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의 창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 이용의 변화된 양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VOD 이용자들의 이용과 효과에 대해 실증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특히 VOD 상황에서 나타나는 이용행위인 몰아보기와 다시보기, 그리고 이용 효과에 대해 집중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VOD 이용을 이용 전, 중, 후 상황으로 구분하여 이용 전 상황인 개인의 심리적·사회적 요인과 VOD 이용동기, 이용 중 상황인 수용자 활동, 이용행위, 그리고 이용 후 상황인 이용 효과에 대해 단계별로 살펴봄으로써 각 단계에 대해 집중해보고 최종적으로 이용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VOD 이용자의 명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이용자가 VOD를 이용하는 이유나 목적을 대변하는 VOD 이용동기 구조의 파악이 우선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VOD 이용 이유를 조사할 수 있는 측정도구를 개발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총 3단계에 걸친 VOD 이용동기 측정 항목을 개발하였다. 1단계는 대학생 245명을 대상으로 VOD를 이용하는 이유를 묻는 자유응답식인 개방형 설문으로 응답자 당 최소 1개의 이용 이유에 대해 조사하였다. 응답은 문장이나 단어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보존할 수 있도록 수집하였다. 1단계 조사에서 VOD 이용 이유와 관련된 응답은 총 286개였다. 2단계는 수집된 286개의 진술문을 폐쇄식 응답을 위한 설문에 이용할 수 있는 간결한 문장으로 변형하였다. 중복되는 내용은 통합하고 중의적인 내용은 분리하여 총 51개의 VOD 예비항목을 도출하였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측정문항의 명확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51개 문항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항목간의 중복성, 포괄성이 지적되어 예비 항목의 수정 및 보완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 설문에서 사용할 수 있는 59개의 VOD 이용항목이 개발되었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완성된 측정항목들을 가지고 수도권 지역의 대학생 2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VOD 이용동기 구조는 기존 텔레비전 시청동기와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다. VOD 이용자들의 동기는 ‘한 번에 이어보기 동기’, ‘지나간 프로그램 시청 동기’, ‘이용 및 편리성 동기’, ‘부분적 선택시청 동기’, ‘자기 위주 시청 동기’, ‘오락 및 휴식 동기’, ‘화제 콘텐츠 이용 동기’, ‘매체환경 제약 동기’, ‘해외 콘텐츠 및 영화 동기’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존 연구에서 나타나지 못했던 비실시간 매체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VOD 이용자들에게 나타났던 몰아보기, 다시보기 행위는 이용자의 심리적·사회적 요인과 VOD 이용동기, 수용자 활동과 모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아보기 행위는 개인의 자극추구성향, 스트레스, 대인커뮤니케이션 빈도, 모든 VOD 이용동기 군, 그리고 수용자 활동인 주목과 관여와 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진다. 반면 다시보기 행위는 이용자의 스트레스, 대인커뮤니케이션 빈도, VOD 이용동기, 주목과 관여와 정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시청 행위의 새로운 경향으로 나타나는 두 행위가 차별성을 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셋째, VOD 이용에 따른 효과는 인지적, 정서적, 행위적 차원으로 나타나며, 그 영향도 차별적이다. 인지적 효과인 의사인간관계는 자극추구성향과 수용자 활동인 주목과 관여, 몰아보기와 다시보기 행위가 영향을 미치며, 자기 위주 시청 동기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정서적 효과의 하나인 만족감은 스트레스, 지난프로그램 시청 동기, 주목과 관여, 몰아보기, 다시보기 행위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스트레스는 부적으로 기여하고 있었다. 또 다른 정서적 효과인 재미에는 자극추구성향과 대인커뮤니케이션 채널, 지난 프로그램 시청동기, 이동 및 편리성 동기, 해외 콘텐츠 및 영화 동기, 관여, 다시보기 행위가 긍정적인 영향을 스트레스, 대인커뮤니케이션 채널, 부분적 선택시청 동기, 화제 콘텐츠 이용동기가 부적으로 기여하였다. 행위적 효과인 시청내용활용에는 대인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지나간 프로그램 시청동기, 화제 콘텐츠 이용동기, 해외 콘텐츠 및 영화동기, 관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넷째, VOD 이용과정에 대한 구조방정식 모형분석 결과는 회귀분석 결과의 차별성을 나타내었다. 각 차원의 효과에 따라 예측 요인들의 영향력이 소멸되거나 증가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효과를 발생하는 변인들의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는 이용과정에서는 이용자의 심리요인들의 영향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분석결과에 따라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가진다. 첫째, 이용자들의 VOD 이용동기의 구조를 파악하였으며, 그 구조를 파악해내는 측정항목을 개발하였다. 이 VOD 이용동기 구조는 선행연구들에서 발견되지 않는 VOD의 특성을 나타내는 구조들이며, 각 구조 간 상호 독립적인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동기들은 몰아보기, 다시보기와 같은 이용행위, 이용효과와 차별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 타당성이 확보되었다. 이 측정도구는 VOD를 비롯한 비선형적 매체의 동기 조사에 측정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몰아보기와 다시보기 시청행위의 계량화를 통해 VOD 이용과정에서 이용패턴 수준으로만 논의되었던 시청행위 개념을 이용자의 심리변인, 효과와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VOD 상황에서 몰아보기와 다시보기 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검증하였다. 이는 전통적 미디어인 선형적 매체와 뉴미디어인 비선형적 매체 분석에도 모두 적용될 수 있으며, 이용행위의 중요성과 그 영향력을 실증적으로 검증함으로써 디지털 정보사회의 미디어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