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 내부에 그려진 벽화는 온·습도 등 환경변화에 매우 민감하며, 특히 고분벽화의 마감층은 사용된 재료 특성과 습도 조건에 따라 보존성에 각기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유일하게 석회가 아닌 토양을 사용하여 마감층을 제작한 것으로 조사된 송산리 6호분 벽화는 발굴이후 외부환경에 노출되며 벽화의 마감층은 균열, 박리·박락 등 물리적 변화로 인한 손상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벽화 마감층의 손상을 방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다수의 선행 연구들이 진행되었으나, 대부분이 물리적 변화원인에 대한 가설 뿐 이를 명백히 규명할 수 있는 연구는 수행된 바 없다.
이에 본 연구는 토양으로 구성된 고분벽화 마감층의 재료적 특성, 그리고 고분 내 환경변화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마감층 건조로 인한 물리적 변화에 중점을 두고 그에 따른 손상원인과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먼저 토양 마감층의 재료적 특성 확인을 위해 송산리 6호분 벽화 마감층의 광물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X선 회절분석결과 석영, 백운모 등 대표적인 1차 광물과 점토광물인 녹니석이 동정되었다. 입도분석결과에서는 조립사부터 극세립사의 크기가 약 43% 그리고 실트이하가 57%를 차지함에 따라 마감층 제작에 실트이하의 토양을 위주로 다양한 입도의 토양을 혼합하여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실트이하 분포 확인을 위한 레이저 입도분석결과 실트는 전체 입도의 71%, 점토는 14%를 차지함에 따라 실트이하 분포에서는 실트가 점토보다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분석결과를 토대로 송산리 6호분 토양 마감층과 유사한 고분벽화 재현 시료를 제작하여 건조에 따른 물리적 변화 특성을 관찰하였다. 함수율, 수축률, 팽창률, 표면변화 측정결과 동일한 입도일지라도 수분함유량의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실트와 점토 함량이 많아지면 흡착수 및 이중층수로 인한 수분함유량의 비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수분 증가로 인한 잉여수의 증발력이 커지고, 공극 및 균열 등이 발생하며 마감층 건조에 따른 물리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혼합된 태토의 특성이 물리적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하여, 태토 종류별 의사시료를 제작하고 건조에 따른 물리적 변화 특성을 확인하였다. 시료의 함수율, 수축률, 팽창률, 표면변화 측정결과 청자토 시료보다 실트 양이 적은 벤토나이트 시료에서 가장 큰 물리적 변화를 확인하였다. 이는 벤토나이트의 구성광물인 몬모릴로나이트의 구조에 기인한 특성이며 몬모릴로나이트는 주변 수분과 층간 결합을 통해 흡습과 방습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본 결과는 점토광물에 따라 수분 햠유량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건조에 따른 물리적 변화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토양 마감층의 물리적 변화는 실트 입도의 특성과 점토광물을 함유하는 구성광물의 특징으로 인한 수분 함유량 차이에 의한 것으로, 고분 내부의 환경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마감층의 공극과 점토광물의 층간 수분이 건조과정에서 내부 응력 발생으로 인한 균열과 박리·박락 등의 물리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내 유일한 토양 마감층인 송산리 6호분 마감층의 재료적 특성을 파악하고, 의사시료를 제작하여 마감층의 물리적 손상원인을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자 하였으며 고분벽화 마감층의 손상가능성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러한 연구 및 방법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향후 고분벽화 마감층 보존 연구가 보다 신장되기를 기대하며 고분벽화 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