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따라 유교식 상장례를 시행하였으며, 17세기 이후 많은 예서(禮書)에서는 상례의 절차와 그에 필요한 복식과 제구(諸具)를 제시하고 있다. 출토유물은 이러한 문헌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자료를 제공한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 여모를 중심으로 문헌자료와 출토유물을 통해 여모의 유래와 구성과 특징, 시기별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다. 또한 형태적 특징을 보이는 유물을 실견하여 복제하고, 세부형태 및 바느질방법 등에 관해 정리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문헌에서 여모는 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남상에 복건을 쓰고 여상에는 엄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엄은 당시의 풍속과 달라 세속에서는 복건과 형태가 유사한 여모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모의 구성은 이익의 ??성호사설??과 김근행의 ??용재집??, 박사정의 ??가례작통??에서 확인 할 수 있으며, 모신, 원쇄, 덮개, 띠로 구성된다. 모신의 겉감과 안감은 ??성호사설??에서는 견, ??용재집??에서는 단이라 하여 차이를 보이며, ??가례작통??에서는 단(緞)과 견(絹), 백(帛), 주(紬)를 선택하여 사용하도록 하였다. 모신의 색은 ??성호사설??과 ??가례작통??에서는 흑색, ??용재집?은 현색으로 검은색이며, 덮개와 띠는 모신과 동일한 재질을 사용하고, 색은 자색을 사용하였다.
여성의 무덤에서 수습되는 소모자와 여모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에서는 소모자에 비해 여모가 많이 출토되고, 17세기 초까지 다양한 형태의 여모를 확인할 수 있으며, 18세기는 모신, 원쇄, 띠로 정형화되어 19세기까지 출토된다. 충청도에서 출토되는 소모자는 과도기적인 형태를 보인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17세기부터 여모가 출토되며, 형태는 직사각형의 자루형태이다. 18세기 출토유물이 없어 여모의 형태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모의 착용시기가 경기도와 충청도지역에 비해 여모의 형태가 늦은 시기에 완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출토 여모는 다양한 양식이 혼재하며, 4가지 유형으로 정리된다. 유형Ⅰ은 삼각형으로 자르거나 접은 형태, 유형Ⅱ는 뒤보다 앞이 긴 형태, 유형Ⅲ은 트임이 없는 자루형태, 유형Ⅳ는 모신, 덮개, 띠로 구성된 형태이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는 17세기 중반까지만 출토되고, 그 이후에는 유형Ⅳ로 정착되어 19세기까지 출토된다. 유형Ⅳ는 시기별로 변화를 보이는데, 모신의 형태는 직사각형과 사다리꼴 형태로 앞중심에 원쇄가 달린다. 직물은 겉감에 무문단, 안감에 무문단이나 주를 사용하였다. 덮개는 16세기에 모정이 막혀있으며, 17·18세기에는 모정이 트여있거나 별도의 직사각형 원단을 덧대어 징궜다. 19세기에는 원형이나 직사각형의 원단을 덧대어 막아 모신과 완전히 연결된다. 장식 띠는 17세기까지는 원쇄에 직접 달려 묶을 수 있게 되어있지만, 17세기 후반에는 모신의 뒷부위에 부착되어 장식적인 요소로 변화한다. 띠의 끝모양은 제비부리형태에서 18세기 중반 일자형태로 바뀐다. 덮개와 띠의 직물은 17세기 초까지는 무문단, 17세기는 주, 18세기는 무문단이나 문단을 사용하여 점차 화려해진다.
여성의 묘에서 수습되는 소모자는 15세기부터 17세기 후반까지 출토되고 이후에는 출토되지 않는다. 17세기 초중반 문헌에서는 여모는 머리에만 씌우는 것으로 여모 위에 다시 엄을 씌우도록 하고 있으며, 또 묶을 곳이 없어 쉽게 벗겨진다고 하였다. 엄의 형태는 뒤에 달린 끈을 턱 아래에서 묶는데 고례에서 아주 단단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조선전기에는 엄을 대신해 소모자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소모자는 끈을 갈라 묶어 단단하게 하고자 한 고례의 법도에 맞지 않는다. 이에 17세기 초중반에 출토되는 소모자는 끈이 달리거나 소모자와 복건을 함께 착용하여 하나의 모자형태로 착용한 것으로 보이며, 출토유물에서 확인되는 여모의 다양한 형태는 복건과 형태가 유사한 얼굴을 감싸는 원쇄와 끈이 있는 여모로 정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형태적 특징을 보이는 출토유물을 실견한 후 2점을 복제하고, 세부형태 및 바느질방법 등에 관해 정리하였고, 전통 여모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현대 수의 중의 여모 1점을 조사하여 복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