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 초록

참된 교회의 표지에 대한 칼빈과 바르트의 견해 비교
­말씀 선포를 중심으로­


안 인 규
조직 신학 전공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

이 논문은 “참된 교회의 표지” 중 하나인 “말씀 선포”에 대한 칼빈과 바르트의 견해를 비교하고, 말씀 선포의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한국 교회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칼빈과 바르트는 모두 “참된 교회의 표지”를 “말씀 선포”에서 찾았다. 즉 칼빈과 바르트는 말씀이 올바르게 선포되는 곳에는 “참된 교회”가 있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칼빈과 바르트 모두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된 교회를 친히 말씀을 통해 통치하신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칼빈과 바르트는 하나님의 말씀이 올바르게 선포된다면 참된 교회가 세워지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될 것을 확신했다. 따라서 그들은 오직 말씀이 올바르게 선포되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설교자를 통해서 “무엇”이 선포되어야 하며 또한 그 선포되는 말씀에 대하여 청중은 “어떻게” 반응해야하는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전반적으로 칼빈과 바르트는 참된 교회의 표지로서의 말씀 선포에 대하여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말씀 선포와 관련하여 그들의 견해에서 드러난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말씀 선포의 실질적인 주체가 하나님이심을 주장했다. 그들에 의하면, 설교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이 설교의 주체로서 설교를 통제하신다. 둘째, 그들은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뿐만 아니라 말씀을 듣는 청중의 태도를 중시했다. 칼빈과 바르트는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청중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경외감으로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셋째, 말씀 선포의 내용은 오직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이다. 칼빈과 바르트는 설교자가 오직 “기록된 말씀”만을 선포해야 하는 것으로 주장함으로써 성경의 권위를 높였다. 또한 그들은 말씀 선포의 핵심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말씀 선포의 핵심 내용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넷째, 그들은 말씀 선포의 효과와 목적에 있어서 거의 동일한 견해를 가진다. 그들은 말씀 선포의 효과를 “그리스도의 임재,” “믿음,” “회개” 그리고 “칭의와 성화”로 설명한다. 또한 그들은 말씀 선포의 목적으로 “하나님 형상의 회복,” “복음 증거” 및 “하나님의 영광”을 주장한다.
이렇게 칼빈과 바르트는 말씀 선포와 관련하여 많은 부분에서 서로 동일한 견해를 보이지만 일부분에서는 서로 큰 차이점을 보이기도 한다. 그들의 견해에 나타난 차이점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칼빈은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강조한 반면에 바르트는 인격적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하였다. 특히 바르트는 말씀 선포시 예수 그리스도와 청중 사이의 “만남의 사건”을 강조하였다. 바르트에게 그 만남의 사건은 정적이고 교리적이고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실제적이고 관계적이다. 왜냐하면 바르트는 말씀 선포의 현장에 예수 그리스도가 친히 인격적으로 찾아오시고, 대면하시고, 만나주신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소위 바르트의 “인격적 계시”이다. 바르트는 말씀 선포에 있어서 “인격적 계시”를 주장함으로써 보다 말씀 선포의 구체적이며 체험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물론 바르트의 인격적 계시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바르트가 주장하는 인격적 계시에 의한 체험적 신앙은 교회 안에 형식적이고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칼빈은 성경의 무오성을 주장한 반면에 바르트는 성경의 오류가능성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바르트의 성경관은 개혁주의자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보수 성향의 신학자들은 바르트를 자유주의 신학자로 규정한다. 그들은 바르트의 성경관이 개혁주의가 가장 중시하는 성경의 권위를 추락시킬 뿐만 아니라 개혁주의 근간 자체를 뒤흔드는 위험한 사상으로 간주하였다. 하지만 바르트는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려는 의도도 가지지 않았고 실제로 성경의 권위를 떨어뜨리지도 않았다. 바르트에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성경의 인성적 측면이다. 즉 바르트는 성경의 인성적 측면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 논쟁의 핵심이다. 하지만 바르트는 성경이 신성적 측면과 인성적 측면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성경의 인성적인 측면은 신성적 측면에 결코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강조하였다. 즉 성경의 인성적 측면에서는 오류의 가능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 때문에 성경이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한 바르트가 성경의 기록과정에서 성령의 역사와 하나님의 주권을 주장하면서 성경의 신적 권위를 확고하게 언급한다. 결국 바르트가 “성경”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확실하게 말한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칼빈과 바르트는 말씀 선포를 참된 교회의 표지로 삼았다. 이러한 칼빈과 바르트의 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