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문화재는 목조문화재와 석조문화재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중 목조 건축문화재의 부식에 관한 연구는 목재의 부재를 대상으로 하는 부분적인 부식상태 등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가 주로 수행되었고 목조건축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주변 인자로 인한 부식에 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문화재는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불가능하므로 대부분 육안조사나 비파괴에 의한 진단방법으로 문화재 훼손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육안조사나 비파괴 조사가 시행될 경우에는 이미 훼손이 진행된 상태의 문화재 조사이어서 보존관리에 대한 사전예측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은 자연적인 소재와 재료를 사용하여 건축해 왔다. 즉, 자연의 지형·지세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는 건축기법을 적용하였고 건축재료는 목재, 흙, 석재 등의 천연소재를 사용하였던 것이다. 특히 주요 구조부를 목재로 사용하는 가구식 기법은 우리나라 전통건축기술의 주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목재는 압축력과 인장력에 강한 부재로 지붕이 무거운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특성에 적합한 구조재이다.
그러나 목재는 자연소재로서 역학적으로 압축력과 인장력에 강한 장점도 가지고 있지만 화재, 해충, 세균에 취약한 약점도 가지고 있다. 이중 해충, 세균과 곰팡이는 목재를 부후시켜 강도를 떨어뜨리는 주요한 인자가 되고 있는데 이들의 번식은 기후적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기후적 요소를 보면 일조, 강수, 온도, 습도, 바람 등이 있는데 해충과 세균, 곰팡이의 번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온도, 습도, 바람이다.
실제로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하고 있는 완주 화암사의 경우 다른 사찰에 비하여 목부재의 부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편인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 목조건축물 중 사찰건축물에서 발생하는 목재의 부후현상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려는 연구는 Sreshthaputra(2004)과 Kim(2010)에 의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부후의 주원인인 온도와 습도 등 미기후를 연구대상으로 설정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미기후의 영역을 공간내부나 건축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점적인 조사연구가 대부분이고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사찰권역 즉 면적인 공간영역에 대한 미기후 조사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산지이고 중정형인 화암사 극락전 주변을 대상 영역으로 설정하여 미기후가 문화재와 주변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조사?분석하고자 하였다.
환경적 변화가 심한 현재의 여건에 맞는 문화재 보존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육안조사나 경험치에 의존하는 방법을 한층 발전 시켜 문화재 영역에 대한 미기후 특성을 조사하고 그 데이터를 CFD 해석을 통해 문화재 훼손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함이 본 논고의 목적이다.
본 논고는 CFD 기법을 목조문화재 보존관리의 한 기법으로 도입하여 목조문화재 주변 환경을 사전예측하고 통풍, 온도, 습도 등을 원활히 하여 부후도를 약화 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이와같은 연구를 통하여 좁게는 기존에 존치되어 있는 목조문화재를 미기후로부터 보호하고 넓게는 목조문화재 주변 전각 신축시 주변 환경 시물레이션을 선행하여 적정한 위치에의 건립과 적정한 주변 시설물이 설치될 수 있는 방안 수립에 도움이 되고자 함에 있다.
우리나라 전통건축은 터 개념의 풍수지리설에 근거를 두고 터잡기와 건물의 배치 그리고 공간을 형성하는 기준을 두고 형성되어 왔다. 물론 풍수가 오랜기간 동안의 자연에 대한 경험과 관찰을 통해 얻어진 이치와 삶을 접목시킨 것으로 그 합리성은 많은 연구를 통하여 입증되고 있으나 이러한 바탕위에 본 논고와 같이 과학적 기법을 가미하여 보다 더욱 발전된 목조문화재의 배치에 대한 의미를 제공하고자 한다.
반면 여기서 연구한 내용이 모든 목조문화재에 적용하는 표준 시스템이 아니라 여건에 맞게 변동되어야 하며, 산지가람인 화암사의 실측과 실험을 통하여 목조문화재 보존관리 및 사전예측 기법의 한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