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국내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수준과 노동조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50개의 기업/연도 관측치를 이용하여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실증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연구주제의 실증분석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은 선행연구(천미림과 김창수 2011；기은선 2012；전홍민과 차승민 2013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제정의지수(KEJI index)를 사용하였고 노동조합 영향력의 대용치로는 노동조합유무, 노동조합가입률을 사용하여 노동조합의 영향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Clark 1984; 안태식 등 2011).
본 연구의 실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 표본 분석에서 노동조합 유무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사이에는 유의적인 부(-)의 관계가 존재함을 보고함으로써 평균적으로 유노조기업은 무노조기업에 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노동조합가입률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사이에 유의적인 부(-)의 관계를 보고하여, 노동조합가입률이 높을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본 연구의 실증결과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증가할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노동조합은 임금극대화 등 조합의 단기적인 이익극대화를 추구하고 기업에 대한 감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강건성 분석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점수를 소수의 순위등급변수(fractional ranks variable)로 재측정하여 분석해 본 결과, 노동조합의 영향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사이에 유의적인 부(-)의 일치된 결과가 나타났다.
넷째, 추가분석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영향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간의 부(-)의 관계는 주로 내부거래가 많은 집단 및 발생액의 질이 낮은 집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어, 기업의 소유구조가 복잡하고 정보비대칭이 클 경우 노동조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구조를 고려한 상호작용의 결과에서는 외국인지분율과 노동조합 영향력의 상호작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지배구조를 고려하였을 때 노동조합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의 관계는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의 영향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간의 부(-)의 관계는 주로 종업원만족도가 낮은 집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만족도가 낮은 집단의 경우 노동조합이 사회적 책임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종업원만족도의 차이에 따라 집단 간 차별적인 반응이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실증분석한 연구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대한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와 노동조합이 기업가치나 이익조정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살펴본 실증연구는 있었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실증분석한 연구가 미진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대리인 이론 관점에서 다양한 기업지배구조 요인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있었지만 노동조합은 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이자 동시에 주요 정보제공자 가운데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를 감시하는 기업지배구조상 노동조합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관련된 연구가 없었다. 본 연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미치는 결정요인을 추가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