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라산에서 대단위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는 구상나무와 우리나라 대표적인 침엽수종인 소나무의 연륜생장량과 주요 기후인자인 제주도 세 지점의 기상대에서의 월별 기온과 강수량 그리고 공간적 기후패턴과의 관계를 조사하였다. 이는 구상나무와 소나무에서 채취한 연륜생장량을 통해 관측되지 않은 지역규모의 과거 기후 복원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수행되었다. 과거기간에 대한 기후 복원은 특정 기후조건에 민감한 기후 프록시들을 통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자연적인 기후변동을 이해하고 인위적인 기후변화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최근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역규모에서의 기후 변동성 복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긴 시간적 정보와 기후 민감도를 포함하고 있는 임목의 연륜생장량이 기후변화의 공간적인 패턴을 복원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임목의 연륜생장량과 기후인자와의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직접적인 관측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과거 기간에 대해서도 예측해 볼 수 있으며, 최근 국제적인 대규모의 지역규모 기후복원 연구의 대부분은 주로 임목 당해 형성된 연륜에 포함된 기후인자에 의존하여 지역기후 복원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측정된 임목의 연륜생장량은 위연륜과 실연륜을 구분하여 연대를 작성하기위해 각각의 샘플들은 그래프법을 이용하였다. 연륜폭이 매우 좁은 연도를 비교하는 Point year 방법으로 같은 종의 서로 다른 코어 간 크로스데이팅을 실시하였으며 서로 다른 코어의 연륜폭 간 크로스데이팅이 올바르게 되었는지 확인하기위해 COFECHA 소프트웨어(Holmes, 1999)를 이용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측정된 연륜생장량은 비기후요소인 임목의 수령에 따른 생물학적 생장 추세를 제거하기 위해 표준화를 하였다. 표준화된 연륜생장량에는 연륜 형성 당해 영양분이 이듬해 연륜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임목의 생물학적 지속성인 자기상관(Autocorrelation)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위해 ARSTAN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잔차(Residual) 연륜생장량을 작성하여 최종적인 현생목연륜생장량을 작성하였다. 앞서 작성한 현색목연륜생장량과 실제 관측된 기후인자간의 상관성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임목의 연륜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후인자인 기온과 강수량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제주도의 세 지점에서 30년간 관측된 월 평균 기온과 강수량과 각 임목의 연륜생장량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제주도 한라산에서 채취한 구상나무의 연륜생장량은 제주도 세 지점의 기상대의 9월에서 10월 평균 강수량과 유의한 관계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9월에서 10월의 강수가 구상나무의 생장기간에 지속성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소나무의 연륜생장량은 제주도 세 지점의 기상대의 4월에서 5월 평균 기온과 유의한 관계를 나타내었다. 이는 소나무의 생장시기인 봄철 기온 상승은 소나무의 연륜생장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구상나무와 소나무의 연륜생장량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연륜 형성 당시의 지역 기후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제주도 한라산에서 채취한 구상나무와 소나무의 연륜생장량과 제주도의 공간적 기후패턴과의 상관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구상나무의 연륜생장량은 우리나라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계절적 기후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포함하고 있었으며 소나무의 연륜생장량은 보다 대규모의 기후 변동성인 한반도 인근해 및 동중국해에서의 해수면 온도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상관성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가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소나무의 연륜 생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능성 나타낸다. 또한 북서태평양의 4월에서 5월 평균 해수면 온도와의 상관성을 통해 제주도 한라산의 소나무의 생장이 시작하는 시기와 북서태평양 지역에서 쿠로시오 해류가 비교적 강하게 형성되는 시기가 연관이 있을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소나무의 연륜생장량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우리나라 주변부 해수면 온도 또는 우리나라 주변의 쿠로시오 해류의 시그널을 포함하고 있을것으로 볼 수 있었다.
또한 구상나무의 연륜생장량은 전구규모에서 6월에서 8월 평균 해수면 온도의 라니냐 패턴과 유의미한 상관성을 나타내었으며 이러한 패턴은 같은 기간 우리나라에 강수량이 증가하는 영향을 미치며(Kug and Kang, 2002) 이러한 현상은 강수량에 영향을 받으며 생장하는 구상나무의 연륜생장량과 관련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구상나무의 연륜생장량과 3월에서 10월까지 공간규모에서의 평균 식생지수는 채취 지역과 같은 위도대에서 유의한 상관성을 나타내었다. 반면 비교적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소나무의 경우 공간규모에서의 평균 가뭄지수와 계절적으로 유의한 음의 상관성을 나타내었다.
결과적으로 두 임목의 연륜생장량은 공간적 패턴에서의 기후 인자를 임목의 연륜생장량에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관측되지 않은 공간적 패턴의 한반도 과거 기후를 복원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