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발생한 유휴공간은 사회의 어두운 이면으로 도시에서 단절된 부분으로 존재해왔다. 하지만 시대적 변화에 따라 기존의 장소적, 지역적 재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고 유휴공간의 공간적, 도시 환경적, 사회문화적, 경제적 측면의 가치에 대한 재고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 이런 관점의 변화로 유휴공간을 재생하는 움직임이 점차 일어났다.
유휴공간의 재생은 단순히 공간내의 변화가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맥락에서 지역의 장소와 인간의 삶의 형식에 다양한 변화를 주며, 하나의 패러다임처럼 나타나고 있는 유휴공간의 예술적 재생이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유휴공간의 예술적 재생은 예술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의미를 가지고 있고, 누구나 문화예술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유휴공간이라 불리는 곳이 예술을 통해 재생이 되면, 순식간에 문화공간이 형성되고, 지역이 활성화 되며, 지역주민의 문화를 통한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섣부른 판단이 위험한 공식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유휴공간의 예술적 재생의 목적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며, 공간의 프로그램을 형성하는 현대 예술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본 연구자는 현대예술의 관계미학측면의 변화가 사회의 한 역동적인 부분으로 예술에 대한 ‘장’에 대한 인식을 고찰하게 하였으며, 동시대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유휴공간의 예술적 재생의 목적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2장의 연구를 통해 현대예술의 형식과 향유의 변화가 공간과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는 유휴공간의 예술적 재생의 대두와 연관이 있음을 밝혔고, 3장에서 관계미학의 해석을 통해 상호소통적인 관계형성과 예술의 실천적 형태를 도출하였으며, 관계형성으로 인해 발현되는 예술적 재생 공간의 유형을 분석하였다.
유휴공간의 예술적 재생 공간은 작가-예술-관람자의 관계형성에 따라 경험적 공간, 창작의 공간, 문화적 공간의 유형으로 분류 할 수 있으며, 각 사례의 공간 분석과 종합 분석을 통해 예술적 재생공간의 의미를 도출 할 수 있었다.
경험적 공간에서는 예술에 관람자가 참여하고 전이하며 예술 혹은 관람자간의 상호작용하는 실천적 형태가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공간 구성에 있어 예술(작품)과 행위를 중심으로 관람자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예술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개인의 서사를 구축할 수 있는 공간적 특징이 나타나며, 재생공간의 물리적 확장의 의미를 넘어 경험을 통한 공간에서의 확장적인 의미를 갖는다.
창작의 공간에서는 다양한 예술장르의 작가들의 공존과 교류, 관람자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상생의 관계가 공간의 개방적이고 공유적인 구성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이런 공간적 특징은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창작 과정과 결과물의 발표에 관람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으며, 작가들의 예술 활동과 관람자를 포함한 지역주민의 예술 참여가 동시에 일어나 공간이 중첩적이며 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
문화적 공간은 예술을 통한 인간관계 회복으로 접속과 만남을 통한 연속성이 특징으로 나타나며, 다원적이고 탈 중심적인 공간의 구성으로 예술 공간의 점유성과 관련하여 예술(작품)과 공간의 영역을 모호하게 한다. 이는 예술(작품)의 장소와 영역의 확장으로 사람들의 접속과 만남을 주선하며, 공간의 불확정성으로 인한 탈영역적인 의미를 볼 수 있다.
유휴공간의 예술적 재생공간은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분리 적이고 폐쇄적인 기존의 예술 공간구조를 벗어나 열린 공간으로써 일상적 영역의 맥락 속에 놓이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예술과 참여 프로그램의 활성화는 창작과 향유의 경계를 없애며, 공간자체가 예술을 경험하는 장소로써 확장적, 통합적, 탈영역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유휴공간의 예술적 전환은 현대예술의 변모에 따라 단지 기능을 충족하는 공간의 출현이 아니라 예술이 공간과 불가분의 관계로 공생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예술의 실천적인‘장’으로써 새로운 관계 형성의 거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