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배경 및 목적: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화학물질의 사용이 급증되었고, 이에 따른 화학물질사고도 증가되었다. 화학사고는 특성상 피해가 지역사회로 확대되어 주민의 공중보건문제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특히 주민들이 정확한 정보나 대처방법을 모를 경우 막연한 불안감으로 사회적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유해화학물질의 생산이나 취급의 전 과정에 걸쳐 엄격한 사회적 책임과 정부의 통합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인 울산 석유화학공단이 위치한 울산광역시 남구 주민을 대상으로 화학사고에 대한 위험 인지와 대처방안에 대한 인식 및 주민 요구도를 파악하여, 주민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화학안전 정책 개발의 기초 자료로 제공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본 연구의 설계는 주민들의 화학사고에 대한 위험인지와 대처방안 및 정부와 산업체에 대한 요구도를 파악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로서, 연구대상은 울산광역시 남구 관내 14개 표본조사구에 확률표출법을 이용하여 할당 표출된 1,983명의 주민으로서, 신뢰도는 95%±표준오차 2%로 산정되었다. 측정 도구는 정익재1)가 개발한 한국인의 기술위험 인지도 도구와 선행연구를 근거로 본 연구자가 제작한 설문지를 이용하였고, 일대일 면접 조사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Window SPSS version 18.0 (SPSS Inc., Chicago)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연구의 목적에 따라 빈도와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 t-test와 ANOVA 및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화학공장 인근 주민들은 지역내 화학공장에서 취급하고 있는 화학물질의 종류나 사고위험성및 사고발생이 대응방법에 대한 정보가 없어 사고 걱정은 하지만 이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를 받은 경험이 거의 없었다. 화학사고 발생 시 대응을 위한 주민들의 요구를 분석한 결과, 신속한 경보 및 대피, 개인행동요령에 관한 사전교육, 개인보호장구 비치를 원하고 있었고, 유관기관(지자체) - 산업체 - 지역주민 간의 협력 안전네트워크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도가 매우 높았다.
2. 화학공장 인근 주민들은 화학사고의 사고발생 가능성을 자동차 사고보다 더 높게 인지하고 있었고, 사고 발생 시 그 피해의 심각성도 매우 크게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제 사고발생시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자동차사고, 음주 피해, 흡연 피해 및 식수오염 등 흔히 접하는 사고 유형에 비하여 인식 정도가 매우 낮았다.
3. 화학사고 발생 시 대상자들의 대처방안에 대한 인식정도 및 사고 발생에 대한 걱정, 사고 발생 가능성, 사고발생시 피해의 심각성간의 상관관계검정 결과, 화학사고 발생에 대한 걱정은 사고발생 가능성 및 사고피해의 심각성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대상자들이 화학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고 사고발생시 피해의 심각성에 높다고 인지할수록 평소에 사고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화학사고 발생시 피해의 심각성과 대처방안에 대한 인식정도는 역 상관관계를 보여 주민들이 화학사고 피해의 심각성은 높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그 대처방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결론: 주민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화학안전 정책과 프로그램의 수행을 위해서는 기업체의 유해화학물질 생산 취급에 엄격한 사회적 책임과 지자체의 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평상시 지역 주민들과 화학공장 안전성에 대한 고지의 임무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인근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화학사고에 대하여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신뢰의 파트너십에 기초한 화학 안전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내 화학사고 위험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서 주민 - 지자체/유관기관 - 기업체 간 소통하는 화학안전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주민들은 화학사고 예방이나 대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화학사고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이해 당사자 간 상호 신뢰의 협력체계 구축으로 지자체의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유사시 화학사고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