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한국 신석기시대 석기제작방법과 체계를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먼저 신석기시대 석기 연구현황을 시대 순으로 정리하였다. 기존의 석기연구는 개별 기종을 형태적으로 연구하거나 유적 또는 지역을 대상으로 석기조성을 연구하는 경향이 중심을 이루었다. 이처럼 형태와 석기조성에 연구가 집중되다 보니 석기연구의 한 축인 기술적인 연구가 미흡하였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신석기시대 석기의 전반적인 제작방법을 파악하고 시기적인 특징과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유적분포에 따라 지역권을 설정하고 석기편년을 검토하였고 제작기술에 따라 석기를 분류하고 용어와 개념을 정리하고 시기별 현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석기제작을 검토하기 위해 석기수량과 다양도를 통해 유적을 3개 그룹으로 나누고 시기별로 분석유적을 선정한 이후에 기종별 석기의 제작방법과 특징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신석기시대 석기제작체계는 가공준비 상태에 따라 자갈돌몸돌제작체계와 판상제작체계, 격지제작체계로 나눌 수 있었다. 제작체계는 총 20가지 제작방법이 확인되었는데 특정한 제작체계에 편중되지 않고 석기형상에 따라 적절하게 적용되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신석기시대 석기제작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첫째는 후기구석기와 신석기시대 초창기의 석기제작이 단절적이지 않고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소재와 석기의 최종 형상이 거의 동일한 형태를 선택하고 있다. 셋째는 판상소재를 새롭게 수용하고 있다. 즉 신석기시대 석기제작은 소재의 다양화와 형태적인 정형화를 통해 석기제작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제작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기별로 석기 기종별 제작과정과 체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소재와 제작방법에 따라 4단계의 변화상이 확인되었다.
Ⅰ단계(초창기)는 제주도권역에서 격지제작체계와 자갈돌몸돌제작체계가 확인된다. 격지제작체계는 후기구석기시대 석기제작전통의 계승과 변용, 소멸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유적에서는 후기구석기시대 석기제작과 관련된 돌날, 좀돌날몸돌, 스폴, 돌날추정소재가 확인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일한 석기 기종에서 격지소재를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자갈돌몸돌제작체계에서는 자갈돌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최소한의 가공을 통해 석기를 만들고 있다. 갈돌과 갈판, 고석, 홈돌 등에서 확인된다.
Ⅱ단계(조기)는 남해안과 동해안, 제주도권역에서 확인된다. 석기제작은 이전 시기의 제작체계에 새롭게 판상제작체계가 추가된다. 석기제작의 특징은 자갈돌소재에 대한 제작방법이 추가되고, 판판한 모양의 석기를 제작하기 위한 판상소재가 활용된다. 또한 마연기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타제석기의 수량이 감소한다. 이 단계는 융기문계집단의 확산에 따라 남해안과 동해안에서 동일한 제작방법이 확인된다.
Ⅲ단계(전기)는 자갈돌몸돌제작체계, 판상제작체계, 격지제작체계 등 3가지 제작체계가 있다. 지역에 따라 2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남해안에 자리한 자돌압인계그룹이다. 이 그룹은 이전 시기의 유적분포와 동일하고 토기문양에서도 점진적인 변화가 확인되고 있어 동일한 집단이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특성은 석기제작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제작방법이 지속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서해 경기만과 한강유역에 등장하는 침선문계그룹이다. 이 그룹은 이전 시기와 달리 2가지의 특징이 있다. 첫째는 석도형석기, 원반형석기, 석겸 등 새로운 석기 기종의 등장과 함께 자갈돌몸돌소재와 판상소재에서 제작방법이 추가된다. 둘째는 격지소재의 활용에 대한 변화가 있다. 이전 시기의 격지소재는 소형격지를 대상으로 하지만 전기단계부터는 중?대형격지를 소재로 활용하여 석기를 제작한다.
Ⅳ단계(중?후기)는 새로운 제작방법은 확인되지 않고 이전 시기의 제작방법을 동일하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내륙과 해안 등 유적 입지와 지역에 상관없이 제작방법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원인은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중기단계에 침선문계그룹의 확산과 관련된다. 다만 확산방향이 2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기존에 제시된 동해안루트이고 다른 하나는 새롭게 제시된 내륙루트이다. 이 단계의 제작방법은 2가지의 확산방향에 따라 석기 제작방법이 내륙과 해안 등으로 확산되고 적용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후기단계에서는 제작방법이 중기단계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이용되고 있어 확산 후 다른 변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상으로 신석기시대 석기제작방법을 살펴본 결과 초창기와 조기에는 기후 변동, 해수면의 상승 등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소재의 선택과 다양한 석기제작방법이 추가되었다. 전기 이후에는 잡곡농경에 적응한 침선문계 그룹에 의해 새로운 제작방법이 추가되면서 석기제작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침선문계그룹의 확산에 따라 석기제작방법이 입지와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해 졌다. 즉 신석기시대 석기제작은 환경과 생업 변동에 따라 효율적으로 적응되고 변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