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iCOOP(아이쿱)생활협동조합(이하 아이쿱) 조합원들이 윤리적 소비 경험을 바탕으로 ‘협연(協緣)’을 형성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협연’은 협동의 인연을 줄인 말로, 원래 강원도 원주 지역의 운동가들이 1960년대부터 상호협동의 전통을 바탕으로 형성해 온 네트워크를 부르는 표현이다. 연구자는 ‘협연’을 아이쿱 조합원들이 생산자, 직원, 다른 조합원들과 협동하며 형성하는 인간관계로 재규정하고 그 양상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아이쿱 조합원들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체를 바탕으로 윤리적인 생산과 소비를 실천하고, 생활 속의 문제를 운동과 사업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1997년부터 생협운동을 펼쳐 왔다. 한국 생협운동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에 정치·경제적 자립을 염원하던 조선인들의 소비조합운동으로 시작하여 군부독재시기인 1980년대에 유기농업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에 기초하는 생협운동으로 거듭났다. 아이쿱은 생협운동을 이끌던 네 갈래의 진영 중 노동운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창립하였으며, ‘사업의 집중, 조직의 분화’라는 새로운 정책을 세워 생협운동의 대중화를 추진해왔다. 조합원들은 이 정책에 기초하는 ‘새로운 생협운동’으로 소비자의 조직력과 자본의 결집력을 동시에 높임으로써 한국 4대 생협연합회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조합원 수와 매출액을 늘려 왔다. 연구자는 아이쿱 조합원들이 생협운동에서 핵심 실천으로 삼고 있는 윤리적 소비 경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조합원들이 형성하는 ‘협연’의 양상과 의미를 탐구할 것이다.
조합원들의 윤리적 소비 경험은 크게 거래, 검증, 학습 세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책임소비와 수매선수금의 방식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거래, 생산자나 생산물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검증, 소비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는 학습을 통해 조합원들은 생산자, 직원, 다른 조합원들과 윤리적 소비를 상호 구성해나간다. 조합원들은 장기적 합리성을 고려하여 아이쿱 물품을 구매하고 경험치, 입소문, 정보를 동원하여 물품의 신뢰성을 확인하며, 문제 제기를 활발히 하는 생협 화법을 익혀 윤리적 소비자의 정체성과 조직의 정체성을 동시에 규정해나간다. 연구자는 조합원들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하는 ‘협연’이, 기존 시장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실천으로 해석되어 온 윤리적 소비를 시장을 새롭게 생성하는 실천으로 확장하고, ‘시장은 협약’이라는 은유를 낳는 것에 주목할 것이다.
한편, ‘협연’은 아이쿱의 사업과 조직의 규모가 급증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요인들로 역동하고 있다. 역동은 크게 사업과 운동 두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사업의 측면에서 아이쿱은 시중의 다른 친환경·유기농 먹거리 사업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데, 조합원들은 친환경·유기농법으로 인해 모양이 고르지 않은 물품을 소비할 책임을 불공평하게 경험하거나, 아이쿱과 다른 생협이 대립하면서‘협연’을 유지하는 데 고충을 겪는다. 다음으로 운동의 측면에서 일반 조합원보다 생협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가들은 자신의 자발적인 무보수 활동이 임금을 받는 여느 노동만큼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여 과중하게 느껴지거나, 활동가로서의 주체성이 약화될 때 활동을 지속할지를 고민한다. 연구자는 이처럼 조합원들이 ‘협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살펴보고, ‘협연’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볼 것이다.
아이쿱 조합원들이 생협운동을 윤리적 소비로 ‘협연’을 형성하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조합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맡아야 할 책임 간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조합원들은 이 과정에서 협동조합의 가치 중 하나인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협동의 풍경도 그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This study explores how iCOOP Consumer Cooperative (hereafter referred to as iCOOP) members construct ‘Hyeopyeoan’based on Ethical Consumption Practices. ‘Hyeopyeoan’means cooperative solidarity and it is originated from activists’historied cooperative relationships in Wonju. Wonju is the famous city in Gangwon province, Korea for political, economic and social movements since 1960s. I will redefine ‘Hyeopyeoan’ as iCOOP consumer members’ cooperative relationships with producers and staffs in iCOOP to research its meaning deeply.
iCOOP members started Consumer Cooperative Movement (hereafter Consumer Co-op Movement) since 1997. They have pursued Ethical Production and Ethical Consumption based on the co-running business by consumers and producers, and tried to solve their problems in life. The first Korean Consumer Co-op Movement spreaded in 1920s by Joseon people, who yearned for political and economic independence from Japanese colonial rule. Their movement was reborn as Consumer Co-op Movement through direct transaction between producers (organic farmers) and consumers in 1980s, when various revolts against military dictatorship exploded. Among four Korean Consumer Co-op movement groups, iCOOP’s leading founders were labor movement activists who sought to regional support base. They renovated movement by a new policy, ‘Concentration of Business, Division of Organization’. This policy was a core driving force for them to increase the organizational power of consumers and capital to popularize their movement. Currently, iCOOP shows the fastest growth in the number of members and the amount of sales takings among four Korean Consumer Co-op Associations. I will focus on iCOOP members’ Movement by their Ethical Consumption Practices and construction of ‘Hyeopyeoan’.
iCOOP members’ Ethical Consumption Practices are divided into three parts: Transaction, Verification and Study. At first, members practice ''Responsible Consumption'' and ''Prepaid Purchase for Transaction'' considering the long-term rationality effects. Next, members verify safety (credibility) of iCOOP products by physical experience, word-of-mouth and detailed product information. Finally, members familiarize themselves with ''active questioning speech'' and discussions for Study. Through these practices, members build up both Ethical Consumers’ identity and iCOOP''s organizational identity. I will see whether members’ ‘Hyeopyeoan’ changes the existing meaning of Ethical Consumption, from the consumers’ influential market power to the consumers’ market creating power. Also, I will consider the metaphor, ''market is and agreement''.
‘Hyeopyeoan’ is fluctuating as iCOOP’s business and organization is rapidly growing and interests conflicts are becoming diversified accordingly. The dynamics in ‘Hyeopyeoan’ consists of two aspects: Business and Movement. For business, iCOOP members have difficulties when the responsibility of consuming ugly-shaped organic vegetables is unequally experienced or their viewpoints toward market competition come into conflict with other Consumer Co-ops. For movement, iCOOP activists agonize when their voluntary and unpaid activities become passive and overburdened. I will discuss sustainability of ‘Hyeopyeoan’ based on members’ problems and countermeasures.
Ultimately, iCOOP members'' construction of ‘Hyeopyeoan’ can be understood as balancing freedom and responsibility as Co-op members. Members are trying to fulfill the value of democracy, one of the core values of Co-op. According to their practices, the scene of cooperation is changing continuous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