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환경교육 자료의 인간과 자연 관계에 대한 서술은 아직도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의 대립적 서술에 멈추어 있다. 인간중심주의적 서술은 초등학생들의 인간과 자연의 부정적 관계 인식에 영향을 주어 자연의 도구적 가치를 당연시 여기게 할 여지가 있다. 또한 생태중심주의적 서술은 비현실적인 사고로 실천으로의 연결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이것이 환경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 대안적 사고와 그 사고를 갖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는 것을 연구목적으로 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먼저,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를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기존 연구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수정된 인간중심주의의 선행 연구들을 비판적으로 고찰하였다. 이어서 본 연구에서는 수정된 인간중심주의를 인간과 자연의 도구적 관계를 당연시하던 인식의 감소로 보고, 객체중심의 감정이입이 그러한 수정된 인간중심주의와 환경행동을 높이는 방법임을 문헌연구와 선행연구를 통하여 확인하였다. 따라서 객체중심의 감정이입이 주체중심의 감정이입이나 감정이입이 없는 경우보다 효과가 있는지를 실험연구로 밝히고자 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로 총 240명(남: 128명, 여: 112명)이며, 사전에 가진 인간·자연의 관계 인식과 환경행동의도가 감정이입의 유·무 혹은 감정이입의 방향에 따라 사후에 어떻게 변하는지를 조사하였다.
본 연구를 위한 인간·자연의 관계 인식과 환경행동의도의 사전·사후 설문지는 선행연구를 토대로 개발한 뒤, 전문가의 내용 타당도로 규명하였다. 또한 감정이입이 없는 방향과 객체 또는 주체중심 방향의 실험처치용 자료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사례(Silverstein, 1964)와 4학년 도덕 교과서의 인간·자연 관계에 대한 내용을 수정하여 개발하였다. 개발된 설문지로 사전검사를 진행한 후 연구 대상을 집단 동질성 검사를 통해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사전검사 후 2주일 뒤에 감정이입의 유·무와 방향에 따라 세 집단에게 각기 다른 실험처치를 하고 사후검사를 하였다. 그 결과 초등학생들은 객체중심의 감정이입을 한 경우에 인간·자연 관계의 인식이 유의수준 .05에서 문항별로 유의하게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환경행동의도가 높아짐을 알 수 있었다.
초등환경교육 연구에서는 인간중심주의적 서술이나 교수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으며, 그 대안으로 생태중심주의적 방향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향인 수정된 인간중심주의의 초등환경교육적 서술과 교수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또한 감정이입의 환경교육적 효과에 대한 논의도 다양하게 있어 왔지만, 기존의 연구에서는 감정이입의 방향을 고려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객체중심의 감정이입이 수정된 인간중심주의 방향인 인간·자연 관계의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알아봄으로써 환경교육교재 서술이나 교수 방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본 연구에서 긍정적으로 변화된 인간·자연의 관계 인식이 환경행동의도를 높이는지 살펴본 결과, 환경교육의 최종 목표인 ‘환경행동으로의 연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익숙한 주체중심의 감정이입보다 객체중심의 감정이입을 제시하여 당연시하던 사고에 변화를 줌으로써 환경교육적 효과를 얻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후속 연구자들에게 기존의 초등환경교육 자료에서 인식하지 못하고 통용되는 문제가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볼 필요성을 제시하였으며, 그것을 찾아 효과적으로 수정하는 연구에 기초 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