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초등학교 영재 학생을 대상으로 계산기가 매개된 환경의 활동체계를 활동이론으로 분석하여 계산기 환경의 영재 수업에 대한 이해를 얻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계산기 환경에서 수학 영재 수업의 활동체계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둘째, 계산기를 활용한 영재 수업 활동체계에서 매개 과정은 어떠한가?

이러한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는 Y초등학교 5학년 영재 학급을 대상으로 미시적 문화기술지를 활용한 질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영재 수업에 참여관찰하면서 영재 학급 내 구성원들과 인터뷰를 실시하고, 다양한 문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리고 수집된 질적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분석적 귀납법을 적용하였으며, 선행 연구에서 고찰한 Engestrom의 2세대 활동이론을 연구의 분석틀로 활용하였다.

[연구문제 1]을 해결한 결과, 주체, 목적, 공동체, 도구, 규칙, 분업, 결과, 그리고 과제가 포함된 2세대 활동이론의 활동체계가 나타났다.
첫째, 계산기 환경에서 수학 영재 수업의 주체는 기대 전달자이며 활동 촉발자인 영재 교사와 영재로서 자기 암시를 꾸준히 하며 활동 소유자인 영재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둘째, 수학 영재 수업의 목적은 일반 교실 수업과는 달리 학생의 동기유발 활동을 충분히 조장하려는 의도로 동기가 내포된 수업 목표로 나타났다.
셋째, 계산기 환경에서 수학 영재 수업의 공동체는 소집단 형태의 공동체로 조직되었으며 공동체 내 분업과 규칙의 유무에 따라 상호작용의 밀도가 높은 개방적 커뮤니티와 상대적으로 상호작용의 밀도가 낮은 폐쇄적 커뮤니티가 나타났다.
넷째, 계산기 환경의 수학 영재 수업에는 상징적 도구와 물리적 도구가 있었다. 상징적 도구에는 ‘사전 지식에 대한 질문과 답하기’, ‘새로 배워야 할 지식으로 이끌기 위한 질문과 답하기’, ‘계산기 사용법에 대한 설명하기’가 있었다. 물리적 도구에는 영재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와 깊이있는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반성의 시간을 제공해 준 계산기가 있었다.
다섯째, 계산기 환경에서 수학 영재 수업의 규칙은 목적 지향성을 유지시키기 위한 외현적 규칙과 수학 영재 학생답게 문제를 해결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도록 하는 내재적 규칙이 있었다.
여섯째, 계산기 환경에서 수학 영재 수업의 분업은 수직적 역할분담과 수평적 역할분담이 있었다. 수직적 역할분담에서는 교사가 영재 학급의 빅맨(bigman)이 되어 ‘관리하기’와 ‘지시하기’로 권위를 나타냈다. 수평적 역할분담에서는 공동체 내 리더인 메스티소(mestizo)가 나타나서 이 리더를 중심으로 ‘공동체가 생산한 활동체계’를 형성하였다.
일곱째, 시간에 따라 계산기 환경의 수학 영재 수업 활동체계는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구성요소인 영재 학생은 시간이 n+1일 때 주체의 상태는 Sn+1이 되어 시간이 n일 때 주체의 상태인 Sn과는 질적으로 다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Engestrom의 2세대 활동이론에서는 제시되지 않았던 과제가 활동체계의 구성요소로 발견되었다. 여기서 이 과제를 통해 영재 학생들은 계산기와 관련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카바리(kabary)식 의사소통 양식을 구사하였다. 영재 수업의 목적은 이러한 독특한 의사소통 양식에 의하여 구체적이고 상황적 행위로 구현되었다.

[연구문제 2]을 해결한 결과, 도구, 규칙, 분업의 세 가지 매개요소에 의해 이루어진 매개 과정이 나타났으며, 그 과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매개요소가 도구인 경우 ‘사전 지식에 대한 질문과 답하기’라는 상징적 도구와 ‘계산기 사용법에 대한 설명하기’라는 상징적 도구의 매개 과정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교사는 ‘계산기 사용법에 대한 설명하기’라는 상징적 도구에 대해서 ‘지시하기’를 통해 활동체계의 구성요소인 도구와 주체 사이를 더 강한 관련성을 가지게 했다. 이것은 계산기가 상징적 도구이면서 동시에 물리적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매개요소가 규칙인 경우 목적 지향성을 유지시키기 위한 외현적 규칙과 수학 영재 학생답게 문제를 해결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도록 하는 내재적 규칙의 매개 과정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수업을 해야 하는 제약을 극복하고 영재 수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외현적 규칙이 공동체와 주체 사이에 더 강한 관련성으로 매개하였다.
셋째, 매개요소가 분업인 경우 매개 과정에서 ‘공동체가 생산한 활동체계’가 나타났다. 이것은 교사에 의해 공동체가 조직되면서 만들어진 활동체계이다. 이 때 탐구 활동에서 계산기의 카바리에 의해 교사의 권위가 학생에게 옮겨짐으로써 공동체는 수평적 역할분담이 이루어졌으며, 매개 과정에서 공동체의 맥락은 구성원의 활동 양식과 목적 달성 정도에 차이를 발생시켰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른 계산기 환경의 영재 수업 활동체계는 활동체계 안팎의 역동성에 초점을 두면서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