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환경을 더욱 유리하게 만들고 한류를 지속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해외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및 한국문화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12년 한국어 국외 보급 대표기관 세종학당을 총괄 지원 관리하는 법정법인 세종학당재단을 설립하고 2013년 한국어 국외 보급 확대를 국정과제로 삼아 정책적 지원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정부가 세종학당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보급한 지 벌써 8년이 지났다. 2007년 첫 개설된 세종학당은 2014년 9월 현재 전 세계 54개국 130개소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세종학당의 온·오프라인을 통해 해외에서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배우는 외국인이 한 해 무려 7만 명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국외 보급과 외국인의 한국 국가 이미지 변화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연구가 발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3개 연구 문제를 가지고 해외에서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배우는 외국인에 구축된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 실태를 분석했다. 3개 연구 문제는 한국어 학습, 문화적 근접성, 문화 콘텐츠 이용이 각각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 변화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 연구 문제를 풀기 위해 세종학당재단이 2014년 7월 한국문화 체험 연수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6박 7일간 초청한 세종학당의 우수 학습자 1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학습자들은 47개국 98개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었다.
연구 결과의 핵심은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쓰기, 듣기, 말하기 등 한국어 능력 중 쓰기 능력이 우수할수록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난 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좀 더 호의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학습 동기도 한국어를 배우고 난 뒤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 태도 및 행동 변화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졌다. 한국어 학습 동기별 한국 국가 이미지 변화의 상관관계도 뚜렷했다. 학습 동기가 취업이나 비즈니스, 한국에 대한 연구 및 유학, 한국관광인 경우 한국어를 배우고 난 후 한국 국가 이미지가 자신감 넘치고 현대적이고 친근하고 멋있고 고급스러운 인식으로 변화됐다. 학습 동기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학습인 경우 한국을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인과의 결혼 등이 학습 동기인 경우는 한국이 활동적이고 참을성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특히 세종학당의 우수 학습자들은 전반적으로 한국어 학습 기간과 상관 없이 이미 한국에 대해 좋은 국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외국의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에 대해 가진 좋은 국가 이미지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국어 보급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국가 이미지 향상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략적이고 정책적으로 추진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둘째, 한국문화가 자국의 문화와 심리적으로 가깝다고 느낄수록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난 뒤 한국, 한국사람, 한국제품, 한국문화 등을 선호하는 태도 변화를 보였다. 더 나아가 한국 대중문화를 더 많이 접하고 한국제품을 더 구매하며 주변 사람들과 한국문화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문화 콘텐츠 유형 중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는 뉴스 프로그램, 가요 및 음악 프로그램, 코미디·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비해 한국 국가 이미지 변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특히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볼수록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난 후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나아가 한국에 살고 싶거나 한국인을 친구로 사귀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한국제품 구매, 한국 재방문, 한국 대중문화 접촉 증가 등 행동 변화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외국인에 대한 한국문화 콘텐츠의 보급이 한국 국가 이미지를 높임으로써 한류 확산, 한국상품 수출, 한국관광 유치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한국의 코미디·연예오락 프로그램을 많이 이용할수록 오히려 한국의 정치적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외국인에 대한 한국의 코미디·연예오락 프로그램 노출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