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종로구 혜화동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경성에 적용되었던 도시계획과 관련사업들에 의한 시가화 과정을 밝히며, 그에 따른 개발수요의 발생으로 민간개발에 의해 혜화동의 옛 도시조직이 근대 도시조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한 것이다.
혜화동 도시조직의 골격을 형성하는 가로망사업은 시구개수사업 및 시가지계획의 가로망부설사업에 의해 진행되었다. 시구개수사업과 관련된 노선으로 10,11,12,29호선의 도로개수가 이루어졌다. 특히 혜화동의 시가화와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도로는 현 창경궁로 35길의 형성이다. 창경궁로35길은 시구개수사업과 진행시기는 비슷하지만 별개로 형성되었으며, 성문(혜화문)을 우회하는 도로로서 당시 교외지역과 연결되던 주요도로이다. 또한 창경궁로 35길이 형성되면서 이 길에 버스와 전차노선이 편성된다. 따라서 도심부와 교외지역 간을 연결하는 주요도로로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성은 도로정비에 따라 기존의 제한적이던 도심부 중심의 교통망체계가 확산되는 계기를 맞이하였으며, 혜화동 또한 교통체계가 도입되면서 시가화가 촉진된다. 버스는 1928년 버스사업 시작으로 종로-창경원-경성고등상업학교-동소문의 노선으로 운행하였으며 이후에는 돈암정까지 노선연장이 이루어진다. 전차는 총독부의원선의 한정적인 운행에서 시가지계획 가로망부설사업에 따른 ‘창경원-돈암정’구간의 도로가 부설되면서 운행범위가 확대되었다. 이렇게 도로정비에 따른 교통체계로 도심부와 교외지역이 연결되었으며, 혜화동은 그 중심에 위치하여 접근성 및 입지성이 향상되었다. 이러한 요인과 더불어 혜화동의 인구 수 증가, 낮은 지가, 쾌적한 자연환경 등의 요인이 작용하여 당시 주요 교육시설들이 경성 내에서도 혜화동에 집중적으로 조성된다. 이렇게 시가화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1920년대부터 인구증가에 따른 주택난으로 주택공급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민간개발회사들이 주택지개발을 진행하게 되었으며, 혜화동 역시 주택지조성에 따라 옛 도시조직이 근대 도시조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게 되었다. 변화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헤화동의 33,16,22번지를 대상으로 당시 국내에서 적용되던 가구구획지침과 필지별 부책대장을 통해 ① 도시조직 변화과정 ② 가구 및 필지분석을 진행하였다. 민간개발은 필지단위로 개발이 진행됨으로써 필지 소유주, 개발방식, 개발시기, 기존필지형태, 옛 가로망에 의해 각기 다른 소규모의 도시조직을 형성하게 되었다. 33, 16번지는 1930년 후반에 개발이 진행되어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에 의해 적용되던 가구구획지침의 영향을 받아 지침기준에 따른 가구규모 및 장방형형태로 가구구획이 이루어졌으며, 가구배치 또한 해당기준과 일치하여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22번지는 가구구획지침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그에 따라 부정형 가구형태와 각기 다른 규모의 가구 및 필지가 조성되었다. 필지에 있어서도 주거유형, 분양규모, 거주계층 등에 따라 필지규모 및 형태가 다르게 형성되었다. 도시형한옥은 정방형 필지에 조성되며 규모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100㎡ 이상-200㎡미만의 필지규모로 조성되었다. 문화주택은 근대식 개량주택으로서 기본적으로 도시형한옥주택지의 필지보다 면적이 컸으며 형태는 세장형을 띠고 있는 특성이 있다. 이에 일본인 개발필지에 주로 조성되었다.
이렇게 도시계획흐름 상에서 실제로 시행된 사업들의 내용을 토대로 혜화동의 시가화과정을 알아보았으며, 시대적상황에 따른 주택지개발을 목적으로 진행된 민간필지개발의 과정 및 특성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일제강점기 시행된 민간필지개발에 의한 근대도시조직으로의 변화과정 및 당시 도시조직의 특성을 알아보았다는 점에서 연구의미가 있다. 아직까지 일제강점기 시가화 및 민간개발에 의해 형성된 옛 도시조직이 도성 내·외로 남아있다. 하지만 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화면서 철거위주의 재개발·재건축에 의해 이러한 옛 도시조직이 사라지고 단순하고 획일화된 새로운 도시조직이 늘어나면서 도시조직의 역사성이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옛 도시조직의 특성 및 가치를 규명하는 연구들을 통해 지역 별 도시조직의 정체성 및 역사성을 잘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주제어 : 혜화동, 도시조직 변화, 민간필지개발, 경성시가지계획, 시구개수사업, 일제강점기 도시계획, 전차 및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