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재판상 이혼소송 청구를 당하는 중년여성들의 경험의 본질과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법원의 △△지원에서 재판상 이혼소송 청구를 당한 40-50세의 중년여성 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자료 수집은 2012년 8월부터 면담을 시작하여 2013년 5월까지 진행되었다.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 5개의 범주와 14개의 주제군, 43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재판상 이혼소송 청구를 당한 중년여성들의 이혼소송전 결혼생활은 고달픈 결혼생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문제 남편으로 인해 결혼생활의 고통스러움을 경험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노력을 하면 상황이 달라져 남편이 변화되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참고 인내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이들은 결혼은 깨지면 안 된다는 전통적 가치관으로 과도한 혼자만의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성역할에 충실하였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이들은 이혼으로 인해 자녀에게 상처를 줄까 염려하여 더욱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참고 견디는 특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재판상 이혼소송 청구를 당한 중년여성들은 남편으로부터 일방적인 날벼락 같은 이혼소송 통보를 받고 심한 충격과 정서적 혼란을 경험하였다. 이들은 예상치도 못한 이혼소송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생소한 법적인 일로 인한 당황스러움과 긴장감, 압박감을 나타냈다. 참여자들이 이혼소송을 당하면서 가장 크게 경험한 정서는 억울함과 분노, 배신감이었다. 이들은 이유도 모르는 채 유책 남편으로부터 이혼소송을 당하였고, 남편의 거짓진술로 인해 자존심에 극심한 상처를 입었다. 또한 남편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에 주체할 수 없는 억울함으로 힘들어하였고, 특히 시댁에서조차 자신이 참고 살아온 삶에 대해 잘 알면서도 무심한 반응을 보였을 때 내 편 없는 현실에 대한 원통함이 가중되었다. 참여자들은 남편에게 버려졌다는 심한 배신감으로 인해 남편을 파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극도의 분노를 경험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이혼소송 과정에서 일어나는 참여자들의 심리적 경험은 법적 진실을 향한 고투와 승소에 대한 절박한 갈망이었다. 참여자들은 이혼소송 청구가 진행되면서 반드시 승소하여 명예회복을 하고 싶었고, 정의가 이긴다는 사실을 꼭 보여주고 싶어 했다. 이들은 법적 근거를 통해 시시비비를 밝힘으로써 진실이 증명되길 기대했으며, 특히 승소를 통해 확실하게 남편의 거짓증거가 밝혀짐으로써 자신의 진실을 증명하여 세상에 알리고자 하였다. 또한 끝까지 항소하여 억울함을 풀고 짓밟힌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한편, 소송 과정에서 이혼 사유가 진실과 다르게 판단될까봐 걱정하였고,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조바심 생겼으며, 승소하지 못할까봐 염려하는 양가적 태도를 나타냈다.
넷째,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이혼소송 청구를 당하는 과정에서 비참함과 무력감 그리고 모든 삶이 붕괴된 듯한 처절함을 경험하였고, 인생이 패배한 것 같아 삶의 의미를 상실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이혼소송과정에서 남편과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상처를 헤집는 공방으로 인해 참담함을 느꼈으며, 이혼소송을 당하여‘버려진 것’같은 처량함과 인생이 망가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듯한 절망감을 경험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반복되는 공방을 통해 소송이 길어지면서 경제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이중적 고통으로 인해 지치고 삶의 무기력감을 경험하였다. 특히 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고통으로 시달리면서 삶 자체가 의미 없어져 자살 충동을 겪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연구 참여자들은 이혼 소송 결과에 부정적 예견을 나타내면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죄인으로 낙인찍힐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장 크게 나타냈다. 이들에게 있어서 소송을 당한다는 것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당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을 의식하면서 이혼소송 당하는 그 자체를 수치스러워하였다. 이들은 이혼소송에서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죄인으로 취급당할 것 같은 두려움을 나타냈다. 참여자들은 이혼소송에 매여서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혼으로 인해 자녀들이 부정적인 정서에 노출될까봐 염려하고 있었다. 또한 앞으로 혼자 모든 책임을 지면서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경제비용을 걱정하였고, 대화 나눌 상대도 없이 미래의 공허하고 외로운 인생에 대해 염려하면서 홀로서기에 대한 불안을 나타냈다.
여섯째, 재판상 이혼소송 청구를 당한 중년여성들은 이혼소송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자신과 남편 그리고 미래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여파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삶의 전환 노력을 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이혼소송을 당하면서 그동안 참고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감과 자신이 잘못 살아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