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내서재 .. 알림
소속 기관/학교 인증
인증하면 논문, 학술자료 등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어요.
한국대학교, 누리자동차, 시립도서관 등 나의 기관을 확인해보세요
(국내 대학 90% 이상 구독 중)
로그인 회원가입 고객센터 ENG
주제분류

추천
검색

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위논문
저자정보

권영우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 대학원)

발행연도
2014
저작권
서울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이용수1

표지
AI에게 요청하기
추천
검색

이 논문의 연구 히스토리 (2)

초록· 키워드

오류제보하기
본 논문은 돈황 막고굴 제285굴을 대상으로 조영 당시 석굴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고찰한다. 285굴은 북벽〈불설법도(佛說法圖)〉에서 년기[538, 539년]를 포함한 공양인제기가 확인되어, 당시 과주자사(瓜州刺史)였던 동양왕(東陽王) 원영(元榮)이 후원한 굴로 간주되었다. 또한 이 굴은 막고굴 북조 시기 석굴들의 조영 연대와 순서를 편년하는 기준으로서, 중원 양식의 상과 벽화가 최초로 등장한 석굴로 중요시되어 왔다. 하지만 석굴 자체의 의미와 기능에 관해서는 ‘수선(修禪)’과 관련된 석굴이라는 공통된 견해 이상의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했듯이, 이 굴이 선정 사상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는 시각적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비하라(vih?ra)식 석굴(또는 多室禪窟)에 속하는 평면 형제, 둘째, 서벽의 양 측감에 안치된 선정비구좌상(禪定比丘坐像), 셋째, 천정 하단에 그려진 35구의 선정비구도(禪定比丘圖)이다. 이 요소들은 학자들이 285굴을 승려들의 선정 수행을 위한 공간[禪窟]으로 상정하게 되는 데 있어 강력한 기표로 작용했다. 그러나 285굴은 다른 선굴들과는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우선 측실이 매우 협소하여 승려들이 오랫동안 선정 수행을 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더불어 285굴의 내부에는 의례가 행해지는 공간에 어울리는 장엄과 시설이 존재한다. 다채롭고 화려한 벽화와 상들은 고요한 선실의 환경에 어울리지 않으며, 주실의 방형단(方形壇)과 천정의 화개(華蓋), 벽면 상단의 유막(?幕)은 의례가 행해졌을 가능성을 보다 높인다.
285굴은 주실과 측실의 평면 형태에 있어 돈황과 중앙아시아에 산재한 다실 선굴들과 차이가 있다. 반면 정방형의 주실 양측에 비교적 일정한 규모의 측실들이 대칭적으로 개착된 것과 정벽 중앙에 불상이 안치된 성소가 마련되어 있는 점은 인도 후기(5세기 이후) 비하라굴과 일견 상통하는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은 인도의 비하라굴이 기거와 수행에서 의례가 중심이 되는 장소로 변화하였음을 반영하며, 285굴 역시 의례적 공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285굴의 측실은 통로가 없고 측실의 너비에 가까운 큰 출입구가 있다. 그리고 불당은 독립된 굴실이 아닌 서벽 평면상에 구현되었으며 주실 중앙에는 방형단도 존재한다. 즉 공간상 서로 간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진 285굴의 주실·불단·측실은 단독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결국 285굴은 의례가 행해졌을 경우 사람들의 모든 동선과 시선이 주실[특히 방형단]에 집중되도록 하는 설계 의도가 반영된 공간으로 추론할 수 있다.
서벽과 천정의 선정비구 도상에는 선정 수행의 상태보다 그 실천으로 얻어진 성자의 측면이 부각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천정 선정비구가 갖춘 원형 두광, 염견, 연화좌는 성승(聖僧)으로 볼 수 있는 도상적 징표이다. 더욱이 그 크기와 형태가 유난히 과장되어 있는 것은 존상의 성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여겨진다. 천정 선정비구도의 초려 주변에 그려진 산악문은 측실 문미의 테두리에 유사하게 그려졌다. 또한 측실 문미의 의장은 서벽 대·소감 감미를 고려하여 위계적인 질서 하에 장엄되었다. 이러한 점은 측실을 사용했던 승려들 역시 성승에 걸맞은 자들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천계에 존재하는 성승들은 자신들이 도달해야 하는 이상적인 상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성자들과 조우할 수 있는 285굴의 주실 공간은 수계와 참회 의례를 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장소이다. 아라한과로 나아가기 위한 승려들의 수행 체계에서도 개인의 선정 수행과 함께 수계와 참회라는 집단의 의례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했다. 인도와 중국의 불교에서는 그러한 의례들을 거행하기 위해 계단(戒壇)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고안해 내었으며, 이곳은 승단의 경계로부터 독립된 채 의례에 참여하는 승려들만의 공간이 되어야 했다. 7세기에 의정(義淨, 635-713)이 날란다(N?land?) 사원에서 보았던 계단의 형제는 285굴과도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285굴이 선정 수행과 밀접한 연관 속에서 수계와 참회 의례가 행해지는 계단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측실은 이들 의례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승려들이 위치했던 공간이며, 방형단은 수계 및 참회의 대상이 되는 승려가 부처와 성승의 현현과 직접 마주하는 좌기였을 것이다. 계율에 기초한 실천의 내용은 천정과 남벽에 그려진 수렵 모티프와 남벽의 불교설화도(佛敎說話圖)에도 강조되어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볼 때 계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던 북위 말기 승단의 실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시 막고굴 승단에서는 승려들이 계율의 정화를 자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원영을 중심으로 하는 읍의의 후원은 이를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
본 논문은 선정 수행과 모종의 의례가 공존했을 것이라는 기존 연구자들의 시각에서 한 발 나아가 285굴의 유기적인 공간 구조 전체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으며, 선정 수행과 밀접한 수계 및 참회 의례에 적합한 공간으로서의 의미와 기능을 밝히는 사례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자 한다.

목차

목차
Ⅰ. 머리말 1
Ⅱ. 제285굴의 형제 11
1. 돈황 막고굴 및 중앙아시아 다실 선굴과의 비교 12
2. 인도 후기 비하라굴의 영향과 제285굴의 특수성 26
Ⅲ. 제285굴에 내포된 선정 사상의 재고 35
1. 아란야로 창건된 돈황 막고굴 35
2. 제285굴의 선정비구 도상 43
3. 성승과 조우하는 공간으로서의 제285굴 53
Ⅳ. 제285굴의 기능 59
1.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계와 참회 의례의 실천 59
2. 계단으로서의 제285굴 62
3. 계율이 강조된 제285굴의 불교설화도와 수렵 모티프 69
Ⅴ. 공양자의 역할과 제285굴의 조영 배경 81
Ⅵ. 맺음말 92
참고문헌 94
삽도목록 113
도판목록 115
도판 126
Abstract 156

최근 본 자료

전체보기

댓글(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