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개인들은 일정한 직업적 환경에 이르기까지는 자기의 진로에 대한 요구, 가치, 재능 등 개인적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분명한 진로 이미지를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정한 직업경험을 통한 후에는 이러한 진로 이미지에서 일관성을 보이며 안정된 자기개념인 진로 닻을 형성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진로 닻의 개념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개인의 특성과 직업 간의 일치를 통해 삶의 만족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진로 닻의 유형을 찾고, 그러한 진로 닻과 진로결과로서 진로성공과의 관계를 조절하는 변인을 발견하여 진로성공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그 동안 직업학 부문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작업자나 다름없는 소규모 외식사업자를 대상으로 진로 닻을 분석하여 먼저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진로 닻 유형이 무엇인지를 탐색하였다. 또한 그들의 진로 닻이 진로결과인 진로성공에 미치는 효과에 있어서 성격요인들의 조절효과를 상호작용 효과를 통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통하여 영세사업자들이 직업생활을 통하여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상담이나 창업교육 등 관련정책 수립에의 시사점을 찾고 또한 직업학 영역에서 선행 연구로서 진로 닻 개념과 이론적 적합성 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첫째, 문헌 및 선행 연구 분석을 통하여 연구모형을 설계하였고, 둘째, 질적 연구를 통하여 진로 닻과 조절변인을 구성하는 하위요인을 찾아내었으며, 셋째, 이를 기초로 양적 연구를 통하여 외식사업자의 진로 닻이 진로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와 같이 본 연구는 질적 연구와 양적 연구를 혼합한 순차적 혼합연구모형을 사용하였다. 먼저 질적 연구에서는 외식사업자 8명을 대상으로 진로 닻과 조절변인의 하위요인을 확인하기 위하여 1:1 인터뷰를 실시하였으며, 기존의 진로 닻 이외의 추가적인 진로 닻을 찾기 위하여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8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직업행동을 분석하였다. 양적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에서 확인한 변인을 바탕으로 외식사업자의 진로 닻이 진로성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서울특별시 255명, 광역시 220명, 시군지역 178명 총 6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분석하였다. 신뢰도 검증을 위해서는 신뢰도계수인 cronbach''s ? 값을 사용하였고, 타당도 검증을 위한 요인분석에는 주성분 분석을, 요인회전 방식은 직교회전방법을 사용하였다. 진로 닻과 진로성공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하여 기술통계 분석, 상관관계분석을 하였으며, 진로 닻과 진로성공 간의 인과관계와 조절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위계적 다중회귀분석을 사용하였다. 통계분석은 SPSS 18.0 통계패키지를 활용하였다.
질적 연구에서는 Schein의 전문실용역량, 일반경영능력, 자율독립성, 안전안정성, 사업가적 창의성, 봉사헌신성, 순수도전형, 라이프스타일 중시형 등 8가지 진로 닻이 그대로 발견되었으며, 이 이외로 한국적 특성이라 볼 수 있는 가계책임 닻과 체면 닻이 발견되었다. 조절변인으로는 성격 5요인인 외향성, 신경증, 개방성, 양심성, 호의성이 모두 발견되었다.
양적연구 결과는 첫째, 외식사업자의 진로성공과 가장 상관이 높은 진로 닻 유형은 전문실용역량 닻이며, 사업가적 창의성 닻, 일반경영능력 닻, 봉사헌신성 닻, 순수도전형 닻 순으로 나타났다.
둘째, 전문실용역량 닻, 사업가적 창의성 닻, 일반경영능력 닻이 기타 닻보다 직무만족에 높게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다. 기타 닻 중에는 라이프스타일 중시형 닻이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쳤다. 5년 이상 직업경험이 있는 외식사업자를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에도 전문실용역량 닻, 사업가적 창의성 닻이 기타 닻보다 직무만족에 높은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으나, 일반경영능력 닻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기타 닻 중에는 봉사헌신성 닻, 자율독립성 닻이 유의한 정(+), 라이프스타일 중시형 닻이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쳤다.
셋째, 일반경영능력 닻, 전문실용역량 닻, 안전안정성 닻은 기타 닻 보다 사업유지가능성에 높게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으나, 사업가적 창의성 닻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기타 닻 중에는 순수한 도전형 닻은 유의한 정(+), 가계책임 닻과 라이프스타일 중시형 닻은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쳤다. 5년 이상 직업경험이 있는 외식사업자를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에도 일반경영능력 닻, 안전안정성 닻, 전문실용역량 닻이 기타 닻보다 사업유지가능성에 높게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으나, 사업가적 창의성 닻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기타 닻 중에는 봉사헌신성 닻이 유의한 정(+), 가계책임 닻과 라이프스타일 중시형 닻이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쳤다.
넷째, 신경증은 봉사헌신성 닻과 체면 닻이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한 정(+)의 조절효과를, 일반경영능력 닻이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에는 유의한 부(-)의 조절효과를 보였다. 한편 호의성과 양심성도 유의한 조절효과를 나타냈다. 5년 이상 직업경험이 있는 외식사업자를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에서 신경증은 봉사헌신성 닻이 직무만족에 미치는 효과에서 유의한 정(+), 순수한 도전형 닻에서는 유의한 부(-)의 조절효과가 있었다. 또한 호의성과 양심성도 유의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다섯째, 신경증은 진로 닻과 사업유지가능성과의 관계에서는 유의한 조절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나 5년 이상 직업경험이 있는 외식사업자를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에서 신경증은 가계책임 닻이 사업유지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에 유의한 정(+)의 조절효과를 보였다. 한편 호의성, 양심성, 개방성은 유의한 조절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Schein의 전통적인 진로 닻 이외로 한국적 진로 닻인 가계책임 닻과 체면 닻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또한 외식사업자들에게 적합한 진로 닻이 무엇인지를 찾고, 진로 닻이 진로성공에 미치는 효과에 있어서 성격 5요인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는 진로 닻의 개념과 이론적 틀을 직업학적 분석에 적용함으로써 향후 이 분야 연구를 촉진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향후 개인사업자들의 진로관련 상담이나 창업교육, 진로 프로그램 개발 및 활용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진로 닻 개념과 이론, 조사 및 분석방법 등과 관련하여 본 연구는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이는 향후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보완하여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