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지진 관측 및 정밀한 지진 분석을 위해 2000년 3월 28일 효동리(HDB) 시추공 지진 관측소를 시작으로 현재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시추공 지진 관측소를 지속적으로 설치해 왔으며 최근 신속한 지진조기경보 체제 구축을 위해 설치 비중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지진계는 진북 방향을 기준으로 설치되어야 하지만, 국내 시추공 지진계는 방위각을 맞춰 설치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추공 지진계에서 관측한 지진자료의 정밀한 분석을 위해서는 정확한 방위각을 알고 있어야 한다.
시추공 지진 관측소의 방위각을 추정하기 위한 방법에는 P파 입자운동 분석을 통해 방위각을 추정하는 방법과 배경잡음을 이용한 방위각 추정 방법 등이 있다. P파 입자운동을 이용한 방법은 각각의 시추공 지진계에서 관측한 자료를 사용해 방위각을 추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지만 분석에 필요한 충분한 지진 관측자료가 수집되어야 안정적인 방위각이 추정될 수 있다. 따라서 시추공 지진계의 방위각을 추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배경잡음을 이용한 방법은 상시 지진 잡음을 사용하므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수집한 자료로 시추공 지진계의 방위각을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방위각을 정확히 알고 있는 기준 관측소가 필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위도 36.0°, 경도 128.0°를 기준으로 진앙거리 3,500km이내에서 2012년 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발생한 규모 5.5 이상의 41개 원거리 지진 자료를 사용하여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2012년 2월까지 설치한 24개 시추공 지진 관측소의 방위각을 결정하였다.
원거리 지진을 이용해 추정한 시추공 지진계의 방위각을 근거리 국내 지진을 이용해 검토해 본 결과 신뢰할 수 있는 방위각이 추정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자료의 품질이 좋지 못하거나 신호에 이상이 있는 일부 관측소는 방위각을 추정할 수 없었다.
시추공 지진 관측소의 방위각 추정에 필요한 충분한 수의 지진 자료가 수집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최근 설치된, 그리고 앞으로 설치될 시추공 지진 관측소는 배경잡음을 이용한 방위각 추정이 효과적일 것이다. 배경잡음을 이용한 분석에서는 기준 관측소와 시추공 관측소에 잡음이 일관되게 기록되어야 한다. 그런데 배경잡음의 크기는 주기적으로 변화 하므로 이를 고려하지 않고 방위각을 추정하게 되면 방위각이 잘못 결정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화순(HWSB) 시추공 지진 관측소에서 2012년 6-8월과 2013년 1-3월 간 관측한 0.14Hz-1Hz 사이의 배경잡음을 분석하여 시기에 따른 배경잡음 수준의 변화를 관찰하고 잡음 수준과 추정된 방위각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다.
배경잡음 수준이 -122.5dB 이상일 때 두 지진계 간 상관계수가 0.9이상으로 높은 상관도를 보였으며, 원거리 지진 자료를 이용한 분석 결과와 ±1.2° 내외의 오차를 가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방위각을 추정하기 위해 배경잡음 수준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
지진파의 입자운동은 다양한 지진학적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지구조적인 특징이 표면파의 입자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표면파가 전파하는 과정에서 지구조적인 큰 변화가 없는 중국 서부에서 발생한 지진이나, 일본 동해 연안, 대만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의 러브파나 레일리파는 표면파의 단순한 분산 특성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표면파 전파 경로 상에 지구조적인 변화가 있는 캄차카 반도 지진의 러브파나 레일리파는 매우 복잡한 다중 경로 전파 특성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지진파의 입자운동특성을 이용하면 큰 규모의 지구조적인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시추공 지진계의 정확한 방위각 추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