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팬 커뮤니티는 동일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아니라, 다양한 욕구와 애정이 얽혀있는 복잡한 공간이다. 본 연구는 인터넷 팬 커뮤니티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역동적인 공동체라는 데 주목한다. 팬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고, 어떤 방법으로 저항하는지 그 권력관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푸코의 권력개념과 부르디외의 장이론, 자본개념을 이론적 배경으로 차용해서, 권력을 정당화하는 지식과 권력담론을 생산?축적?유통하는 ‘진리’를 밝힌다.
연구 대상은 인터넷 팬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주군의 태양’갤러리이다. ‘주군의 태양’은 ‘SBS’ 방송된 로맨틱 코미디 호러 드라마이다. 연구방법으로 ‘주군의 태양’갤러리 생성부터 정체기까지 전체 공간을 참여관찰 후, ‘팬 커뮤니티’ 게시물을 담론분석 하였다.
‘주군의 태양’ 갤러리는 어떤 공간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참여관찰을 통해서 ‘주군의 태양’갤러리 ‘역사’에서 드러난 주요 사건과 갈등을 정리한다. 팬들은 그들의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공간을 발전시키기 어떤 행위를 했는지 그 의미를 짚어보았다. ‘주군의 태양’ 갤러리를 만드는 주체인 팬들을 ‘닉네임’과 활동 특성에 따라 유형화했다. 그리고 팬 커뮤니티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위계적 위치를 갖게 되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주군의 태양'' 갤러리의 ‘규율 장치’와 ‘권력관계’, ‘갈등관계’ 분석을 통해 권력을 정당화 하는 권력-지식이 무엇인지 밝혔다. 팬들은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권력담론들은 인터넷 팬 커뮤니티의 진리를 생산?축적?유통 시키고 있었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해서 인터넷 팬 커뮤니티의 권력이 어떻게 구조화되는지 드러났다.

연구 결과 ‘주군의 태양’갤러리는 구성원들간의 권력관계와 갈등과 저항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드러났다. 많은 사건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팬들이 모인 공간’에 대한 자부심 느끼고, 커뮤니티의 공간 활성화에 힘썼다. ‘랜선단관’, ‘라디오 방송’, ‘주태스타 K’, ‘주군의 태양’ 대학 만들기 등의 이벤트를 추진하고, ‘눈팅이’로 존재했던 팬들에게 ‘잉잉’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면서, 참여를 유도하는 등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쳤다.
‘주군의 태양’ 갤러리에서 팬들을 ‘닉네임’과 ‘갤러리 및 팬 활동 경력’, ‘활동 특성’으로 유형화하였다. ‘닉네임’의 독점성을 허용하지 않고, 개인의 ‘닉네임’언급과 친분활동을 금지했다. 따라서 누가 중요한 인물인지 부각되지 못한 채, 특정 개인이나 집단으로 영향력이 집중되지 못했다. 불러지지 않은 ‘닉네임’은 ‘사회적 자본’으로 가치를 갖지 못하고, 권력은 분산되었다.
‘주군의 태양’ 갤러리는 갤러리 규칙이 익숙하지 않은 ‘신참자’인 뉴비들을 ‘고나리’라는 규율장치를 통하여, 갤러리에 필요한 ‘주체’로 훈육하였다. ‘고나리(관리)’권력은 갤러리를 망하게 하는 ‘친목(친분)’, ‘찻내(카페 분위기)’ ‘셀털(개인 정보를 이야기 하는 것)’ 가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친목, 찻내, 셀털’이 금지되어야 할 행위임을 교육하고 해당 행위들을 금지하고, 배척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갤러리가 유지되었다. ‘고나리’ 권력은 ‘친목?찻내?셀털’은 갤러리를 망하게 하는 행위이다‘라는 지식을 통해 정당화 되었다. 한편, ‘고나리’에 저항하는 ‘저항 고나리’의 지식도 유사하다.
‘주군의 태양’ 갤러리 팬들은 첨예한 갈등이 벌어질 때도, 외부에 갈등 상황을 노출하지 않는다. 갤러리에 위협이 되는 ‘어그로’의 발언을 금지하고, 그의 담론을 배제한다. 커뮤니티 내부의 의견다툼이 있을 때는 자신의 ‘닉네임’을 밝히기 보다는 익명으로 투쟁하고, 빠르게 갈등을 해결하고, ‘재미있고, 평화롭고, 즐겁고, 순수한’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주군의 태양’ 갤러리 사례를 통해서 도출한 인터넷 팬 커뮤니티의 권력 구조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주군의 태양’갤러리 내부의 권력관계는 특정개인에 집중되는 권력이 아니라, 공간(커뮤니티)의 권력으로 나타났다. ‘주군의 태양’ 드라마 팬들이 모일 수 있는 ‘주군의 태양’ 갤러리가 없다면, 팬 활동이 끝나고, 팬들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갤러리의 발전이다. 그것이 ’주군의 태양‘갤러리 생성부터 100일까지 지키고자했던 것이고, 각 권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주군의 태양’ 갤러리의 진리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팬들의 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권력은 한 지점을 향해 결집되거나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갤러리 공간을 위해서 분산되고 있었다.

요컨대 본 연구에서는 참여 관찰과 담화분석을 통해서 ‘새로운 권력 관계’를 발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제껏 권력은 개인의 ‘명성’과, ‘친분 관계에 기인한 사회적 자본’, ‘경제자본’ 등을 소유한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