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화, 교통 통신의 발달 등으로 인해 세계는 ‘이주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도 세계화 흐름에 따라 이주민이 폭증하였는데, 2013년 6월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처음으로 150만 명을 돌파하였다. 이는 한국사회의 다문화, 다인종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질 문화의 유입은 한국사회에 정치적, 경제적, 사회 및 문화적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주민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한국사회와의 갈등을 약화시켜 다양한 문화의 공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주민 사회통합정책 모형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재한 중국인을 중심으로, 문헌연구, 설문조사, 심층면접 등 연구방법을 활용해 이주민 사회통합정책 모형의 영향요인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이주민 사회통합정책 모형을 탐구하였다.
이주민 사회통합정책의 영향요인을 검토한 결과, 우선 통합이념 측면에서 현재 한국정부는 결혼이주민에 대해서는 수용과 지원의 통합정책을 기반으로 한국화 시키고 있고,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차별적 배제의 통합정책을 중심으로 주변화 시키고 있으며, 역이주민에 대해서는 선택적 포섭의 통합정책으로 선별적으로 통합화 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국민여론 측면에서 결혼이주민에 대해 대중매체는 그들을 지원, 동정, 동화 대상으로 정형화시켜, 온정주의 반응을 유도하고 있는 반면,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켜 사회소수자, 약자로 주변화 시키고 있다. 또한 역이주민에 대해서는 한국사회의 수혜자로 재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범죄사건 부각으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이주민에 대하여 한국인의 인식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결혼이주민에 대해서는 잠재적 시민으로 수용하고 있지만, 동화주의적 시각이 내재해 있다.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대체로 관용적이고 용인이 주를 이루지만, 체류자격별로 차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역이주민에 대해서는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과 불법체류자, 범죄자 등 이미지로 인해 이질감을 느끼는 등 이분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주민의 인식과 수요 측면에서 이주민은 한국사회 적응과정에서 차별과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회통합정책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또한 이주민의 정책 수요 측면에서 결혼이주민, 이주노동자, 역이주민은 각기 다른 정책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통합정책이 이주민의 수요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렇듯 한국사회는 표면적으로 다문화를 역설하고 지향하고 있지만, 이주민을 통합함에 있어서는 관리, 통제가 주를 이루는 동화 및 차별적 배제모형의 사회통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이러한 실정에 기반하여 이 연구는 기존의 사회통합정책 모형으로부터 탈피해, 상생 소통의 새로운 정책 모형을 도출하였다. 모형의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화이부동의 통합이념으로 이주민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상호 존중하며, 그들을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용과 인정의 이념은 정부 정책 제정과 실현에 체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의 인식을 전환시켜 이주민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이주민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고, 그들의 정치활동 참여도를 제고하는 것이다.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참여 제고는 그들이 한국사회와의 소통을 추진할 것이며, 이주민의 인식과 정책 수요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여 이주민의 사회적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주민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은 그들이 한국사회의 진정한 일원으로 성장하는데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넷째, 민관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이주민 사회통합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하여 한국인과 이주민의 상생 공영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상생 소통의 이주민 사회통합정책 모형은 단일민족주의 정서가 농후한 한국적 현실을 기반으로, 동양의 유교적 가치인 화이부동, 상생, 소통 요소를 가미하여 모색한 한국형 이주민 사회통합정책 모형이다. 이러한 모형은 한국인과 이주민이 상호작용의 과정을 거쳐 공동 문화를 형성하도록 추진할 것이며, 정부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아래 한국 국민은 이주민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존중하며, 나아가 이주민은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촉매 역할을 할 것이다. 더불어 한국인과 이주민이 소통을 통해 서로를 평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갈등과 대립을 화합으로 전환시켜 상존한다는 것은 조화로운 사회를 조성하여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창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