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피부염이란 외부 물질과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피부의 염증반응으로 발생 기전에 따라 자극접촉피부염 (Irritant contact dermatitis, ICD)과 알레르기접촉피부염 (Allergic contact dermatitis, ACD)으로 세분된다. 이 중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은 제 Ⅳ형 과민반응에 의한 세포매개 면역반응으로 항원에 대한 감작이 선행되어야 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에는 금속성 화학물질인 니켈 및 크롬, 코발트 등을 비롯하여 식물인 옻나무와 은행나무, 화장품의 원료인 향료와 기제, 그 외 방부제, 접착제, 고무, 플라스틱 등이 보고되어 있는데 대부분 피부 침투가 용이한 저분자량의 유기화합물이다1). 이 질환은 항원에 노출되어야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제품과 접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예방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되는 항원들이 환자의 직업과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항원과의 접촉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이다2).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은 임상상 홍반, 구진, 수포를 동반한 습진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濕瘡이라 하였는데 이 중 옻나무에 의한 경우는 옻의 辛熱한 毒에 의해 질병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였다. 『諸病源候論』의 「漆瘡論」, 『外科正宗』의 「漆瘡」 등에서 옻나무에 인한 피부 질환을 漆瘡이라 命名하고 병증의 특징을 자세히 서술한 것3)을 보면 古人들 역시 알레르기 피부 질환을 다른 피부 질환과 다르게 인식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荊防敗毒散 (HyeongBangPaeDokSan, HBPDS)은 이제마가 ?信 『古今醫鑑』의 荊防敗毒散을 少陽人 체질에 맞도록 加減하여 새로 정한 처방으로 少陽人의 脾受寒表寒病에 응용하였다. 『東醫壽世保元』에서는 荊芥, 防風, 羌活, 獨活의 降表陰 작용과 生地黃, 車前子, 柴胡, 地骨皮의 淸裏熱 작용이 外寒包裏熱 된 少陽人 表寒病을 치료한다 하여 그 효과를 三神山不死藥에 비교하기도 하였다4). 荊防敗毒散을 이용한 연구로는 이5)와 민6)의 노화 관련 연구가 있었고, 소양인의 두통 증상과 폐렴 증상을 荊防敗毒散의 적응증으로 보고 치료한 김7)과 한8)의 증례 보고가 있었다.
알레르기접촉피부염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단일 약재를 이용한 연구에는 杜仲9), 金銀花10), 五加皮11), 양파12), 玄蔘13)에 대한 연구가 있었고 四象體質 관련 淸熱 약재인 苦蔘, 黃連14), 生地黃15), 黃芩16)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처방을 이용한 연구에는 加減拱辰丹17), 加減平胃散18), 祛風燥濕解毒方19), 桂枝芍藥知母湯20), 加味芎歸湯21), 四妙勇安湯22), 散風苦蔘丸23), 消風散24), 牛蒡解肌湯25), 黃連解毒湯26), 內托千金散27), 凉血四物湯加味方28), 椒甘湯29)을 이용한 연구가 있었고, 體質的으로 접근한 연구로는 少陽人 胃受熱裏熱病 胸膈熱證 처방인 凉膈散火湯30)을 이용한 연구와 太陰人 肝受熱裏熱病 燥熱證 처방인 熱多寒少湯31)을 이용한 연구가 있었다.
少陽人의 경우 中上焦의 기능이 항진된 脾大腎小의 臟局大小를 갖기 때문에 熱氣過多, 寒氣過少의 기본 병태를 보인다. 病證은 脾受寒表寒病과 胃受熱裏熱病으로 구별되는데 脾受寒表寒病은 脾局의 熱氣 過多로 陰氣가 하강 순환하지 못하고 脾局에 정체되어 유발되고, 胃受熱裏熱病은 腎局의 陰氣 衰少로 陰氣가 腎局에서 脾局으로 상승하지 못하여 유발된다. 두 病證 모두 陰氣의 升降 장애와 陰氣의 부족으로 유발되기 때문에 火熱 위주의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 중 脾受寒表寒病은 裏熱을 식히면서 脾大로 鬱滯된 表陰을 하강시키는 치료를 해야 하고, 胃受熱裏熱病은 裏熱을 식히면서 腎小로 衰少한 裏陰을 補充하고 상승시키는 치료를 해야 한다4).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의 경우 병변이 국소적이고 홍반, 구진, 수포 등의 습진 형태로 나타나며 외부 자극이 있어야만 질병이 발현하므로 少陽人의 경우 外邪에 의해 유발되는 脾受寒表寒病 傷寒 범주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였고 성질 상 ‘熱多寒少之病’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에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의 제반 증상 완화에 降表陰 淸裏熱하는 荊防敗毒散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본 연구를 기획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荊防敗毒散의 항 피부염 효과를 살펴보기 위하여 생쥐에 2,4-Dinitro-1-fluorobenzene (DNFB)을 이용하여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을 유발하고 荊防敗毒散을 구강 투여하여 생쥐의 체중, 병소에 발생하는 피부염의 정도, 홍반 지수, 멜라닌 지수, 피부 조직의 조직병리학적 변화 등을 관찰하였다. 또한 荊防敗毒散의 작용 기전을 살펴보기 위하여 in vitro에서 비만세포주 (mast cell)에 대한 세포 독성 및 β-hexosaminidase와 histamine 분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였다. 위 실험 결과 荊防敗毒散이 알레르기접촉피부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有意한 결과를 얻었으므로 이에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