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같이 개인주의보다는 ‘우리’라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하며, 효를 중요한 가족가치로 여기는 나라에서는 서구보다는 원가족 부모가 결혼한 성인자녀의 부부갈등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원가족 관련문제로 인한 부부갈등은 다른 시기의 부부들에게서보다 결혼 10년이내의 초기 부부들에게서 더 많이 보고된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2007).
원가족과 관련한 결혼초기 남녀의 부부갈등 해결에는 특히 가족치료 모델들 중 Bowen의 다세대가족치료 모델과 Satir의 경험적 가족치료 모델이 관련깊고 한국 가족에 대한 적용에도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Bowen과 Satir의 이론과 관련되는 개념들이 부부갈등에 각각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러 선행연구에서 부분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므로 실제 이 두 이론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관련변인들이 서로 관련되어 있는지와 두 이론 관련변인들이 부부갈등에 영향을 주는지를 검증한다면 원가족과 관련한 결혼초기 남녀의 부부갈등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의미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여러 선행연구들을 토대로 하여 도출해 낸 Bowen 이론과 관련되는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 자기분화, 불안 변인과 Satir 이론과 관련되는 원가족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 자아존중감 변인들이 결혼한 자녀들의 부부갈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두 이론의 연결적인 접근이 타당한지 여부를 연구 모형 검증으로 증명하는 것을 연구의 목적으로 하였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규명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균등할당표집에 의하여 서울과 인천 및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26세에서 40세까지, 결혼기간 10년 이내 초혼이며 자녀가 있는, 남자 250명과 여자 250명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에 사용된 척도들은 다음과 같다.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척도는 전연진(2002)의 척도를 사용하였고,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 척도는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2006)의 척도를, 자기분화 척도는 정혜정? 조은경의 한국형 자기분화척도(2007)를, 자아존중감 척도는 1965년 Rosenberg가 개발하고 전병제(1974)가 번안한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불안척도는 김정택과 신동균(1978)이 번안하여 표준화시킨 SATI 중 Form x-Ⅱ를 사용하였고, 부부갈등 척도는 최규련(1994)의 척도를 사용하였다.
주요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차적으로 신뢰도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로, 각 변인들간의 상관관계를 산출하였다. 셋째로, 여러 선행연구들에서 각 변인들 중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 자기분화 및 종속변인 부부갈등에 있어서 남녀의 차이가 보고되고 있으므로 남녀 집단의 모수치가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독립표본 차이 검증(t검증)을 실시하여 살펴보았다.
넷째로, AMOS 10.0을 사용하여 경로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연구모형의 적합도 검증은 카이검증, RMR, GFI, AGFI, NFI, CFI 검증방법을 사용하였다.
다섯째로, 경로분석 모형을 토대로 변인들의 영향력을 남녀별로 총효과, 직접효과, 간접효과를 산출하여 그 유의도를 살펴보았다. 간접효과의 경우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성 검정방법 중의 하나인 부트스트래핑법(Bootstrapping)을 사용하여 유의도 검증을 실시하였다.
연구목적을 검증하게 위하여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원가족으로부터의 개인분화는 자기분화, 자아존중감, 불안, 부부갈등에 영향을 주는가? 둘째,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자기분화, 불안, 자아존중감, 부부갈등에 영향을 주는가? 셋째, 자기분화는 자아존중감, 불안, 부부갈등에 영향을 주는가? 넷째, 자아존중감은 불안, 부부갈등에 영향을 주는가? 다섯째, 불안은 부부갈등에 영향을 주는가?
우선, 설정한 연구모형의 검증결과를 보면,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를 아버지로부터의 개인분화와 어머니로부터의 개인분화로 나누고,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아버지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과 어머니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으로 각기 나누어 경로분석을 실시한 결과와 이 둘을 통합하여 경로분석을 한 결과에서, 영향력의 크기는 각각 달랐으나, 결과에서 변인 간의 경로 특성은 서로 같았다. 따라서 설정한 연구문제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연구문제와 관련하여 볼 때 첫째로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는 자기분화, 자아존중감과 부부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즉, 부모로부터 개인의 분화 수준이 높을수록 자기분화 수준도 높았으며, 자아존중감도 높아졌고, 부부갈등은 낮아졌다. 다만,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는 불안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는 자기분화를 통하여 자아존중감, 불안과 부부갈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는 자아존중감을 통해서 불안과 부부갈등에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원가족으로부터의 개인분화는 불안을 통해서 부부갈등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둘째로,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자기분화, 자아존중감과 특성불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즉,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을 할수록 자기분화의 수준은 낮아지고, 자아존중감도 낮아졌으며, 불안의 수준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부부갈등에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갖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자기분화를 통하여 자아존중감, 불안, 부부갈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자기분화를 통해서 자아존중감, 불안과 부부갈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자아존중감을 통해서 부부갈등에는 간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셋째, 자기분화는 자아존중감, 불안과 부부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즉, 자기분화수준이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아졌으며, 특성불안의 수준은 낮아지고, 부부갈등도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분화는 자아존중감을 통하여 특성불안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자기분화는 자아존중감을 통하여 부부갈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고, 불안을 통하여도 부부갈등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넷째, 자아존중감은 불안과 부부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즉 자아존중감은 불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부부갈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불안의 수준은 낮아지고 부부갈등도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자아존중감은 불안을 통하여 부부갈등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다섯째, 불안은 부부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 불안의 수준이 높을수록 부부갈등도 높아졌다.
본 연구에서 연구목적으로 하였던 Bowen과 Satir 두 이론의 이론적인 연결이 적합하다는 점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즉, Bowen의 개념인 원가족 부모로부터의 개인분화가 직접적으로 Satir의 이론적 개념인 자아존중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자기분화를 통하여 자아존중감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주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Satir의 개념에 속하는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은 Bowen의 개념인 자기분화와 불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자기분화를 통하여 Bowen의 개념인 불안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Bowen의 개념에 속하는 자기분화는 Satir의 개념에 속하는 자아존중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자아존중감을 통하여 불안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두 이론의 연결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Satir의 개념에 속하는 자아존중감은 Bowen의 개념에 속하는 불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어 두 이론의 개념들이 연구모형에서와 같이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위의 내용으로 살펴볼 때 여러 선행연구들에서 부분적으로 보고되었던 Bowen과 Satir 모델의 이론적 연계성이 입증되었으며 이를 통해서 부부갈등의 해결방법을 통합적 모델을 통하여 규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두 이론에서 도출된 관련변인들은 본 연구의 이론적 연결 모형의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서로 연결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각각의 이론적 모델을 따로 따로 다루기보다는 두 이론적 모델을 함께 다루고 접근할 때 효과의 시너지를 높여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Bowen과 Satir 모델에 대한 간접적인 검증이기도 하고, 부분적인 이론적용을 한 여러 선행연구들에 대한 통합적 검증이기도 하다. 또한, 두 이론을 연결한 연구모형의 검증 결과를 토대로 예방적 차원에서 원가족과 관련되는 가계도 분석, 개인의 빙산탐색 및 이해, 의사소통 훈련 및 교육 프로그램, 자아존중감 향상 프로그램, 불안감소와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 등 예비부부들의 결혼준비교육을 실시하거나 결혼초기 부부를 대상으로 한 사후 치료적인 가족생활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어 원가족으로부터의 개인분화, 원가족 부모와의 역기능적 의사소통, 자기분화, 불안, 부부갈등

학번: 2005-30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