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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20세기 전반기 국어의 문장에 나타난 문법적 변이를 기술하고 이를 통해 20세기 전반기에 일어난 언어의 변화를 설명하는 연구이다. 문장을 구성하는 명제와 양상의 각 요소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명제를 이루는 구와 절, 양상을 나타내는 시간 표현, 높임 표현, 부정 표현, 사동 표현, 피동 표현을 중심으로 20세기 전반기 국어 문장 구성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20세기 전반기에는 급격한 사회?문화적 변화가 있었고 그에 따라 어문 생활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언어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어느 시기에나 신?구형이 공존하기 마련이지만 20세기 전반기에는 언어를 둘러싼 제도와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던 만큼 표기, 어휘, 문법, 문체 등 제반 영역에서 과도기적 특성이 두드러졌다. 20세기 전반기 국어의 이러한 특성은 당시 언어 자료에 나타난 다양한 변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언어적 변이에 대한 기술을 통해 언어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용례에 대한 양적?질적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이 연구에서는 1929년부터 1942년까지 발행되었던 대중적 종합잡지 『삼천리』를 분석 대상으로 삼고 이를 말뭉치로 가공해 양적?질적 분석을 병행하였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삼천리 말뭉치(이하, 삼천리)》는 약 290만 어절의 원시 말뭉치로, 그 구성을 살펴보면 소설, 수필, 기행문, 회고, 수기 등의 문학 텍스트가 44%, 논설, 보도, 비평, 설문 조사, 사고 및 편집 후기 등 비문학 텍스트가 56%이다. 말뭉치에 나타난 용례를 통해 당시의 언어적 변이를 계량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변화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20세기 전반기의 언어적 변이와 변화를 설명할 때 언어 외적 요인과 언어 내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이 시기에는 근대국어의 문법 체계가 현대국어의 문법 체계로 변화하며 일어난 과도기적 언어 현상도 확인되지만 그와 동시에 문장 쓰기 관습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문법적 변이나 일본어 등 외국어의 영향도 확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구와 절, 양상 표현에 나타난 특징을 분석할 때에는 다음의 세 가지를 고려하였다. 첫째, 《삼천리》에 나타난 언어적 변이가 언어 내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문법적 변화의 각 단계를 반영하는가?, 둘째, 《삼천리》에 나타난 언어적 변이가 문장 쓰기 관습의 변화, 즉 한문 및 구결문의 영향을 벗어나 자국어 글쓰기의 틀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변화를 반영하는가?, 셋째, 일본어의 영향으로 새롭게 나타난 현상들이 있는가?
이 연구는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연구의 목적을 소개하고 앞선 연구의 흐름을 검토하며 연구 자료와 방법론에 대해 기술하였다. 2장에서는 20세기 전반기의 언어적 상황을 중심으로 이 연구의 배경에 대해 논의하였다. 3장에서는 20세기 전반기 구와 절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말뭉치에 나타난 명사구와 동사구, 그리고 접속절, 명사절, 관형절, 부사절, 서술절, 인용절의 쓰임을 분석하였다. 4장에서는 20세기 전반기 문장의 양상적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말뭉치에 나타난 시간 표현, 높임 표현, 부정 표현, 사동 표현, 피동 표현의 쓰임을 분석하였다. 5장에서는 3~4장의 분석 결과 밝혀진 20세기 전반기 문장의 특징을 정리하고, 《삼천리》에 나타난 문법적 변이가 『우리말본』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비교 분석해 보았다. 그리고 결론에 해당하는 6장에서는 이 연구의 의의와 한계 등을 밝히고 남은 과제들을 기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