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기간의 교육만으로 미술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활동하는 미술치료사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미술치료사의 전문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게 되었다. 이에 미술치료 분야에서는 미술치료사의 전문성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술치료사가 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체험에 집중함으로써 미술치료사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전문가로 성장하고, 그들의 전문성은 어떤 것이며, 미술치료사로서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11년 8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동료들에 의해 미술치료전문가로 추천받은 열 명의 미술치료사들을 대상으로 2년 6개월 동안 진행되었다. 본 연구가 지향하는 것은 미술치료사의 전문성 발달을 일반적 특성의 나열이나 확증할 수 있는 전문성에 대한 추출이 아닌 열 명의 미술치료사들의 독특한 체험을 이해하는 것이다. 열 명의 미술치료사들의 체험을 ‘있는 그대로’ 봄으로써 미술치료사가 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실존적이고 질적인 변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특정 방법론에 함몰되지 않고 존재론에 더 철저하려는 의도와 지향성을 가진다. ‘존재론적 탐구’는 질적 연구 방법들을 활용하되 연구자 자신의 존재 물음을 던지고 해명하는 것에서 탐구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다. 따라서 나는 내 삶을 지배해 온 언어와 선입관을 명료화하기 위해 자전적 내러티브 탐구를 수행하였고 나의 삶과 참여자의 삶의 이야기를 정직하게 경청하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미술치료사의 전문가 되기 여정에서의 체험의 의미와 주제들을 다음과 같이 개념화 할 수 있었다. 첫째, 미술치료사들은 ‘운명적 이끌림’으로 미술치료사의 길에 들어선다. 미술치료사들은 미술이 인간의 내면을 얼마나 강력하게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체험과 어린 시절 정서적 결핍이라는 무의식적 동기로 미술치료사의 길을 선택했다. 미술치료사들의 어린 시절의 체험은 전문성 발달에 영향을 주었으며, 내담자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둘째, 미술치료사들은 ‘배우고 익힘’에 충실했다. 열정적인 학습자로서 심리치료 이론은 물론 인접분야의 지식을 끝없이 배우고 익히며 미술치료사로서의 역량을 키워갔다. “폭풍 같은 임상” 경험을 하면서 이론을 실제를 통합해 나갔고 슈퍼비전과 케이스 컨퍼런스를 통해 실수하지 않고 갈 수 있는 힘과 내담자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 셋째, 임상현장에서의 혼란과 좌절은 미술치료사들이 ‘넘어야 될 산’이었다. 미술치료사들은 배운 것만으로 되지 않는 미술치료 상황에서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였고 ‘미술과 치료’, ‘미술치료와 인접분야의 치료’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넷째, 미술치료사들은 ‘인간 존재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치료의 순간순간에 몰입하면서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교육분석이나 성찰을 통해 자기이해를 이어갔고, 자기이해는 미술치료사들에게 견디는 힘과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했다. 다섯째, 미술치료사들은 ‘실천적 지식’을 바탕으로 존재의 불확실성과 불완전성 속에서 실존하며, 내담자와의 치료과정이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돌봄’을 실천하였다. 내담자와의 관계 맺음을 통해 증가된 자기 이해는 지식을 얻고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자기 탐구, 반성, 성찰을 반복하는 ‘성숙의 길’이었다.
본 연구를 통해 드러난 미술치료사의 전문성은 공식적인 교육을 통한 이론적이고 기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의 경험을 다시 성찰하고 탐구하면서 획득한 ‘실천적 지식’이었다. 즉 미술치료사의 실천적 전문성은 의식적인 수준의 지식이라기보다는 임상상황에 대한 반복적인 탐구와 실험을 통해서 구성되는 ‘질적인 지식’이었다. 미술치료사들은 실천적 전문가로서 몸에 익은 지식을 바탕으로 “매이지 않고”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배운대로” 하기보다는 개방성과 융통성을 가지고 내담자를 만나게 되었다. 미술치료사들은 미술 매체, 기법이 따로 정해져 있다고 보지 않고, 그들의 실천적 지식에 근거하여 치료대상, 상황에 맞는 치료기법을 재구성하였다.
미술치료사들의 실천적 지식은 이론적인 지식처럼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지식들이 누적되다가 어느 순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미술치료사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왔다. 동일한 교육과정을 밟았다고 하더라고 같은 방식으로 미술치료를 하는 치료사는 없고 미술치료사는 각자 자신의 특성에 맞는 독특한 치료방법을 발달시키게 되었다. 이들의 전문성은 불확실성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예(技藝)’와 같은 것으로 전 생애에 걸쳐 발달하는 ‘되어감의 과정’이었다.
본 연구에서 미술치료사의 전문성은 ‘불확실성’이라는 대주제를 중심으로 다음의 네 가지 전문성의 실체로 드러남을 발견하였다. 미술치료전문가들은 첫째, ‘진단과 치료에서의 미술 활용 능력’을 가지고 있고, 둘째, ‘대화에 기초한 실존적 관계 맺음’에 중심에 두며, 셋째, ‘자기탐구, 자각, 수용’을 통해 성숙된다. 넷째, ‘이해에 기초한 돌봄’을 실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네 가지 주제는 미술치료전문가에 대한 나의 이해이자 미술치료사들이 내담자와 관계를 맺는 모습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미술치료전문가의 활동은 미술이라는 방법에 의해 제한되는 것이 아닌, 창조적 작업이 주는 ‘치유적인 힘’과 치료사와 내담자와의 ‘대화적 만남’이라는 과정을 통해 의미를 찾아가는 ‘상생의 길’이었다.
본 연구는 미술치료사의 전문성을 실천적 맥락에서 살펴봄으로서 전문성을 미술치료사 개인의 실천적 지식의 변화와 인격적 성숙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미술치료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활동들을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혹은 의미, 가치, 목적)으로 담아내고 전문성으로 발달시켜 왔는지를 질적으로 탐구할 수 있었다. 미술치료사의 전문성에 대한 이해는 곧 미술치료사로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으로 나는 본 연구를 통해 ‘미술치료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기존의 전문성 영역에서 전문가의 특성을 나열하거나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전문성 발달단계를 제시한 연구들과는 차별화된다. 또한 양적 연구방법에서 소홀히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전문성 발달과정의 질적인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기존의 미술치료사의 전문성 관련 연구에서 밝히지 못한 변화와 성장이 어떤 역동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 것은 정체성 형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제시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초심의 미술치료사들과 이미 미술치료전문가라 하더라도 전문적인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치료사들에게, 미술치료사 훈련과 재교육의 기초자료를 제공함은 물론, 미술치료사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전문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미술치료사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Recently, owing to the increasing demand for psychotherapists as well as the large number of social organizations that issue private certifications, lacking sufficient training or hands-on education, many art therapists obtain certification in a relatively short period of time and begin work in the clinical field, which triggers societal doubt regarding the professionalism of art therapy perse. Thus, demand for authoritative, relevant and specific information about the professionalism and expertise of fine art therapists also is increasing.
This inquiry deals with how art therapists progress in terms of becoming a professional, what the crucial elements of expertise needed in the clinical field are, and what this profession means for their own lives. The subjects of the study consist of ten (10) art therapists recommended by their peers. The period of study was two and a half years, from August 2011 to March 2013, and consisted of in-depth interviews, shadowing, and other data collection techniques. Data analysis was accomplished by repeating the process of analysis, integration, and breakdown.
By examining the unique experiences of each art therapist and by their questioning and seeking answers to their own existence, this study intended to clarify the qualitative change in the values, perspectives, and lives of art therapists themselves from an existential point of view. In other words, this study was conducted using an ontological approach, which focuses on the existence or reality of each art therapist, rather than on any specific research methodology or identification of any professional traits and qualifications.
The following is a description (conceptualization) of the typical professional growth process (experience) of art therapists on their ''journey'' towards professionalization. First, (they believe) they were destined to become art therapists, having personally experienced the powerful force of fine art on personality development, especially childhood experiences as an unconscious motivator of adult behavior. Their childhood experiences influenced their choice of profession and formed their foundation to understand their clients. Second, they devoted themselves to learning and practice; enthusiastically studying theories of psychotherapy and related interdisciplinary fields; integrating theory and reality through clinical case experiences; adopting various forms of engagement in order to avoid making/repeating mistakes; and nurturing broad and diverse perspectives for understanding clients through lively case conferences. Third, they had to overcome the ‘crests and troughs’ of their own confusion and frustrations. They were frustrated often in experiencing the limitations of fine art therapy. They worked very hard to find their own identity as professionals, distinguishing between ‘art’ and ‘therapy’ as well as between ‘art therapy’ and ‘related interdisciplinary therapies.’ Fourth, they accepted the uncertainty of being human. They came to see clients as they presented themselves, became immersed in the moments, and learned to understand the need for patience. Fifth, they lived their own lives, applying their knowledge and skills to clients. Ontologically speaking, they learned that they themselves are uncertain and incomplete as human beings and that therapy is a process through which ‘the therapist and the client learn and grow together.’
The process of development of an art therapist is not just obtaining knowledge and mastering the requisite techniques, but also maturing through self-doubt, self-investigation, introspection and reflection. The core professionalism of art therapists as defined and identified through this study is not just theoretical or technical knowledge but practical experience obtained through reflection and introspection of their own uncertainties. Their ‘practical professionalism’ was neither conceptual nor theoretical knowledge but ‘embodied knowledge’ earned from repeated and accumulated clinical case explorations and experiments.
Thanks to this, they could proceed without being bound by so-called manuals, and consult with their clients with ample flexibility rather than following strict procedures that they were taught. Case by case, they could form their own brand of creative fine art therapy based on their own unique practical knowledge, without being constrained by any predetermined or dogmatic therapeutical fine art media or technique.
This practical professionalism did not come overnight from the accumulation of fractional theoretical knowledge, but evolved from their individual lifetime experiences. Art therapists may graduate from the same educational program, but no therapies of any two of them are likely to be the same, because each of them tends to develop unique therapies through the lifetime evolution of their professional growth, just as they master fine art in their own way by overcoming the uncertainties they experienced. So their professionalism was a sort of a ‘composing process’ that continues throughout their lifetime.
The professional nature of an art therapist may be summarized by the following four findings: First, fine art therapy professionals have the skills, knowledge and abilities to use fine art for diagnosis and therapy. Second, they emphasize ontological or existential formation of a relationship based on conversation. Third, they mature through self-analysis, self-awareness, and self-acceptance as skilled art therapists. Fourth, they practice caring based on understanding. These findings are, at the same time, the core of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lient and the art therapist. This profession is not ‘limited’ by any fine art technique, but is a creative combination of ‘curative power of fine art’ and ‘communicative engagement’ leading to a “path of live-and-let-live.”
This study managed to identify the professionalism of fine art therapists as practical knowledge intertwined with the personal maturity process of the individual art therapist. It explored how they developed both their professionalism and personal experiences at the same time, presenting some clues on how art therapists should live their own life. This study may be differentiated from other research which merely explains some development phases of professionalism of art therapists or from other quantitative approaches to the professionalism of art therapists, in that it focused on the dynamics of qualitative change in the identity (personality) of the art therapist as a human being.
This study aims to better understand the professional aspects of fine art therapy and intends to present meaningful reference material and important basic data for training and educating would-be art therapists, opening a new horizon for the education of fine art therapists. It also aims to help experts further develop their professional abilities and establish their individual professional ident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