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 학문의 발전에 발맞춰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융합’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주요 선진국에서는 창의융합인재에 대한 필요성의 인식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융합과 관련된 연구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국제적 트랜드와 시대적 요구에 따라 정부차원의 융합기술이나 융합연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대학교육에서 융합교과목 개발이나 융합학과 신설 등 융합교육에 대한 직?간접적 재정지원과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융합교육의 개념과 정의에 대한 정립은 불명확한 초기 단계에 있고 융합교육정책에 대한 대학 현장에서의 관심도가 낮아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융합교육정책을 수행하는 대학 교수들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대학교수들의 수용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융합교육정책의 정책대상자를 중심으로 정책의 수용주체인 대학교원요인과 집행주체인 대학기관요인, 그리고 융합교육정책요인들이 융합교육정책에 대한 수용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실증적으로 규명하는데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융합교육정책의 수용도에 미치는 영향요인들을 도출하여 변수들 간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종속변수는 융합교육정책으로 선정하였고, 독립변수는 대학교원의 정책이해 및 개인역량, 대학기관의 의사소통 및 기관지원, 정책의 적절성 및 신뢰성으로 선정하여 가설을 제시하였다.
변수들 간의 영향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29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작성하였으며, 심층인터뷰를 위한 개방형 설문지도 6개의 문항으로 구성하여 작성하였다. 분석은 융합교육에 관련된 대학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표본을 추출하여 실시하였으며, e-mail을 통해 13,910명에게 배포하여 회신된 203부 중에서 최종적으로 199부를 표본으로 채택하였다. 그리고 연구와 현장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는데, 인터뷰는 사회과학, 공학, 자연과학, 예술?체육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실증분석에는 SPSS 20.0 통계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기초통계량, 독립표본 t-test 및 일원배치 분산분석(ANOVA), 다중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하였다.
연구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각 변수에 대한 대학교수의 인식정도를 분석한 결과 융합교육정책에 대한 수용도는 높다고 보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정책에 대한 기대는 낮은 편이었으며, 그에 비해 정책 참여의지는 높게 나타났다. 융합교육정책에 대한 필요성은 87.4%가 긍정적으로 응답하여 필요성의 인식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기관 내에서의 원활한 학문간 소통이나 대학에서 융합교육과 관련된 교육연수를 제공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 응답이 많아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집단간 인식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분산분석의 결과에서는 전공별인식의 차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많이 나타나 결국 다양한 학문분야의 차이를 이해하고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셋째, 다중회귀분석의 결과 융합교육정책의 수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개인역량, 적절성, 신뢰성이 정(+)의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를 통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면 첫째, 정부의 각종 교육정책 수립 시 대학의 융합교육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필수요소로 고려하여 시행하여 융합교육과 대치되는 정책을 개선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정부의 각종 융합 관련 사업의 성과 및 평가지표 등에 최소한의 융합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각종 융합 관련 사업이 융합교육으로 이어지는 시너지효과를 고려해야한다. 이를 위해 융합교육에 대한 정부차원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 요구되며, 명확하고 적절한 정책적 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대학 교수의 공감대 형성과 융합교육에 대한 인센티브 마련이 필요하다. 연구 분석의 결과 대다수 대학구성원은 융합교육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융합교육을 위한 변화를 인식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으며, 강의책임시간과 초과수당, 강사료의 차별화 및 교수업적평가에서 융합교육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의 제공이 요구된다. 넷째, 대학의 교육과정과 규정 등 교육체계를 혁신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교육과정의 체제를 변화시키고 학칙을 재정비함으로써 대학기관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체제를 새롭게 구성하고 학생들이 경계를 넘나들며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융합적 사고의 확장과 창의적 발상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국가 및 교육공동체 차원에서 융합교육협의체나 융합교육연구센터를 만들어야한다. 이를 통해 전문적으로 융합교육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사례를 발굴하여 전파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며, 정부는 대학과 대학구성원과의 긴밀한 논의와 참여기회의 제공하고 대학의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여섯째, 사회에서는 융합형 창의인재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기틀을 마련하고 성공모델 사례를 구축하고 홍보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융합형 창의인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대학생의 졸업 이후 상황은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향후 융합교육의 효과로 융합인재가 사회에 배출되었을 때 진출경로를 보장하기 위한 보다 다각적이고 현실적인 일자리 창출과 확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