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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만주’라는 장소가 대중들의 마음에 닻을 내리고 그 마음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우선 기억 속에 잔존하고 있는 만주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데 착안하여, 만주가 동시대 사람들의 ‘감성’과 공존하고 있는 양상을 추적하였다. 이 작업은 주로 1937년 이후 발표된 만주 소재 대중가요를 분석하면서 진행되었다.
대중가요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양상은 프로파간다 메커니즘과 공존하고 있는 실존의 굴곡들을 포착하는 데 있다. 이 간극은 당대의 실존이 프로파간다 메커니즘으로 균질화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국의 문화정책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모순적인 지대’를 보여준다.
대중가요는 그것이 인간의 무수한 감정을 담는 장르라는 점에서 위로부터의 조망, 전체로서의 통계 수치가 아우를 수 없는 만주의 모습에 근접해 있다. 이 과정에서 대중가요가 실존의 현장을 얼마나 핍진하게 담느냐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대중가요라는 경로를 경유할 때 만주에 대한 기억은 조각으로 구성된 콜라주에 가깝다. ‘감성’은 모호하기 짝이 없는 기억 이미지들의 틈새를 흘러다니며 만주에 대한 기억을 한 편의 콜라주로 만든다. 콜라주를 통해 표면적인 현상 너머를 사유할 수 있는 것도, 지금 도달한 ‘다른 공간’이 정말 헤테로토피아인지를 ‘감성’이 감지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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