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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어의 작업은 우주 보편의 원리와 신비에 관한 세계로서 공간 자체가 개념적으로 한정지어지고 또 그것을 넘어선 어떤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카푸어의 정신은 모든 물질이 ‘비물질’적인 등가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과 열정으로, 인도의 우주 의식과 관련한 신성 및 철학의 형이상학적 요소들과 관계 사이에서의 내포된 긴장(현존과 부재, 존재와 무, 유형적인 것과 무형적인 것, 객관과 주관, 정신과 육체, 여성과 남성, 장소와 비장소 등등)의 이원론적 ‘양극성’을 탐험한다. 이러한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 접근은 곧 비물질적인 세계의 존재론적 가치의 투영과 직결된다. 이러한 세계는 초기 ‘안료 작업’을 필두로 ‘신체-건축’의 사고에서 출발 공간에 대한 관념의 한계를 확장해 나아간다. 그것은 ‘공허 오브제’를 거쳐 급기야 장소(site)와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이런 연유에서 카푸어의 작업은 양가성을 준거로 거울과 자가 생성(auto-generation) 같은 관찰자와 연결된 공간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비물질적 공간은 관람자로 하여금 보는 것과 지각하는 것, 물리적인 시각과 정신적인 지각의 행위를 동시에 요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형식주의의 상상력과 양가성에 의한 비물질적이면서 동시에 관찰자와 연결된 공간을 탐색한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광택이 나는 스틸제의 거울 작업에 주안점을 두고, ‘음(negative)’의 공간 침투에 의한 잠재적 세계의 출현과 미적 표현 형식으로서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의 공간과 관찰자 간의 상호적 교류와 인식의 과정에 주의한다.
본질에 관한 유토피아적 희망을 대신하는 헤테로토피아의 전개라는 형식의 실현은 광학적인 특성을 담고 있는 오목 거울에 무한성을 담고 ‘무(nothingness)’의 감각을 생성한다. 거울 작업은 한계가 없는 세계의 “정신적 공간”과 식별인지 행위의 “심리적 공간”을 동시에 보여준다. 거울 작업에서 볼 수 있듯이, 안과 밖을 가지면서 다양한 ‘생성(generation)’의 형태를 보여주는 공간은 존재와 부재, 안과 밖, 재현과 해체 등이 서로 병치되고, 상호 상쇄시키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어 하나의 구성을 이루는 그물과 같은 무한히 개방된 새로운 공간을 산출한다. 그것은 객체와 주체 사이의 예기치 않은 관계, 물질적 실재와 환상적인 것 사이의 경계에 의한 이질 공간으로, 관찰자의 경험과 지각적 활동을 유도한다. 그것은 개념적으로 한정지어진 공간을 넘어선 것으로 감각적 인식 대상으로서의 사물의 불확실성과 직접 교호하는 관찰자를 중시한다. 이러한 특정한 유형의 자극과 관찰자의 반응 간의 상호적 관계는 결국 관찰자 각자의 고유한 지각과 전망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다시 말하자면 이런 작업은 물질과 형태를 너머서 물질적 실재와 환상적인 것 사이의 경계, 보는 것과 지각하는 것의 동시성과 시공간의 교차적 개방성에서 잠재적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이런 맥락에서 카푸어의 거울 작업은 지각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찰자와 협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유의 미를 제안한다. 그는 작업의 정수를 해치지 않고도 다양한 의미가 출현하도록 관람자가 예술의 다양한 관계의 구조와 자유롭게 개입하고 체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재구성의 가능성은 수용될 때마다 작품의 새로운 전망을 만들기에 수용되는 열린 작품을 가능하도록 해준다. 따라서 카푸어의 거울 작업은 양가성에 의한 불확정성의 형식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로운 수용을 창작 과정의 요소로 끌어들여 최대한 열려 있게 하고 다양한 해석가능성을 제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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