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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정인숙 (성균관대학교)
저널정보
반교어문학회 반교어문연구 반교어문연구 제63호
발행연도
2023.4
수록면
47 - 79 (3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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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아내의 죽음을 주요 소재로 한 장편가사 <고분가>의 구성 및 내용상의 특징을 검토하고 작품에 드러난 부부 관련 담론의 의미를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었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대화체 양식으로 구성된 점에 주목하여작품의 개성적인 면모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논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구성적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다중적 액자구조가 설정된 점을 들 수있다. 작품에는 ‘친구’의 발화를 큰 비중으로 삽입하여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액자구조가 있는데 그 안에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작은 액자가 여러 개 있는양상을 보인다. 둘째, 다양한 대화체 양식으로 구성된 점을 들 수 있다. 대화의층위를 나눠 살펴보면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화자와 인물들(친구, 아내)의 층위에서는 대화 주체 간에 대립 또는 논박의 양상을 보이고, 친구와 인물들(노인, 아이, 부인)의 층위에서는 위로 또는 공감 등의 양상을 보인다. 다음으로 내용적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고분가’의 이중적 성격을 들 수 있다. 처음에는 아내를 잃은 친구가 ‘고분가’의 주인공이었으나 작품 후반부에는화자도 아내를 잃게 되면서 ‘고분가’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되는 점에서 그러하다. 둘째, ‘환(鰥)’과 ‘과(寡)’의 고통이 ‘고(孤)’의 문제와 결부되어 부각된 점을 들 수 있다. 아내 또는 남편의 죽음은 자식에게는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상실을 초래하여 양육의 문제로 이어져 고통은 배가된다. 한편 <고분가>에서는 배우자를 한 인간으로 존중하고 애도하는 면모가 포착된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평범한 인간의 삶이 죽은 자에게는 주어지지 않기에 한 사람의 인생이 막을 내린 것을 애도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이 작품은 부부로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하고 서로를 공경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부부가 금슬지락을 누리기 위해서는 화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부 공경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런가 하면 이 작품에는 행복한 삶의 욕망과 좌절이 담겨 있다. 친구, 노인, 아이, 부인 등이 드러내는 욕망은 당대인들이 그리던 세속적 욕망과 맥이 닿아 있고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기저에는 오복을 누리며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은 인간의 소망이 깔려 있다고 하겠다. 특히 세속적 욕망의 중심에 부부 사이의 화목한 즐거움을 위치시키고 있는 점이 <고분가>의 개성적인 면모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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