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혁명”의 발전과 인과관계론의 재검토

한상훈

doi:10.29305/tj.2023.6.19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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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한상훈 (연세대학교)

저널정보: 한국법학원 저스티스 저스티스 통권 제196호

발행연도: 2023.6

수록면: 61 - 104 (44page)

DOI: 10.29305/tj.2023.6.19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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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과학기술과 사회가 급속히 변화, 발전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법학에서의 인과관계론의 정립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자연과학에서 인과관계 규명의 황금율이라고 하는 무작위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 Trial, RCT)을 이용한 연구가 이미 정착되었고, 통계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인과관계론은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 통계학에서는 ‘상관관계는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Correlation does not imply causation)는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인과관계를 적극 연구하고 있으며, 경제학에서는 최근 새로운 인과관계 방법론에 대하여 2021년 노벨경제학상이 수여되기도 하였다. 사회과학에서는 “인과혁명”(causal revolution)이라고 할 정도로 혁신적인 방법론이 확산되고, 인과관계에 관한 연구가 증가하였다. 인간이나 사회를 연구하는 사회과학에서는 현실적, 윤리적 문제로 인하여 실험과 같은 무작위대조시험에 대응하는 방법론의 제약이 많았으나 최근의 방법론은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학문적 배경에서 종래 형법상 인과관계에 관한 여러 학설이나 판례가 어떤 한계가 있는지 검토하고, “인과혁명”의 방법론을 법학, 형법에 어떻게 적절히 수용,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이를 통하여 법적 인과관계론을 합리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과학과 법학의 접점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인과관계론은 죄의 성립과 처벌에서 중요한 문제이지만 동시에 정책적으로 사회문제나 범죄, 재해 등의 원인을 규명하여 이를 방지,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불가결하다.
본고는 구체적으로 철학, 과학, 법, 형법에서 인과관계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았다. 그 핵심에는 만약 어떠한 사건이나 행위가 없었다면 결과가 발생할 것인가라고 하는 가설적 판단이 있다. ‘만약 없다면’ 공식(But for test, condicio sine qua non Formula)으로 정식화되는 이러한 사고는 모든 인과관계의 논의에서 토대를 이루고 있다. 종래 안락의자에 앉아 안이하게 가설적 판단을 한 것이 한계였다면, 이제 통계학, 사회과학 등에서 발전하고 있는 “인과혁명”은 우리에게 인과관계의 본질에 대한 보다 많은 통찰과 혜안을 주고 있다. 타학문의 비약적 성과에 눈감지 않고 이를 적극 반영한다면, 그동안 정체되고 혼란스러웠던 법적, 형법적 인과관계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본고는 특히 ‘만약 없다면’ 공식의 의미를 재발견하려고 하였고, 동시에 그 한계도 확인해보았다. 또한 인과관계론의 과학적 심사에 앞서서 맥락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종래 합법칙적 조건설과 객관적 귀속론에 의하여 구별되는 과학적 인과관계와 귀속의 척도도 인과관계론을 최소필요조건설의 시각에서 평가하면 재구성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살펴보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세월호 사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등 많은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형법에서 인과관계의 문제는 단순히 형법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관심사이며 또한 과학의 대상이기도 하다. 과학과 철학, 사회적 관점에서 형법의 인과관계를 더욱 정교하게 구성하고 합리화할 필요성이 있다. 여타 학문과의 대화와 토론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다른 과학과 달리 형사법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입증이라는 대원칙은 어렵더라도 견지해야 할 것이다. 본고가 그러한 대화와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Compared to the rapid changes and developments in modern science and society, the establishment of causation theory in law has not met expectations. On the other hand, research using randomized control trials (RCTs), the gold standard of causation in the natural sciences, has already been established, and causation theory has made remarkable progress in the fields of statistics and social sciences. Statistics has moved away from the passive stance of “correlation does not imply causation” and is actively studying causality. Recently, the 2021 Nobel Prize in Economics was awarded for a new causal methodology. In the social sciences, there has been a proliferation of innovative methodologies and an increase in the study of causality, which has been referred to as a “causal revolution.”
In the social sciences, which study humans and society, there are methodological constraints on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such as experiments due to practical and ethical issues. However, recent methodologies have overcome these difficulties and are producing results. Against this academic background, this paper examines the limitations of various theories and precedents on causation in criminal law and explores how the methodology of the “causal revolution” can be appropriately applied to jurisprudence and criminal law theories in South Korea. In doing so, we will explore the possibility of rationally reorganizing legal causation theory and explore the intersection of science and law. Causality is an important issue in the establishment and punishment of crimes, but it is also indispensable for policy to identify the causes of social problems, crimes, and disasters and to establish measures to prevent them. At its core, causality is a hypothetical judgment that asks whether a consequence would have occurred if an event or behavior had not occurred. This idea, formalized as the “but for” test (condicio sine qua non formula), is the foundation of all discussions of causation. Whereas before we were limited to making hypothetical judgments from the comfort of our armchairs, the “causal revolution” in statistics and the social sciences is giving us more insight into the nature of causation. If we do not ignore the breakthroughs of other disciplines and actively reflect on them, we can solve the problems of legal and criminal causation that have been stagnant and confusing.
In this regard, this paper attempts to rediscover the meaning of the “but for” formula while also identifying its limitations. The paper argues that context should be considered before scientific examination of causality in particular situations. We have also shown that scientific causation and the criteria of criminal imputation, which are traditionally distinguished by legalistic conditioning and objective attribution, can be reconceptualized by evaluating causal theory through the lens of minimalist construction. As seen in many cases such as the humidifier sterilizer case, the Sewol ferry case, and the Mokdong Hospital neonatal death case in South Korea, the issue of causation in criminal law is no longer just a matter of criminal law, but also a matter of social concern and science. There is a need to further elaborate and rationalize causation in criminal law from scientific, philosophical, and social perspectives. There is no reason to avoid dialogue and discussion with other disciplines. However, unlike other sciences, in criminal law, the principles of presumption of innocence and proof beyond a reasonable doubt must be upheld, even if it is difficult. We hope that this paper can serve as an opportunity for such dialogue and communication.

#데이비드 흄 #루빈의 잠재적 결과 프레임워크 #만약 없다면 공식 #최소 필요 조건 #필요적 인과관계 #David Hume #Rubin's potential outcome framework #But for test #Least necessary condition #Necessary caus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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