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蒙韻》과 《東韻》의 體裁ㆍ聲母ㆍ외형적 分韻 및 入聲字處理 등에 대해 분석ㆍ비교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양 운서는 모두 音素文字를 사용하여 漢字의 音을 표기하고, 語音體系를 나타낸 운서로, 反切ㆍ等韻 등을 표음도구로 사용한 운서 보다 과학적이고 획기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동시 표음도구로 사용한 최초의 音素文字는 바로 파스파자이며, 두 번째가 한글이다. 양 운서는 또한 서문 뒤에 韻目을 나열하고 있고, 音素文字 漢字韻目 순으로 이루어진다. 어음체계를 다룬 본문의 편찬방식 역시《東韻》은 《蒙韻》과 같이 字音을 표기한 音素文字 아래는 平·上·去·入 등 四聲에 해당되는 漢字 例字를 수록하고, 일정한 字母順으로 배열했으며, 字意에 대한 주석을 달지 않았다. 이러한 《東韻》의 編纂方式은 《蒙韻》에 기초를 두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東韻》은 《蒙韻》에 비해, 어음체계에 있어서는 한글 위에 聲母를 나타내는 漢字 代表字를 더 수록했고, 서문 뒤 韻目部分에는 諺文 字母表를 수록하지 않고, 편찬방식이 혼잡하여《蒙韻》 보다 韻目이나 어음체계가 일목요연하지는 않다. 그밖에, 聲母配列順序 는 일치하나, 《東韻》은 23개의 字母로 이루어지며 31개 字母로 이루어진 《蒙韻》보다 娘ㆍ非(非敷奉)ㆍ微ㆍ知(照)ㆍ徹(穿)ㆍ澄(牀)ㆍ審ㆍ禪 등 8개 字母가 적다. 그러므로 우리의 漢字音은 중국의 語音과 현저히 구분되어지며 23개의 字母만으로도 당시 우리의 漢字音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이다. 《蒙韻》15韻部와 《東韻》26韻의 分韻體系를 살펴보면, 《東韻》의 26韻은 비교적 세분화되어 《蒙韻》의 韻部 槪念이 아닌 韻母類의 성격을 띠며, 韻母類의 배열순서가 《蒙韻》과 일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音韻體系를 취하고 있으며, 일부 韻母類에는 內部的으로 또 다른 韻母類를 設定하고 있다. 그러므로 內部語音體系의 전체 韻母類는, 《東韻》이 52개 《蒙韻》 71韻母類(新音韻體系)보다 19개가 적다. 入聲字에 있어서는, 현대 우리말에서 入聲韻尾인 /-ㅂ/ㆍ/-ㄹ/ㆍ/-ㄱ/ 받침이 보존되어 있듯이 《東韻》에도 入聲字를 수록하고 있으며, 중국의 傳統韻書와 같이 陽聲韻과 짝을 지으며, /-ㅇ/받침에 /-ㄱ/, /-ㄴ/받침에 /-ㄹ/, /-ㅁ/받침에 /-ㅂ/, 즉 /-ῃ/에 /-k/, /-n/에 /-l/, /-m/에 /-p/을 각각 배합하고 있다. 반면, 《蒙韻》은 中古入聲을 四支ㆍ 五魚ㆍ 六佳ㆍ 十蕭ㆍ 十四歌ㆍ 十五麻 등 6개의 陰聲韻部에 나누어 수록하고 있으며, /-p/・/-t/・/-k/ 등 韻尾의 글자를 구분 없이 한 韻母類 또는 同音字群에 수록하고 있어, 入聲韻尾의 혼합현상을 엿볼 수 있다. 이는 傳統 入聲韻尾 /-p/ㆍ /-t/ㆍ /-k/가 이미 소실되어 /-ʔ/ 또는 開尾韻의 단계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蒙韻》과 《東韻》의 編纂方式과 體裁를 제외한 聲母體系ㆍ外的 分韻體系ㆍ入聲字 등 語音體系에 있어서는 는 깊은 관계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러므로 《東國正韻》의 어음체계가, 《蒙韻》의 音系와 거의 일치하는 《古今韻會擧要》와 깊은 관계를 갖는다는 見解 역시 再考할 필요성을 가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