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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俗行用歌曲｣은 甁窩 李衡祥의 『芝嶺錄』 제6책에 실려 있는 총 55편의 한역시조이다. 본고에서는 이 ｢금속행용가곡｣의 내용적 특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먼저 그 두드러진 특징인 교훈시조의 강세와 애정시조의 부재라는 점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이러한 특성은 평조와 계면조에 대해 병와가 지니고 있었던 인식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병와는 평조는 모범이 되는 화평한 악조로, 계면조는 웅장하고 호방한 악조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에 따라 평조에는 다수의 교훈시조가 실리고 계면조에는 애원처창한 애정시조류 대신 호방한 기상을 담은 작품이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평조에 특히 많은 작품을 싣고 계면조를 상이하게 이해한 것은 성정의 순화를 목표로 하는 유교적 가악관을 병와가 지니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다음으로 ｢금속행용가곡｣의 여러 한역시조들 중 특히 원시조가 미상인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원시조 미상작들은 특히 병와의 사회적 상황 혹은 의식지향과 보다 밀접한 관련을 지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 중 교훈시조는 영남지역 시가의 영향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관직에서 물러나 경북 영천에 은거하던 병와의 전기적 상황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교훈시조 외의 여타 원시조 미상작들의 내용을 살펴본 결과 특히 은거와 절개의 내용이 두드러짐을 보았는데, 이 역시 외직만을 전전하다 낙향한 병와의 비판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결론적으로 ｢금속행용가곡｣은 18세기의 여타 한역시조들과 유사한 내용을 지니면서도 한편으론 병와의 의도와 상황, 그리고 의식 등의 제 측면을 반영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이는 歌와 樂에 대해 병와가 지니고 있었던 의식의 소산으로서, 지령록 제6책의 ｢東方雅俗樂｣ 등 여타 기록과 정합성을 지니고 있으며, 병와의 사회적 상황과 비판적 의식지향 또한 반영되어 있는 작품이다. 이렇듯 시조에 대한 병와의 비평적 사유를 체계적으로 구현한 ｢금속행용가곡｣은 한역시가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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