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돈의 사≫는 비극적 영웅의 서사와 관념적 사랑을 뼈대로 하고, 강렬한 주관적 감정의 토로로 매 장면을 구성하고 있다. 속죄양으로서 죽음을 선택하는 남성 영웅의 서사는 고전소설의 영웅담과 비슷한 플롯을 보여줌으로써 독자에게 익숙한 구성방식을 제공한다. 또한 자기초월적 최후를 통해 대중적 숭고를 실현하며, 절대적 충정을 표현하였다. 특히 이 소설에서 충정의 마음을 곡진히 드러내고 과장되게 그것을 서술하는 과정 자체가 만연체의 힘을 빌어 전면적으로 부각된다. 사랑 역시 남성과 여성의 관계의 문제라기보다는 각 인물의 사랑하는 감정을 감정적으로 표출한다. 사랑의 감정 토로에 집중하다 보니 실제 그 대상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관념화된 사랑의 느낌만이 독백의 형식으로 애절하게 호소될 뿐이다. 이렇게 작품의 상당 부분이 주관적 감정의 절절한 묘사로 채워지고 있다. 결국 ≪이차돈의 사≫를 관통하는 서사원리는 과잉된 감정의 노출, 즉 ‘감상(感傷)의 전면화’라 할 수 있겠다.
사랑이든, 충정이든 과잉된 감정은 초기 문학론인 「문학이란 何오」에서 이광수가 주장하였던 ‘정의 만족’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문학이란 인간의 ‘정의 만족’을 향한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던 그가 이후 소설에서 지나치게 계몽적이고 설교적 태도를 보임으로써 평자들로부터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포기하였다거나, 혹은 그것과 모순된다고 평가받곤 하였다. 그러나 이상의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이광수 역사소설은 시종일관 ‘정’-그것이 사랑 혹은 충정의 기표를 쓰고 있다 하여도 기의는 여전히 ‘정’에 머무르고 있는-정의 만족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차이점이 있다면 초창기 문학론에서 ‘정의 만족’을 문학의 정의나 기능으로 제시하던 것으로부터 더 나아가 서사 구성의 원리로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독자지향적인 작가의 태도에서 가능한 일이다. 좀더 쉽고 흥미롭게 그리하여 도덕적 감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이 바로 ‘정의 만족’을 향한 감상주의적 태도인 것이다.
그의 소설이 지닌 센티멘탈리즘은 이미 1920년대에 김기진에 의해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춘원소설의 최대의 무기는 사랑하고, 탄식하고, 감사하고, 슬퍼하고, 기도하고, 원망하는 것의 연쇄인 센티멘털리즘에 있다. 일반의 지식수준이 얕고 일상생활의 외의(外圍)에서 불가항력의 초인간력을 부절히 느끼어오고 따라서 숙명적ㆍ배신적(拜神的) 사상에 감염을 오랫동안 당하여온 특정한 사회의 보통인의 보통 감정은 일양(一樣)으로 센티멘탈리즘 아닌 것이 없다.
그리하여 센티멘털리즘은 현재의 조선 사람의 보통 감정이요, 춘원의 소설은 이 조류에서 최대의 풍속(風速)을 가지고 항행을 하여왔다.
결국 이광수가 끊임없이 비난의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그의 소설을 읽은 것은 바로 ‘조선 사람의 보통 감정’을 내용으로 그리고 형식으로 반영하는 센티멘탈리즘, 이를 다른 말로 ‘감상의 전면화’라 칭할 수 있는데, 이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 빈번히 등장하는 영웅의 출현과 비극적 결말, 또 얽히고 설킨 사랑의 다각형은 대중지향적 소재였으며 동시에 이를 드러내는 방식 즉 ‘감상의 전면화’에 의해 그 서사적 추동력을 얻는다. 이는 ≪이차돈의 사≫에서만 머무르는 특징이라기보다 그의 (역사)소설 전반을 관통하는 원리라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영웅의 일대기’에 대한 부분과 ‘사랑의 형상화’의 비율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순신≫은 영웅의 일대기가 강화된 서사물이고, ≪원효대사≫는 사랑 모티프가 강조된 서사물이라 할 수 있다.
이광수는 「문학에 대한 소견」에서 “藝術品이라 하면(人生과 自然物도 그러하지마는) 讀者에게, 聽衆에게, 觀客에게 무엇이나 多少의 感動은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소설에서 독자와의 관계가 ‘감동’이라는 정서적 움직임에 중점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중시한 것이다. 또 좋은 문학 작품은 “독자를 최고, 최존의 상태에 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며, 尊한 예술품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사다리와 같아서 우리를 높은 데로 끌어올린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독자에게 크고 높은 정을 발하게 하는 작품이 훌륭한 것이라는 이광수의 생각은 작품에 나타난 숭고에의 지향, 관념적 사랑에의 경도를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의 문학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계몽성 역시 독자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정의 만족, ‘감상의 전면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물론 서사원리로서의 ‘감상의 전면화’가 좀더 보편적 특성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광수 역사소설 전반에 걸친 분석과 검증이 요구된다.
This study analysed the popularity in Death of Leechadon written by Gang-su Lee. So far, the Novel has been criticised because of the inappropriate background-era, subject matter, stereotype, simple and repetitive plot, negative national and historical view. Nevertheless, the Novel was a best selling book in colonial times. This study is examining the popularity of the historical Novel written by LeeGangSu by way of analysing narrative structure and affection in the Novel.
The Novel's form is that of a hero's biograph. A biograph of a hero is familiar plot to the reading public. The Novel came to an end of Leechadon's death. Hero's death produced popular sublime. And, the hero sacrificed himself for the loyalty. This pattern is sentimental structure form. By way of appeal to popular emotion, it gain compassion and identification.
The affection troubles were often brought out in the Novel. The eternal triangle among Leechadon, Dal-leem, Princess-pyeongyang was major motif in the Novel. A distinctive feature of love triangle was emphasis of overabundant sentiment. Not did progress of concrete love-affairs or actions come out but state of sentiment was only brought into relief. Therefore, readers could easily understand characters under the situation and sympathize with them.
Finally, sentimental aspects appeared in binary pattern such as narrative structure and affections in the Novel. It was reinforcements of sentiment that was a basic principal of the popularity in the historical novel written by Gang-su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