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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슬라브硏究 슬라브硏究 제21권 제1호
발행연도
2005.1
수록면
1 - 33 (3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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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문화적 정체성의 발전은 루시가 기독교를 수용한 988년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천년 전 루시가 동방 기독교를 선택한 것은 한편으로 그것은 사회적ㆍ실용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러시아 문화의 정신적인 고유 요소를 반영한 것이었다. 루시는 광대한 영토의 통일 외에도 자신의 과거, 현재 및 미래에 대한 관념과 어떤 이념적 목표로의 발전에 대한 관념 등 역사적 자기규정이 필요하였다. 루시가 기독교를 더 선호했던 이유는 유럽의 발전된 나라들에 대한 정향, 사람들을 융합시키는 기독교 교회의 역할에 대한 인정, 기독교의 신인동형성 등이었다. 기독교의 동방 분파가 선택된 이유로서는 문화적, 종교적 및 정치적 중심으로서 비잔틴의 지리적 근접성과 가치와 사유방식에 있어서 러시아의 정신과 동방정교의 근접성을 들 수 있다. 기독교 수용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국가권력(짜르, 당서기장, 대통령 등)의 성례화(聖禮化)를 들 수 있다. 교회는 권력의 최고 대표자를 신의 권능의 대표자로 간주한다. 이 전통은 기독교에 대한 비잔틴적 이해로부터 기원한 것이다. 고대 루시의 동방 기독교 신앙 수용은 이후 러시아의 정신적ㆍ문화적 발전의 방향 그리고 여러 면에 있어서 유럽의 국제체제에서 러시아의 위상을 자리매김한 결정적인 선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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