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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한국 시베리아연구 한국 시베리아연구 제15권 제2호
발행연도
2011.1
수록면
100 - 157 (58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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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에 러시아 문인들의 공간의식은 먼 우랄산맥너머 유럽러시아로부터 소외된, 흔히 추방과 유형, 별리의 폐쇄 공간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곧 유럽러시아의 부패한 서구문명으로부터 벗어난 이 처녀지에서 구원과 갱생, 해방과 자유, 그리고 상생의 유토피아적 공간으로까지 비약하는 구조 속에 놓여있다. 개발논리를 벗어난 광대한 대지가 남아있는, 역설적이지만 근현대 세계사 속에 중국의 북방지역과 함께 이 공간이 제3 세계적 성격을 지녀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시 제3 세계적 성격을 지녀왔던 한국문학 속의 북방 만주대륙과 러시아 시베리아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 또한 구한말 이래의 이중적 공간인식과 시학적 무대 속에 만주와 시베리아 즉 두만강 건너 간도와 러시아의 극동 연해주에서 바이칼 지역으로까지 이어져 있다. 이 공간은 사실 겨울의 그 혹독한 추위만큼이나 부정적 이미지와 인식으로 점철된 담론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백석을 비롯해 선구적 지식인과 시인들에 의해, 언젠가 찾아갈 북방고향과 샤먼적 축제와 신명이 되살려질 열린 공간, 또는 자유로운 광야의 이미지로 해서 부활과 갱생의 긍정적 인식으로 확장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것은 곧 닫힌 공간 즉 디스토피아에서 유라시아 대륙의 공생공간으로서 유토피아로의 전이 가능성을 여는 작업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한국문학 속의 북방 공간인식은 백석에 의하여 부정의 자리에서 긍정의 열린 공간의 상징성이 살아나기도 하였다. 특히 백석은 <국수>에서와 같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과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하는 풍요로운 어린 시절 고향마을의 이미지와 겹치며 북방공간에 대한 긍정의 시학을 열었다. 특히 백석은 <북방에서-정현웅에게>에서 시베리아 퉁구스계 종족 에벤키와 솔론 등 이웃 북방 종족과 한민족의 깊은 유대관계와 공생장면을 민족의 기억 속에 구상화하였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는 시대적 특질인 모더니즘 미학의 자장 속에서 이국취향의 발현이기도 하겠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동반자로 슬라브-러시아계 이름의 여인 나타샤를 등장시키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백석 시학의 지향이 마치 다민족 공동체적, 아나키즘적 유토피아 공간을 표상하는 듯하다. 만주와 시베리아 지역은 고래로 많은 민족이 부침하며 다양한 유라시아 문화를 형성하여 왔던 공간이다. 샤머니즘과 곰 신앙, 솟대와 성황당 같은 전통 토속신앙과 유럽과 아시아의 문명이 만나고 불교, 이슬람, 기독교 등 이문화공동체와의 교호작용이 일어났던 공간이다. 일제강점기 폐쇄 공간 속에서 백석의 시적 자아에 의해 그러한 포괄적인 북방공간이 현실극복의 토대로, 유라시아 제 민족과 원시자연이 함께 공존 공생할 터전으로, 긍정적 유토피아의 이미지와 인식이 표명되었던 것이다. 임화나 이용악과 달리 백석은 민족 현실에 대한 분노와 저항 대신 서사적 시 양식을 통해 담담하고도 자기인식적인 성찰로 현실의 근원을 드러내는데 치중하였다. 특히 백석은 북방 고향의 서정성의 재현에서 출발하여 시적 상상의 시공간을 넓히며 민족의 역사 담론과 진정한 공동체 구현을 위한 무정부주의적 시학에까지 나아간 것이다. 백석은 모더니즘의 세례를 받았지만 민족의 정조와 운율을 살리며 한국적-동양적 자연관과 여운과 여백의 미를 관조적으로 보여주었다. 때로는 북방의 순수한 대자연과 백인과 황인종의 공생공간을 염원하듯 중국, 오로촌, 쏠론 등 유라시아 제민족과의 공생 공간 가능성을 암시하였다. 그것은 곧 고대적 원시자연 속 “아득한 옛날에 그랬듯이” 역사 이전의 유라시아 공간에 존속했던 탈 경계와 공존의 삶의 원리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석의 북방담론은 무엇보다 “나”의 체험적 생활공간으로서 맛, 냄새를 느끼게 하는 생활을 직접 진술하고 있으나, 당대 모더니즘 속의 오리엔탈리즘을 극복하며 실존적 역사의식을 서사화하였다. 백석이야말로 국권회복이 요원하던 거의 1세기 전 식민치하에 이미 ‘바깥’, ‘너머’에서 고아시아로부터 물려받은 시베리아의 공존과 공생의 유토피아 정신을 기억 속에 되살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한다. 백석의 북방 만주와 시베리아에 대한 공간인식은 구한말의 유민들의 비관적 인식과 상통하면서도 그 곳 북방 민중들의 저력과 대륙적 정조를 바탕으로 민족적 유토피아를 지향하였다. 일제강점기 고향을 등진 지식인의 고뇌 속에 민족의 슬픔과 고난으로 얼룩진 디스토피아적 이미지보다는 민족의 웅혼한 시원과 고조선과 고구려의 대륙적 기상을 발견하고 회복해야 할 유토피아적 공간으로 표상하였다. 그것은 북방, 유라시아 대륙으로 한국문학의 공간적 지평을 넓히는 획기적 작업이었던 것이며, 유라시아 샤머니즘으로 대변되는 그곳의 고대 북아시아 문화 체계 속에 한민족을 복귀시키기 위한 작업이었다. 또한 서세동점의 시대적 조류에 대항하는 탈식민주의적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이웃 타자와 살아가기 위한, 열린 민족의식의 실천과 연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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