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은 왕권이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왕권을 떠받치는 지배계층이 모여 거주하는 곳이다. 중앙집권적 통일지배와 정치·의례의 장으로서 전근대 동아시아 세계에 공통적으로 건설되었다. 그 기원은 중국에서 유래하며, 일본은 律令制를 바탕으로 한 천황제 고대국가가 실현되는 7세기말의‘藤原京’가 그 시작이다. 이후 도성은 여러 곳으로 천도되었고, 複都制가 채택되었기에 主都와 副都가 함께 건설되어 이용되었다. 8세기말‘長岡京’에서 副都制를 채택하였고,‘ 平安京’로 천도한 이후 중·근세, 근대에 이르기까지1100년에 걸친 왕권이 지속적으로 존재하였다. 후지와라쿄가 고대일본 최초의 율령국가 도성이었다면,헤이안쿄는 그 마지막 도성임과 동시에 많은 변모를 이룩하며 오늘날의 京都市에 이르게 된다.
헤이안쿄는 후지와라쿄를 의식하여 도성의 남북축선이 선대칭을 이루는 구조로 조영되었으나, 9세기초 천황과 관인들의 동선과 좌석배치에 따라 동서방향의 동선이 채용된다. 9세기말에는 천황의 거소가도성의 축선에서 벗어나 '세이료우덴(淸 殿)'으로 옮겨갔고, 10세기 중반 경 內裏와 平安宮의 잦은 화재로 인해 천황은 궁 밖에 거소를 마련하게 된다. 이후 천황이 궁 바깥에 거주하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헤이안큐는 의식을 행사는 장소로 이용되다 이마저 중단된다.
귀족의 저택 역시, 7세기 이후 남북을 축으로 동서 선대칭구조를 이루었으나, 寢殿造라고 불리는 건물배치와 공간구조가 모두 비대칭인 건축양식이 주류를 이룬다.
이와 같이, 일본의 고대도성의 특징인 남북을 축으로 하는 선대칭구조는 헤이안쿄에서 마지막으로 나타난다. 9세기 헤이안큐에서 변화가 시작되어 11-12세기에 크게 변모하였고, 고대일본의 도성이 가지고있던 남북을 축으로 하는 구조를 버리고 동서방향으로 동선을 취한 움직임은 고대국가의 이념을 탈피하여 다음 시대로 전환하는 중요한 한 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