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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1930년에 출간된 이종국(李鍾國)의 『무쌍주해 보통신식척독(無雙註解 普通新式尺牘)』의 특징과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는 근대 초기 한문 서한 쓰기의 교본으로 사용된 근대 척독서 연구의 일환으로, 저자 특유의 개성과 가치관이 드러나는 의미 있는 개별 척독집으로 본 자료의 의의를 부각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기본 서지사항을 검토한 뒤 문체적 특징을 살펴보고, 서한 예문들의 내용이 갖고 있는 특징과 의미를 분석하였다.
우선 『보통신식척독』의 서지적 사항을 점검한 뒤 저자 표기의 혼란상을 바로잡았다. 책의 표지와 판권지 등에 저자로 표기되어 있는 두 인물인 ‘김동진(金東縉)’과 ‘이종국(李鍾國)’ 중 ‘이종국’이 원저자일 가능성이 높음을 증명하였다. 또한 문체적 차원에서는 본 자료의 특징을 ‘한문 위주의 국한문체’를 택하였으나, 의도적인 난삽함이나 전고 위주의 표현을 지양하면서 낭독할 때의 운율감을 의식한 노련한 한문 문체를 일관성 있게 추구했음을 밝혔다.
『보통신식척독』의 내용적 측면에서의 특징은 다음의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었다. 첫째, 중심 사안과 논변의 강화이다. 이를 통해 이 책이 근대 척독서의 상투적 안부 기능을 넘어서서 전통적인 한문 서찰의 학문적 의론 기능을 중시하고 있다고 보았다. 둘째, 생생하고 입체적인 상황 설정이다. 이 특징은 여타 근대 척독집의 평면적이고 상투적인 설정과 달리 이 책이 구체적인 개별성과 입체적인 현실 인식을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해석하였다. 셋째, 척독이라는 장르에 대한 메타적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 책은 당시 유행하던 상투적인 척독서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좋은 척독서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이종국의 『보통신식척독』은 당대의 일반적인 척독서들과 상당히 다른 가치와 의의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즉 대부분의 척독집들이 기 출판된 척독서들을 상호 모방하고 짜깁기하는 등 척독 자체에 대한 자부심이 없고 내용 면에서 세속적인 성공만을 선망하는 시대순응성을 보였으나, 『보통신식척독』은 한문 서한의 격조를 중시하면서 중심 사안에 대한 상세한 논변과 입체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척독 장르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이 텍스트가 시대 풍조와 세태 변화에 대한 저자 나름의 비판적 가치관과 장르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며, 근대 척독서라는 상투적인 실용서적류 또한 시대적 대응과 저자의 세계관이 담긴 개성적 텍스트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해주는 의미 있는 자료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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