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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나라에서의 ‘經學’ 연구는 주로 ‘哲學’ 중심의 사상적 논쟁에 傾倒되어 왔다. 그러나 기실 ‘經學’이라는 학문이 經書의 板本에 따른 문헌적 고증을 밝히는 것이며, 또한 경서의 經文을 註解하는 해석학적 의미와 위상을 드러내는 연구임을 감안한다면, (동양)철학이나 동양사상에서 다뤄지는 연구보다는 經典 解釋學의 순수 영역을 먼저 천착해야한다는 것이 평소 필자의 持論이었다. 왜냐하면 조선시대의 經學家 역시 경문에 대한 訓詁와 訓釋을 발판삼아 나름대로의 사상적 立論의 근거를 세우고, 이후 각자의 철학적 입장을 대변하는 ‘經世之學’을 표출하는 등, 경학과 철학의 순차가 구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의 경학 -주로 철학[經世之學]에 치중- 연구는 朱子學 중심의 연속이었고, 朱子 이외의 경전 註解를 탐독하는 것은 철저히 배제되어 왔었다. 이에 본 연구는 향후 訓詁와 考證 등, 경서에 관한 해석학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소망한다는 차원에서 朝鮮儒者들에게 거의 천편일률적 정답으로 고정되었던 集註 이외의 다양한 주석들을 소개하며, 논어 경문이 얼마나 다양한 해석의 지평을 열어줄 수 있는지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필자가 經文 해석의 다양성을 보여 주기 위한 자료로 논어를 선점한 것은 聖人의 言事에 대한 다양한 풀이의 자료가 많았다는 점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論語의 諸註釋들을 찾아내어 經文의 本旨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자 함에 주력하였으며, 논문의 논지 또한 해석의 다양성과 객관성을 전제하고 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세부 자료는 논어의 대표 註釋書라 할 수 있는 ‘何晏의 論語集解’와 ‘朱熹의 論語集註’를 텍스트로 삼았고,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여타의 註釋書들과 板本에 따른 글자의 同異를 첨언하는 방식으로 전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ⅰ)｢八佾｣篇의 체계와 구조적 특징, (ⅱ)｢八佾｣의 ‘篇名’에 대한 논의, 그리고 (ⅲ)｢八佾｣篇 經文 해석의 다양성 등을 조사․탐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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