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三南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성리학 학파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서 몇 개의 문화권을 설정하고자 작성되었다. 먼저 영남 지역의 경우 퇴계의 문인 분포는 영남의 전역에 고루 분포하는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성주나 고령 등지를 경계로 하여 서남쪽인 경상 우도는 남명학파의 문인이 분포하였다. 이를 통해 일단 성주나 고령 등지를 경계로 하여 경상좌도는 퇴계학파가, 경상우도의 일부 지역은 남명학파가 주도하는 문화권으로 분류해볼 수 있겠다. 그러나 남명학파의 경우 이미 광해군대부터, 그리고 본격적으로는 인조반정 이후 퇴계학파로 변신하는 예들이 확인되며, 17세기 후반 이후에는 상당수가 퇴계학파로 전환 되었다. 이런 가운데 영남 지역은 퇴계의 문인인 김성일과 류성룡, 그리고 정구 등을 중심으로 그 분화현상이 나타났다. 즉 안동 및 경상 좌도의 동부 지역은 김성일의 문인이, 그리고 상주와 안동 지역에는 류성룡의 문인이 분포하였다. 정구나 장현광의 문인은 주로 낙동강을 따라서 분포하였다. 그렇다면 영남 지역 내에서 17세기 이후에는 김성일, 류성룡, 정구와 장현광을 중심으로 한 학파의 형성을 이야기할 수 있고, 이를 기준으로 하여 문화권을 구획해볼 수 있겠다. 호서나 호남의 경우 송시열의 영향력이 많이 미치던 곳으로, 송시열의 영향력은 가히 삼남 전체에 퍼져있었다. 호서나 호남 지역은 송시열을 중심으로 하는 율곡학파가 중심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니산의 윤증을 중심으로 한 세력은 외롭게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한 호남의 나주나 영광을 경계로, 해남이나 화순 등지에서는 앞선 서경덕의 학맥, 또는 독자적인 세력권이 지속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영산강 이남 지역은 서경덕 학맥 또는 독자적인 세력이, 그리고 영산강 이북은 주로 율곡-송시열 학파로 문화권을 구획할 수 있겠다.